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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닷컴 이지현 기자] '써클 : 이어진 두 세계'가 드디어 이어진 하나의 세계를 그려내며 긴 여운을 남겼다.
벼랑끝에서도 박동건은 욕망을 버리지 못했다. 김우진과 메모리 큐브만 있으면 다시 '멋진 신세계'를 건설할 수 있다는 생각에 김우진을 데리고 도주하려 했다. 김우진을 구하러 온 김준혁과 대치하던 중, 김우진이 던진 메모리 큐브에 집착하다 급기야 몸을 던졌다. 박동건이 추락사하면서 스마트지구도 추악한 민낯을 드러내며 막을 내렸다. 멋지지 않지만 평범한 세계는 제 자리를 찾아갔다. 이호수(이기광 분)는 스마트지구에 남아 박동건과 휴먼비의 악행을 고발했고, 윤학주는 인위적 케어 없이 안정적인 시스템을 만들겠다고 공언했다. 김준혁은 이호수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일반지구로 돌아갔다. 김우진과 한정연도 더 이상 정체성에 대한 혼란 없이 김우진, 한정연으로 살아갔다. 완벽하고 평화로운 엔딩이었다.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전개와 참신한 시도로 강력한 중독성을 선사하며 그동안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신선한 재미를 선사해온 '써클'은 후반부로 달려갈수록 묵직하고 뭉클한 메시지를 선명하게 전했다. 미래와 진일보한 기술이 소재로 등장했지만 기억, 행복, 인간, 책임이라는 가장 보편적인 화두는 공감을 이끌어낼 수 있었다.
이호수의 당부가 깊은 울림을 남길 수 있었던 이유는 '써클'이 12회 내내 하나의 메시지를 탄탄하게 쌓아올렸기 때문이다. 기억을 잃었지만 김우진이 남긴 기억을 통해 자신의 진짜 모습을 찾아내고 이를 받아들인 김준혁, 돌아오는 기억을 거부했지만 각성하고 기억으로 인한 책임과 슬픔을 받아들인 이호수의 대비는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기억이 인간을 인간답게 한다는 사실을 되새기게 했다. 복제인간, 외계인이지만 각각 김우진과 한정연의 기억이 있기에 그에 걸맞는 정체성을 가지고 살아가기로 결정한 두 사람의 모습도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었다. 상상력을 바탕으로 철학적인 메시지를 선명하게 전달하는데 성공한 '써클'이 인생드라마라는 극찬을 받는 이유다.
마지막까지 짜릿한 반전과 강렬한 메시지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은 '써클' 최종회는 케이블, 위성, IPTV 통합 가구 시청률 2.5%, 최고 2.9%를 기록했다. 매회 눈 뗄 수 없는 몰입도 높은 이야기로 2%대를 유지하며 큰 사랑을 받은 '써클'은 한국형 SF 추적극의 새 장을 열며 호평을 받았다.(닐슨코리아, 유료플랫폼, 전국 기준)
한편, '써클' 후속으로 오는 3일 월요일 밤 10시 50분에 '하백의 신부 2017'이 첫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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