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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닷컴 홍민기 기자] tvN '시카고 타자기'가 최종화에 가까워지며 시청자들에게 큰 울림을 주고 있다. 이야기가 전개되면서 베일에 가려졌던 드라마의 주제가 서서히 드러나고 있는 것. 그렇다면 '시카고 타자기'에서만 느낄 수 있는 울림은 과연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여러 명장면과 명대사를 통해 그 울림의 이유를 살펴봤다.
13, 14회에서 목숨을 걸어야 하는 거사를 앞두고 청년들은 저마다 해방된 조국에서 꿈꾸는 행복에 대해 이야기하는 부분 역시 보는 이들의 마음을 저릿하게 만들었다. "일제에 빼앗긴 논마지기를 찾아 시골에 계신 노모를 모시고 살아가는 게 행복"이라고 말하고, "순사가 꿈인 아들이 일본의 순사가 아니라 조선의 경찰이 되는 게 소원"이라고 하고, 이제 막 딸아이의 아빠가 된 청춘은 그렇기 때문에 하루빨리 해방된 조국이 되어야 하기에 거사를 위해 달려왔다고 말하는 등 너무나 소소하고 평범했던 것.
'시카고 타자기'는 단순히 과거의 일을 조명하는 데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2017년을 사는 우리들에게 과거를 잊지 말아야 한다는 메시지를 건넨다. 이것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 바로 1930년대 전생과 현생을 오가는 '시카고 타자기'만의 독특한 구성이다.
이 주제의식은 과거에서 벗어나고 싶다는 한세주의 말에 대한 유진오의 대답에서도 잘 드러난다. "잔재를 남긴 과거는 극복된 과거가 아닙니다. 청산되지 않은 과거는 부패되고, 치죄되지 않은 잘못은 반복됩니다." '시카고 타자기'는 과거의 잘못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는 과거를 잊지 말아야 함을, 진지하지만 너무 무겁지 않게 전달한다.
후반부에 들어 등장인물들의 전생에서의 퍼즐이 맞춰지면서 진수완 작가의 의도 역시 명확해지고 있다. 드라마의 제목이자 독립투사들이 즐겨 사용하던 총의 별명이기도 한 '시카고 타자기'가 남은 회차에서 시청자들에게 전해줄 울림이 기대되는 이유다.
'시카고 타자기'는 이제 단 2회만을 남겨 놓고 있다. 마지막 이야기를 통해 어떤 깊은 울림을 선사할 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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