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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 '명품 신스틸러' 배우 최귀화가 '택시운전사'에서 함께 호흡을 맞췄던 송강호·유해진·류준열에 대한 깊은 애정을 드러냈다.
이날 최귀화는 극중에서는 '악연'으로 얽혔지만 실제 촬영장에서는 형제와 다름없었던 동료 배우들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그는 배우들과 함께 했던 술자리를 떠올리며 기분 좋게 웃었다.
"극중 저와 부딪히는 사람은 피터(토마스 크레취만)와 만섭(송강호), 재식(류준열)인데, 촬영 끝나고 술도 많이 먹고 이야기도 많이 나눴어요. 한번은 토마스 크레취만이랑 술자리를 했는데, 그분이 저를 처음 본 날이었거든요. 저를 보자마자 굉장히 잘생겼다고 칭찬하시는 거예요. 그래서 준열이한테 '그럼 할리우드 돌아가실 때 나 좀 데려가시라'고 통역해달라고 했거든요. 그런데 그 말 들으시고는 그 다음부터는 절대 그런 말씀 안하시더라고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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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송강호 선배님이 술을 마시면 배우로서 촬영 현장에 임하는 자세는 물론 촬영장 밖에서의 자세 같은 것들에 대해 많이 이야기를 해주셨어요. 갑자기 인기가 많아지거나 작품이 잘 된다고 으스대거나 건방져지면 안 된다고 강조하셨어요. 평생 연기할 거라면 길게 봐야한다고요. '돈 함부로 쓰면 안 된다' 같은 진짜 친 형 같은 이야기도 많이 해주셨어요.
사실 저는 송강호 선배님을 만나기 전까지는 선배님이 그냥 타고난 배우인줄 알았어요. 타고난 연기 천재인 줄만 알았죠. 그런데 아니더라고요. 선배님은 엄청난 연습 벌레에요. 현장에서도 늘 연습, 또 연습. 그 모습을 지켜보면 감탄이 절로 나와요. 연기신(神)은 그냥 나오는 게 아니라는 걸 깨달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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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해진 선배님을 보면서 영화를 향한 마음가짐을 본 받아야겠다고 생각하게 됐어요. 사실 '택시운전사'에서 맡으신 역할이 해진 선배님이 하실 정도로 큰 비중이 있는 역할이 아니잖아요. 다른 영화에서 원톱 주인공을 하시는 배우시잖아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영화에서 비중과 상관없이 작은 역을 선뜻 하신다고 한 것을 대단하다고 생각해요. 역할이나 비중을 떠나서 영화가 주는 의미와 메시지를 더 중요하게 생각하셨던 거예요."
마지막으로 최귀화는 막내 류준열에 대해 이야기를 꺼냈다. 그는 "준열이가 잘 되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며 그의 열정과 태도에 대해 침이 마르도록 칭찬했다.
"준열이는 진짜 열정이 대단한 친구에요. 편집이 되긴 했지만 준열이가 저한테 정말 엄청 맞는 장면이 있거든요. 제가 준열이 머리채를 잡고 질질 끌고 가서 엄청 때리는 장면이었어요. 머리채를 잡을 때 준열이가 너무 아플까봐 좀 살살하려고 했는데 준열이가 저한테 먼저 감정이 제대로 나올 수 있도록 신경 쓰지 말고 제대로 머리채를 잡고 제대로 때려달라고 하더라고요. 그 모습을 보면서 어떻게든 참 잘 될 배우라고 생각했어요."
한편, '택시운전사'는 1980년 5월, 서울의 택시운전사 만섭(송강호)가 통금 전에 광주를 다녀오면 큰 돈을 준다는 말에 독일기자 피터(토마스 크레취만)를 태우고 아무것도 모른 채 광주로 향하는 이야기를 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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