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KBS2 주말극 '아버지가 이상해'가 종영했다.
|
45회에서 안중희는 변미영(정소민)에게 드디어 마음을 고백했다. 아버지의 비밀을 알고 좌절한 변미영을 위로하면서도 그의 고백에 대한 답을 내놓으며 순애보를 드러낸 것. "나한테 너는 그냥 미영이야. 사랑해 미영아"라는 담담한 고백이었지만, 그 안에는 아버지의 잘못 때문에 자신에게 미안해 하지 말라는 안중희의 마음이 담겨 있어 더욱 따뜻하게 다가왔다.
|
48회에서 변한수는 집행 유예 처분을 받았다. 그러자 변한수는 "왜 제게 벌을 안 주십니까. 벌 주세요 판사님. 죄를 집지 않았을 때는 그렇게 독한 벌을 주시더니 지금 죄를 지었는데도 왜 제대로 벌을 안 주십니까. 벌 주세요 판사님. 죽이지 않았다고 아무리 얘기해도 그 때는 안 믿어주시더니 이제는 제가 다 잘못했대도 왜 벌을 안주십니까"라며 오열했다.
이러한 김영철의 연기는 보는 이의 마음마저 짠하게 만들었다. 변한수는 억울하게 누명을 쓰고 전과자가 됐다. 아무리 무죄를 주장해도 돈도 빽도 없었던 그가 억울함을 밝힐 재간은 없었다. 그리고 이 때문에 이윤석이라는 본명마저 버린 채 친구 변한수의 신분으로 살아왔다. 이 때문에 마음에 무거운 짐을 안고 있었던 변한수는 늦게라도 안중희와 가족들에게 사과하고 당당하게 세상을 살고자 자백까지 했지만 그마저 뜻대로 되지 않자 쌓아온 억울함과 울분을 폭발시킨 것. 스스로 벌을 달라며 울부짖는 김영철의 연기는 그래서 더욱 가슴 아프게 다가왔다.
특히 김영철은 카리스마 연기로 정점을 찍었던 배우다. 특히 '태조 왕건' 속 궁예는 아직도 시청자의 뇌리에 깊게 박혀있는 김영철의 인생 캐릭터다. 당시 궁예 역을 맡은 그는 광기 어린 카리스마로 극을 지배하며 주인공이 아님에도 연말대상을 받아내는 저력을 보여줬다. 그 인상이 너무나 깊게 남아있는 탓에 '김영철=카리스마'라는 공식이 성립되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따스하고 깊은 부성애로 똘똘 뭉친 '국민 아버지'로 눈물샘 자극하는 감성 연기를 선보이며 또 하나의 인생 캐릭터를 만들어냈다.
|
51회에서는 변혜영이 아버지 변한수의 과거 사건을 변론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변혜영은 "존경하는 재판장님. 부디 용기 있는 결단으로 재심 청구를 받아들여 주셔서 제가 지금 한 이 말을 헛소리라고 꾸짖어 주십시오. 그리하여 여기 이 피고인의 삶을 두고 이 땅의 부모들이 아이들에게 저 아저씨처럼 살지 말고 불의를 보면 외면하도록 가르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라도 부디 재심을 열어 피고인의 무죄를 증명할 수 있는 기회를 주십시오. 피고인의 남은 인생이라도 떳떳한 아버지로 살아갈 수 있도록 해주시길 바랍니다. 그리하여 이 자리가 헌법소의 의지를 다시 한번 확고히 천명하는 자리가 되어 과거 재판부가 망가뜨린 한 개인의 삶에 대한 용기 있고 가치 있는 사죄의 자리가 될 수 있도록 해주시길 간곡히 부탁 드립니다"라고 눈물로 변론했다.
1분 49초의 긴 독백신이었지만 이유리는 대사 한 마디 한 마디에 감정을 실어내며 몰입도를 극대화했다. 눈물이 그렁그렁 한 채 진심을 담아 호소하며 고개 숙이는 그의 모습은 아버지에 대한 딸의 사랑을 고스란히 느끼게 했다. 시청자들 또한 이유리의 연기에 감정이입 되어 눈시울을 붉혔다는 의견을 쏟아냈다. 이와 함께 딸의 노력에 함께 눈물짓는 김영철의 연기가 시너지를 내며 이 장면은 '아버지가 이상해' 최고의 명장면으로 등극했다.
27일 방송된 마지막회는 변한수가 이윤석이라는 본명을 찾고 나영실과 리마인드 웨딩을 올리는 모습, 변혜영이 차정환과 결혼 인턴제를 마치고 진짜 부부로 거듭나는 모습, 안중희와 변미영과 결혼을 발표하는 모습 등을 그리며 해피엔딩을 안겼다. 이에 '아버지가 이상해' 마지막회는 33.7%(닐슨코리아, 전국기준)의 시청률로 유종의 미를 거뒀다. '아버지가 이상해' 후속으로는 박시후 신혜선 주연의 '황금빛 내인생'이 방송된다.
silk78122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