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 배우 윤현민이 자신의 존재감을 제대로 보여주고 있다.
종영까지 단 2회를 남겨두고 있는 OCN 오리지널 드라마 '터널'(연출 신용휘, 극본 이은미)을 통해서다. 극중 윤현민이 연기하는 김선재는 피 한 방울 나오지 않을 것 같이 냉정하고 철두철미한 강력계 형사다. 때로는 사회성과 인간미까지 부족해 보이지만 사건이 발생하면 각종 증거를 샅샅이 뒤져 수산의 단서를 잡고야 마는 엘리트 형사다. 하지만 어릴 적 연쇄살인마에 의해 어머니를 잃은 아픈 과거를 간직한 인물이다.
윤현민은 차갑고 까칠한 모습 뒤 남다른 과거를 지닌 이 복합적인 인물을 완벽하게 그려냈다. 섬세하고 절제된 감정 연기로 까칠한 엘리트 형사의 모습을 보여주는가 하면 박광호(최진혁)을 비롯해 동료들과 발맞춰 일하면서 독단적인 형사에서 점점 공동체 안에 녹아드는 성장과정을 설득력 있게 그려냈다.
다른 배우들과의 연기 호흡도 좋았다. 초반에는 박광호를 한심하게 생각하다가 박광호의 진심과 사연을 알고 점차 그에게 마음을 열어가며 남다른 '브로맨스 케미'를 만들었다. 또한 사건앞에서는 그 누구보다 완벽하게 프로패셔널하면서도 호감을 가지고 있는 신재이(이유영) 앞에서는 안절부절하는 '숙맥남'의 모습을 보여주며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캐릭터상 주로 감정을 억제하는 모습을 보여줬던 김선재가 친모 살인범이라고 여겼던 정호영(허성태) 앞에서 감정을 폭발했을 때는 시청자의 눈시울을 자극하기도 했다. 늘 차분하고 이성적이었던 이전과 달리 그가 모든 이성을 집어던지고 정호영 체포 장면에서 분노와 슬픔이 토해낼 때는 감정열연은 깊은 여운을 남기며 시선을 집중시켰다.
이에 시청자와 네티즌들은 "'터널'로 윤현민을 다시 봤다" "윤현민이 이렇게 연기를 잘하는 줄 몰랐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터널'은 윤현민의 인생작이라고 꼽는 팬들까지 있다.
사실 '터널'에 앞서 윤현민은 연기력보다는 대중에게 '야구 출신'이라는 독특한 이력으로 조목을 받았다. 한화 이글스에서 중견수였던 그는 20살 당시 9000만 원의 계약금을 받을 만큼 기대주로 꼽혔던 선수였던 것. 하지만 2006년 두산 베어스로 이적한 뒤 고민 끝에 선수 생활을 끝내고 배우로 전향했다.
이후 연극 및 뮤지컬 무대에서 연기를 갈고 닦은 그는 2012는 SBS '그래도 당신'으로 안방극장에 데뷔해 '무정도시', '감격시대' '연애의 발견' '내 딸 금사월' '뷰티풀 마인드' 등 여러 작품에서 안정적인 연기력을 보여줬지만 배우 윤현민의 매력을 제대로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을 만한 작품은 없었던 것. 하지만 윤현민은 '터널'로 안방데뷔 5년 만에 마침내 배우로서 자신의 존재감을 제대로 보여주며 앞으로의 활약을 더욱 기대케 하고 있다.
한편, '터널'은 사람을 구하고자 하는 절실함으로 30년동안 이어진 연쇄 살인 사건을 추적하는 수사 드라마다. 1986년 터널에서 연쇄 살인 사건의 범인을 쫓던 열혈 형사 박광호(최진혁 분)가 2017년으로 의문의 시간 이동을 하게 되고, 엘리트 형사 김선재(윤현민 분), 범죄 심리학 교수 신재이(이유영 분)와 함께 30년 만에 다시 시작된 연쇄 살인의 범인을 쫓는 과정을 그린다.
종영까지 단 2회를 남겨두고 있으며 19일 15회, 20일 최종회인 16회가 전파를 탄다.
smlee0326@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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