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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만평] 스팀 '평가 폭탄' 대응 위한 그래프 시스템 도입

송경민 기자

기사입력 2017-09-21 09:06





밸브는 9월 20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자사 PC 게임 플랫폼 '스팀'에 등록된 게임에 대한 유저 평가 시스템 개선 방안을 발표했다.

발표된 내용에 따르면 전체 기간 유저 평가와 지난 30일간 유저 평가를 볼 수 있던 기존 시스템을 개선해 게임 출시부터 현재까지 월별 긍정적·부정적 평가를 한 눈에 확인할 수 있는 그래프 시스템이 도입된다.

스팀 평가 시스템은 특정 게임을 구매한 유저가 해당 게임에 대한 긍정적이거나 부정적인 평가를 남기는 시스템이다. 이에 따라 아직 게임을 구매하지 않은 유저는 이미 게임을 구매한 유저가 남긴 진솔한 평가로 게임을 구매할지 혹은 구매를 보류할지 결정하는 데 도움을 받는다.

또한, 평가 시스템은 적지 않은 유저가 게임을 평가하므로 여러 가지 평가가 혼재되어 있었는데 밸브는 이를 정리해 요약된 형태로 보여주는 '평가 점수' 시스템을 구축했다. '평가 점수' 시스템은 긍정적인 평가와 부정적인 평가 비율에 따라 압도적으로 긍정적, 매우 긍정적, 대체로 긍정적, 긍정적, 복합적, 대체로 부정적, 매우 부정적, 압도적으로 부정적 등 여러 단계로 점수가 표시된다.

그러나 스팀에 등록된 게임 중에는 게임 자체에 대한 평가보다 게임 개발사가 일으킨 문제가 논란이 되거나 개발자가 SNS를 통해 한 발언이 유저들로부터 논란이 되는 등 게임 외적인 사건에 영향을 받아 스팀 게임 '평가 점수'가 달라지는 '평가 폭탄'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또한, 최근 사례만 봐도 '평가 폭탄' 사건이 적지 않게 발생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지난 8월 밸브 FPS 게임 '하프라이프' 시리즈 작가였던 마크 레이드로우가 자신이 운영하는 홈페이지를 통해 '하프라이프 2: 에피소드 3' 최종 시나리오를 공개한 후 밸브가 스팀을 통해 서비스 중인 MOBA 게임 '도타 2' 평가가 극적으로 바뀌는 '평가 폭탄' 사건이 발생했다.

공개된 시나리오는 '하프라이프' 시리즈 주인공 '고든 프리맨'이 유저에게 보내는 편지 형식으로 작성됐다. 그러나 10여 년이 넘는 기다림이 무색하게 허무한 결말로 완결됐고, 이에 유저들은 작지 않은 충격을 받았다. 여기에 밸브가 8월 공개한 신작이 유저들이 기대했던 '하프라이프' 시리즈 최신작이 아닌 '도타 2'를 활용한 카드 게임 '아티팩트'였으므로 유저들은 더욱 큰 충격을 받았다.

이후 '하프라이프 3'에 대한 기대를 완전히 저버린 유저들은 애꿎은 '도타 2'에 화풀이를 시작했다. 전 세계 유저들이 '도타 2' 평가 시스템에 부정적인 평가를 남기면서 88% 이상이 긍정적인 평가로 '매우 긍정적'이었던 '평가 점수'는 순식간에 긍정적 평가와 부정적 평가가 반 반 섞인 '복합적'으로 바뀌었다.


밸브 '하프라이프'와 '도타 2'가 얽힌 '평가 폭탄' 사건이 발생한지 한 달도 채 지나지 않은 9월에는 유명 유튜버와 게임 개발사가 얽힌 '평가 폭탄' 사건이 발생했다.

시작은 유튜버 '퓨디파이(PweDiePie)'가 게임 방송 도중 인종 차별 발언을 하면서부터였다. '퓨디파이'는 블루홀 '플레이어언노운스 배틀그라운드' 방송을 하던 중 아군이 죽는 상황이 발생하자 욕설과 함께 '니거(Nigger)'라고 말했다. 이후 당황한 그는 미안하다고 언급하기는 했지만 인터넷 게임 커뮤니티와 SNS에서는 해당 발언이 논란이 됐다.

특히 '퓨디파이'가 콘텐츠를 제작했던 어드벤처 게임 '파이어워치' 개발사 캄포 산토(Campo Santo) 공동 창립자 숀 배너먼(Sean Vanaman)은 SNS를 통해 "'퓨디파이'가 제작한 '파이어워치' 관련 콘텐츠를 디지털 밀레니엄 저작권법(Digital Millennium Copyright Act, DMCA) 위반으로 금지하겠다"며 "앞으로 캄포 산토가 출시하는 게임에서도 콘텐츠 제작을 거부한다"고 강력히 대응했다.

이후 '파이어워치' 스팀 '평가 점수'는 '퓨디파이' 팬덤으로 추정되는 유저들이 부정적인 평가를 남기며 '복합적'으로 바뀌었다. 2016년 2월 출시 이후 1년이 넘도록 '매우 긍정적'이었던 '평가 점수'가 불과 일주일 사이에 '복합적'으로 바뀐 '평가 폭탄' 사건이었다.

이 같은 '평가 폭탄' 사건을 두고 밸브는 스팀 평가 시스템 개선을 위해 새롭게 그래프를 도입했다. 이를 통해 유저들은 게임 출시부터 평가를 확인하는 순간까지 월별 평가를 한 눈에 살펴볼 수 있게 됐고, 특정일을 기준으로 '평가 폭탄'이 발생했을 경우를 명확하게 알 수 있게 됐다.

한 업계 관계자는 "스팀에 등록된 게임 대부분은 출시 이후 '평가 점수'가 서서히 하락하는데 특정 게임은 오히려 '평가 점수'가 높아지기도 한다"며 "이 과정에는 '평가 폭탄'이 적지 않는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는데 이번에 스팀에 도입된 '평가 그래프 시스템'은 게임 외적 요소로 발생한 '평가 폭탄'과 출시 후부터 현재까지 해당 게임이 어떤 평가를 받았는지 확인할 수 있어 유저들이 게임을 구매하는 데 좀 더 명확한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림 텐더 / 글 박해수 겜툰기자(gamtoon@gamtoo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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