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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한판을 벌이고 한계를 넘지!"
이날 행주의 우승을 예측하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지난 세미파이널에서 행주가 쇼미 역대급 명곡인 '레드썬'을 터뜨리며 분위기를 반전시키긴 했지만, 쇼미6는 시작 전부터 '어차피 우승은 넉살'이라는 분위기였다. 넉살의 우승을 바라지 않는 사람들 중 상당수는 신예 우원재에게 쏠려있었다.
결승전을 앞두고 시청자들은 리듬파워(행주 보이비 지구인)의 콜라보를 예상했다. 리듬파워는 지난 시즌 보이비의 본선 무대 '호랑나비'에서 멋진 무대를 연출해낸 바 있다. 하지만 행주의 카드는 '리듬파워' 멤버는 물론 그룹 시절 곡도 아니었다. 행주는 2년전 발매한 자신의 솔로앨범 타이틀곡 '베스트드라이버'를 꺼내들었다.
결승 2라운드 상대는 넉살. 하지만 가속력을 얻은 행주는 거칠 것이 없었다. '돌리고'로 에너지 넘치는 무대를 펼친 행주는 단 5만원 차이로 넉살을 제치고 '쇼미6' 우승을 거머쥐었다. 자신의 이름이 우승자로 불리자, 행주는 온몸으로 오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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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5에는 군복무를 마친 보이비가 나섰다. 보이비는 앞서 음원미션에서 탈락한 지구인보다 한발 더 나아가 본선 무대에서도 활약했다. 상대가 비와이의 '포에버'만 아니었다면 더 올라갈 수 있었다는 찬사도 뒤따랐다.
친구들이 호평받을수록 행주는 자신감을 잃었다. 지구인-보이비와 달리 시즌6 예선에 지원조차 하지 않았다. 하지만 지구인의 예상치 못한 탈락은 행주의 오기에 기름을 부었고, 행주는 "한 판을 벌이고 한계를 넘지!"를 외치며 예선을 통과했다. 2차 예선도 올패스, 3차 예선도 희선 리의 부진 속에 가볍게 지나쳤다.
행주의 잠재력은 조별 싸이퍼부터 드러났다. 행주는 해쉬스완, 자메즈, 블랙나인, JJK, 슬리피 등 강자들이 즐비한 '죽음의 조'에 속했지만 당당히 1위를 거머쥐었다. 4팀의 프로듀서들을 깜짝 놀라게 한 분전이었다. 그는 과거의 스승 다이나믹듀오 대신 최신 트렌드의 지코&딘을 선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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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른바 '행주 대첩'으로 불리는 '레드썬'이 터졌다. 행주는 실명된 왼쪽 눈과 지난 시즌4 탈락에 대한 트라우마를 담아 포스 넘치는 카리스마 래핑을 쏟아냈다. 철저한 계산 하에 쏟아지는 엇박이 압권. 결과는 결승(톱3) 진출. '레드썬' 영상은 100만뷰를 넘기며 폭발적인 관심을 받았고, 그의 이름은 하루종일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1위를 장악했다. 그렇게 행주는 넉살의 단독 질주를 가로막았고, 마침내 우승까지 쟁취했다.
많은 나이, 오래된 경력, 데뷔했던 과거, 다이나믹듀오와의 인연까지 돌이켜보면 쇼미6 행주의 여정은 틀에 박힌 편견과의 싸움이었다. 그리고 그는 잇따라 드라마틱한 무대를 연출해내며 모두의 생각을 뒤집었다. 쇼미6 전체가 행주를 위한 반전드라마였다. 행주는 쫓기듯 쫓던 그 꿈을 마침내 선명하게 품에 안았다.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