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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재훈 기자] 제26대 통일부 장관을 지내며 2000년 역사적인 첫 남북정상회담의 주역으로 활약했던 박재규 경남대 총장이 지난 45년 간 평화통일을 향한 일념으로 걸어온 발자취를 되돌아보는 일념, 평화통일 길 자서전을 발간했다.
통일부 장관에서 물러난 뒤 대학으로 복귀했지만, 남북관계 발전과 평화통일로 가는 길에 보탬이 되겠다는 일념으로 추진한 ▲2002년 KBS 교향악단 평양공연 참석차 방북 ▲2004년 경남대 북한대학원 통일관 개관 행사에 리종혁 북한 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부위원장 등 초청?참석 ▲2005년 6.15 공동선언 5주년 기념행사 참석차 정부 대표단으로 방북 ▲2006년 5월 동북아대학총장협회 국제심포지엄의 개성공단 개최 ▲2006년 10월 평양 윤이상음악회 참석차 방북 등의 성과를 제Ⅲ장에 자세하게 담았다. 이 가운데 KBS 교향악단 평양공연 참석차 방북했을 때에는 북한의 대남정책 책임자인 김용순 노동당 대남비서를 비롯해 리종혁 아태평화위 부위원장, 전금진 전 남북장관급회담 북측단장, 류미영 천도교 청우당 중앙위원장, 홍서헌 김책공대 총장 등 여러 인사를 두루 만나 남북관계 발전 방안 등에 관해 다양한 의견을 교환했다. 남북관계 발전을 위한 꾸준한 노력을 인정받아 2001년 미국 페어레이 디킨스 대학(FDU)이 수여하는 '글로벌 언더스탠딩상'을, 2009년에는 프랑스판 평화상이라고 할 수 있는 '시라크재단 분쟁방지 특별상'을 수상했다.
이 외에도 박 총장은 미하일 고르바초프 소련 대통령,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중국 주룽지 총리, 나카소네 야스히로 일본 총리, 모리 요시로 일본 총리,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 간 나오토 일본 총리, 천수이벤 대만 총통, 마잉주 대만 총통, 차이잉원 대만 총통, 탁신 태국 수상, 훈센 캄보디아 총리를 비롯한 해외 정상급 인사들뿐 아니라 각국 외교 사절과 잭 앤더슨 미국 워싱턴포스트 칼럼니스트 등과 만나 지속적으로 한반도 평화와 통일에 대한 논의를 지속하는 등 민간 차원으로서 우리 통일외교의 지평을 넓혀가는 내용들을 제Ⅳ장에 실었다.
박재규 총장은 한 때 남북관계가 활발한 대화?교류가 있었던 시절을 회고하면서 "남북관계에서 '잃어버린 10년'이 지나는 가운데 북한이 핵?미사일 고도화를 추진하는 등으로 인해 한반도의 평화정착과 통일미래가 우려되는 등 안타까운 심정이 마음을 무겁게 한다"고 했다. 이어 "지난 45년간 그랬던 것처럼, 앞으로 남은 여생도 남북관계 발전과 평화통일을 향한 길 위에서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소임으로 여기고 매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반적인 회고록이나 자서전과 달리 일념, 평화통일 길은 1970년대 초반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45년에 걸쳐 촬영한 사진을 풍부하게 담는 동시에 이와 연관된 주요 사안과 관련해 내용을 설명하는 새로운 형태의 자서전 형식을 띠고 있는 점이 특징이다. sisyph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