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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KBS2 주말극 '아버지가 이상해'는 왜 갑자기 고구마 신파극이 된 걸까.
그런데 출신의 비밀이 지지부진하게 연결되고 억지 감동을 위한 극적 전개가 거듭되며 '웰메이드'라는 명성에 금이 갈 위기다. 안중희가 이윤석이 친부가 아니라는 걸 알고 배신감에 휩싸였다 그를 용서하기로 하는 모습까지는 깊은 가족애를 느끼게 하며 따뜻한 울림을 전했다. 그런데 이후 벌어진 이야기가 다소 황당하다. 정작 이윤석의 자녀들, 특히 변미영은 속사정을 알고도 아버지를 원망하며 안중희와의 연애에만 몰두하고 있다. 학창시절 딸이 식은 밥을 먹을까 끼니 때마다 직접 도시락을 전해줬던 아버지에 대한 애정이 같했던 변미영이 갑자기 불효녀 캐릭터로 변질된 모습은 납득하기 어렵다. 설상가상 나영실(김해숙)은 갑작스러운 가슴 통증을 호소, 암 투병을 예감하게 했다. 결국 불쌍하게 된 건 자식들을 위해 범죄도 마다하지 않았던 이윤석과 자신의 상처는 뒤로한 채 변미영과 가족들을 감싸 안아줘야 하는 안중희 뿐이다. 물론 김영철과 이준은 이러한 캐릭터의 내면을 섬세하게 풀어내며 감동을 안기기도 했지만 두 사람의 짠내나는 이야기로 벌써 몇 주째 극을 꾸려가다 보니 뒷심이 떨어져 보이는 것도 사실이다.
현재 '아버지가 이상해'는 종영까지 6회 만을 남겨놓고 있다. 앞으로 나영실의 투병 여부와 변혜영-차정환의 결혼인턴제 종료 여부, 진짜 변한수의 정체와 이윤석이 누명을 쓴 사건의 진실 등 풀어나가야 할 숙제는 아직도 산재해있다. '아버지가 이상해'가 이대로 신파조로 남은 6회를 채울지, 아니면 다시 현실 저격 속사포 전개로 돌아와 막판 스퍼트를 보여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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