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KBS2 월화극 '완벽한아내'가 2일 종영했다.
'완벽한아내'는 드센 아줌마로 세파에 찌들어 살던 주인공이 예기치 못한 사건에 휘말리며 잊었던 여성성을 회복하고 삶의 새로운 희망과 생기발랄한 사랑을 찾게 되기까지의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다. 2일 방송된 '완벽한 아내' 마지막회에서는 이은희(조여정)의 최후와 심재복(고소영)의 해피엔딩이 그려졌다.
이은희는 멀쩡한 척 연기해 정신병원에서 퇴원했다. 그가 심재복과 아이들을 노린다는 것을 안 구정희(윤상현)는 제발로 이은희의 집에 걸어 들어갔다. 이은희는 구정희를 협박, 집에서 조촐한 결혼식을 올렸다. 그리고 구정희에게 약을 탄 와인을 먹여 정신을 잃게한 뒤 집안 곳곳에 불을 질렀다. 심재복은 강봉구(성준)과 힘을 합쳐 구정희를 구해냈다. 하지만 결국 이은희는 화염 속에서 마지막을 맞았다. 이후 구정희는 다시 무대에 섰고 심재복과 강봉구는 정식 교제를 시작했다.
그러나 심재복의 해피엔딩을 마냥 흐뭇하게 바라볼 수만은 없었다. '완벽한 아내' 후반부의 막장 전개 때문이다.
'완벽한 아내'는 지난 2월 27일 3.9%(닐슨코리아, 전국기준)의 시청률을 기록한 뒤 줄곧 4~6%대 시청률을 오가며 저조한 성적을 보였다. 그럼에도 작품성에 대한 극찬은 이어졌다. 심재복 남편 구정희(윤상현)의 불륜이라는 자극적인 소재를 차용하긴 했지만, 그보다는 미스터리 멜로에 초점을 맞추며 기존의 한국 드라마에서는 볼 수 없었던 새로운 드라마가 탄생했다는 호평이 쏟아졌다. 심재복이 친절한 가면 뒤에 수상한 비밀을 간직한 이은희(조여정)의 정체를 파헤치는 모습은 여느 장르물에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 긴장감을 가져왔고, 가정을 빼앗으려는 이은희와 가정을 지키려는 심재복의 팽팽한 신경전 또한 흥미진진하게 다가왔다.
사실 '완벽한 아내'는 그 무엇보다 작품성과 완성도에 심혈을 기울였던 작품이다. 제작진은 열린 마음으로 배우들의 의견을 수렴, 1회와 8회 촬영본을 완전히 뒤엎을 정도로 개연성을 쌓아나가는데 총력을 기울였다. 또 생방송이나 다름없는 촬영 스케줄 속에서도 거듭 회의를 하며 방향성을 잡고자 했다. 그러나 소통의 문제가 발생했다. 점점 대본이 나오는 속도가 늦춰지기 시작했고 수정본이 나오는 일도 거의 사라졌다. 그리고 이은희가 싸이코 스토커였다는 사실이 드러난 뒤 극의 분위기는 180도 틀어졌다. 이은희의 집착과 엽기 행각이 화제를 모으자 모든 포커스를 이은희의 정신병으로 돌렸다. 이은희가 구정희를 차지하기 위해 정나미(임세미)를 죽이고 심재복을 정신병원에 감금하는 등 싸이코 행보를 걷는 모습만을 조명했고,그 과정에서 심재복 구정희 등 캐릭터의 성격은 완전히 묻혀버렸다. 똑 소리나고 강단있던 심재복은 복수의 화신으로 전락했고, 구정희는 세 여자 사이를 오가는 배신의 아이콘으로 등극했다. 갑자기 시작된 심재복과 강봉구(성준)의 로맨스까지 더해져 아침 드라마에서나 볼 법한 스토리가 완성됐다.
배우들의 열연과 새로운 도전을 하고자 한 제작진의 실험 정신에는 박수쳐줄 만 하지만, 결국에는 막장 불륜을 딛고 백마탄 왕자님과의 로맨스에 성공한 아줌마의 신데렐라 스토리로 귀결됐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크다. '완벽한 아내' 후속으로는 민효린 공명 주연의 2부작 단막극 '개인주의자 지영씨'가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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