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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적'종영②] 김상중 없었다면 '역적'도 없었다

이승미 기자

기사입력 2017-05-17 11:37



[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 김상중이 없었으면 지금의 '역적'은 없었다.

17일 방송된 MBC 월화드라마 '역적: 백성을 훔친 도적'(연출 김진만·진창규, 극본 황진영, 이하 '역적') 마지막회는 자체 최고 시청률인 14.4%(닐슨코리아, 전국기준)를 기록, 유종의 미를 거두며 마무리 됐다.

'역적'의 이러한 성공의 중심에는 극 초·중반을 이끌었던 김상중이 있다. 씨종(대대로 내려가며 종노릇을 하는 사람)의 운명을 숙명으로 받아들이고 살다 '아기 장수'로 태어난 아들 홍길동(아역 이로운 , 윤균상 )을 온전히 키우기 위해 운명을 거스르기로 마음먹는 아모개라는 인물을 강렬한 메소드 연기로 소화했다.
첫 회부터 자신의 인생을 모두 버리며 아들을 지키고자 하는 아모개의 부성애를 먹먹하게 그리는 것은 물론 기득권 세력에 모든 재물을 빼앗기고 오열할 때는 면천에 실패했다는 허탈감과 자신의 모든 것을 앗아갔다는 분노를 드러내 시청자를 섬뜩하게 하기도 했다. 죽어가는 아내를 보며 눈물과 콧물을 다 쏟아내며 오열하는 장면에서는 가진 자들에 대한 분노와 함께 무엇인가 깨달음을 얻은 듯한 모습으로 또 다른 긴장감을 조성했다. 하지만 이내 기득권 세력에 멋지게 반격에 성공하는 모습은 짜릿한 쾌감을 느끼게 했다.

등장은 강렬했지만 퇴장은 눈물겨웠다. 3월 14일 방송된 14회 방송에서 아모개는 마침내 죽음을 맞이했다. 아들 홍길동과 함께 죽은 아내 금옥(신은정)의 무덤에 가는 길에 아모개는 금옥의 추억과 사랑을 이야기하며 오랜만에 편안하고 행복하게 웃었다. 하지만 이 웃음은 오래가지 못했다. 길동이 길을 알려주던 중 아모개는 조용히 눈을 감은 것.
마치 잠을 자는 듯 혹은 잠시 눈을 감고 쉬는 듯 아주 평안한 표정으로 바위에 걸터앉은 채 조용히 눈을 감았다. 아버지의 신을 신겨주던 길동은 뒤는게 아버지가 어머니의 곁으로 간 것을 알아채고 눈물을 쏟았다. 이어 길동은 아모개에게 "그동안 고생하셨소"라는 말고 함께 고되고 거친 삶을 살아온 아버지에게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 아기장수로서 특별한 삶을 가지고 태어난 아들을 지켜내기 위해 평 온몸으로 싸운 아모개으 마지막 표정은 후련해 보이면서도 눈물겨웠다. 특히 표정과 분위기만으로 삶의 끝에서 결국 마음에 안식을 찾은 듯한 평온한 아모개의 죽음을 표현하는 김상중의 연기는 마지막까지 완벽했다.

이런 김상중의 메소드 연기는 오랫동안 동시간대 최하위 성적을 면치 못하던 MBC 드라마에 활력을 불어넣어줬다. 본격적으로 홍길동의 이야기가 전개되기 전에도 전작 '불야성'의 역대급 부진에도 10%를 넘는 시청률을 사수하는 힘을 보여줬다. 김상중에게 '역적'의 개국공신이라는 별명이 붙을 수 있었던 이유다.

한편, '역적'은 폭력의 시대를 살아낸 인간 홍길동의 삶과 사랑, 투쟁의 역사를 그렸다. 후속작 '파수꾼'은 22일 오후 10시 첫 방송된다.

smlee0326@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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