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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가수 양수경은 여전히 소녀였다. 살짝 눌러쓴 모자 아래로 드러난 눈빛은 맑았다. 수줍게 모아쥔 손과 주위에 감도는 포근한 아우라도 여전했다.
-처음 '불청'에 출연했을 때 '김국진과는 첫 만남'이라는 말에 놀랐다. 전성기가 달라서일까.
"분야가 다르다보니 마주칠 일이 없었다. 그때는 가수는 노래만 하고 지금처럼 예능이나 연기 활동은 거의 하지 않았으니까…누굴 통해서 만날 인연도 없었고."
"이선희-주현미와 절친이다. 나는 주로 이지연하고 비교됐던 것 같은데, 아마 지연이는 나보다는 완선이를 라이벌로 봤을 거다. 동시대에 자극제가 되는 사람이 라이벌 아닐까. 그중에서 내가 제일 언니긴 했지만."
-이선희와는 무척 가까운 사이라고 들었다. 이번 복귀를 앞두고도 해준 얘기가 있나.
"아무래도 난 많이 쉬었고, 선희는 계속 활동했으니까 충고를 많이 해줬다. 힘들 때는 목소리만 들어도 좋고, 필요할 때는 쓴소리도 확실히 해주는 친구다. 1999년에 9집 '후애'라는 앨범을 준비했었는데, 준비만 하고 안 낸 이유가 선희의 조언 때문이었다. 그때 처음으로 직접 제작한 앨범이었는데, '좀더 신중하게 했으면 좋겠다'고 하더라. 좀더 보완해야겠다 생각?는데 2000년에 아이가 태어났고, 그렇게 세월이 지나버렸다. '후애'는 선물로도 준 적 없고 그냥 사장된 앨범인데, 어떻게 갖고 계신 분들이 있다더라. 지금 생각해보면 앨범 냈어도 괜찮았을 것 같은데, 그땐 정말 신중했었다.
-김완선과는 '불청'에서 처음 이야기해본 거라고 하던데.
"완선이는 같이 활동할 때도 개인적으로 얘기해본 적이 없다. '불청'에서 처음 말을 텄다. '불청'에서 그나마 친했던 사람은 수지 하나다. 난 시청자 같은 입장이었다. 나이대는 비슷하지만, TV에서만 보던 연예인들하고 같이 여행가서 재미있게 논 거다. 김광규씨도 좋아하는 배우다. 정말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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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어릴 때부터 노래한 친구들은 사회생활을 잘 모르고, 대인관계가 참 좁다. 자기 관리라는게, 이말 저말 안 들으려면 그냥 아무도 안 만나는 게 제일 좋았거든. 좌우로 눈만 잘못 움직여도…스스로에게 자부심이 컸으니까, 자기 관리를 한 거지. 그래도 심성들은 정말 착하다. 지금처럼 10명이 한 팀으로 활동하는 건 상상도 못할 때다. 댄서, 가수, 코러스도 딱딱 구분돼 있었고."
-'치와와 커플(김국진♥강수지)'을 바로 옆에서 보니 어땠나.
"두 사람 다 늦은 나이에 만났으니까, 서로에 대한 배려가 보인다. 어렸을 때는 그런 걸 느끼지 못했었는데, 서로 말하지 않아도 아끼고 배려해주는 게 보였다. 김국진은 정말 좋은 사람이더라. 둘이 만나는 거, 수지 입장에서도 정말 잘됐다고 생각한다."
-약간 날카로운 느낌이 있는데, '불청'에선 그런 게 없었던 것 같다.
"지금도 말 안하면 대하기 쉬운 인상은 아닌 것 같다. 처음엔 사방에서 카메라가 지켜보는 환경이 불편했다. 가수가 무대 외 모습을 보여준다는 게 고민이 됐다. 막상 가보니 완전 힐링하는 프로더라. 내 모습을 보여주니까, 사람들도 좀더 친근하게 다가오는 것 같아서 좋다. 이젠 좀 새롭게, 편안한 삶을 살고 싶은 마음이 있다."
-'불청'이 중년 단체 우결이라는 평도 있다. 러브라인도 많이 엮이고.
"친구들끼리 장난치고 그런 모습이 방송에 그대로 나온다. 시청자 분들도 그냥 즐겁게 보시고, 악플은 안다셨으면 좋겠다. 재미있게 방송했는데, 그거 보면 속상하지 않겠나."
-'불청' 외에 관심이 가는 프로그램이 있다면?
"동상이몽! 추자현♥우효광, 정말 설레고 예쁘다. 서로에게 참 충실하더라."
-추자현과는 혹시 친분이 있었나.
"데뷔했을 때부터 좋아했다. 방송에서 만난 적도 있는데, 열심히 노력하는 사람들에겐 기회가 오기 마련이다. 저렇게 예쁜 애가 왜 작품을 많이 못할까 안타까웠는데, 이제라도 잘 되서 참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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