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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배우 장동건(45)이 슬럼프에 대해 남모를 고생담을 털어놨다.
'우는 남자' 이후 3년 만에 스크린에 복귀한 장동건은 극 중 국정원과 CIA의 비밀스러운 보호를 받는 북에서 온 귀빈 VIP 김광일(이종석)이 살인사건 용의자로 지목되자 사건을 은폐하려고 하는 국정원 요원 박재혁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사건의 진상이 드러날수록 김광일이 자신이 알고 있는 것 이상으로 위험한 인물임을 깨닫고 혼란에 빠지는 인물이다. 냉혹한 사건 속 뜨거운 감정 충돌을 보여준 장동건은 기존의 보여줬던 부드럽고 선한 이미지와 180도 다른 날 선 강인함을 선보인 것. 혼란스러운 남북관계 속 국가 권력의 딜레마를 상징하는 캐릭터로 존재감을 드러냈다.
오랜 만에 관객을 찾게된 장동건은 "'브이아이피'의 평가에 대한 기대보다도 이제 좀 흥행을 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고 솔직한 속내를 털어놨다. 그는 "과정이 좋았지만 결과가 안 좋을 수 있고 과정은 안 좋았는데 결과는 좋을 수 있지 않나? 영화의 흥행은 우리 힘으로 되는 건 아니다. 모두가 충족되면 좋은데 지나고 보면 결과가 좋았던 작품이 결국 애정이 더 많이 가게 되더라. 흥행 갈증이 심하고 너무 목마르다"고 머쓱하게 웃었다.
한때 슬럼프를 겪기도 했다는 장동건은 "슬럼프가 작품이 안되고, 잘되고를 떠나서 뭔가 새로운걸 하고 싶다는 생각이 사라지더라, 연기를 하는데 재미가 없었고 그래서 뭐가 문제인지 많이 생각하고 고민했다. 처음에는 이런 내 슬럼프가 매너리즘인가 싶었다. 덩달아 영화를 보는 것도 멀리하게 됐다"며 "지금 생각해보면 그 당시 나는 나르시시즘이 없었던 것 같다. 배우들에게는 어느 정도 나르시시즘이 있어야 했는데 나는 그때 그런 지점이 전혀 없었다. 나에 대한 애정이 전혀 없었다. 외모는 물론 내 스스로 매력을 못느끼는 시기가 있었다. 그런 시기에는 연기를 하는게 신이 안났다"고 고백했다.
이렇듯 한동안 슬럼프로 힘든 시기를 보낸 장동건은 하반기 개봉 예정인 '7년의 밤'(추창민 감독)으로 극복했다는 후문. 그는 "'7년의 밤'이라는 영화를 찍으면서 슬럼프에서 빠져나오게 됐다. 최근에는 안 하던 운동을 시작하기도 했다. '7년의 밤' 촬영이 굉장히 고생스러웠지만 데뷔 초 느꼈던 연기의 설레임을 다시 찾았다"고 덧붙였다.
한편, '브이아이피'는 국정원과 CIA의 기획으로 북에서 온 VIP가 연쇄살인 사건의 용의자로 지목된 상황에서 이를 은폐하려는 자, 반드시 잡으려는 자, 복수하려는 자, 서로 다른 목적을 가진 네 남자의 이야기를 다룬 범죄 드라마. 장동건, 김명민, 박희순, 이종석이 가세했고 '신세계' '대호'를 연출한 박훈정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오는 24일 개봉한다.
soulhn1220@sportschosun.com 사진=워너브러더스 픽쳐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