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펜타스톰, MOBA 장르도 이렇게 '빠를 수 있다'

최호경 기자

기사입력 2017-05-02 14:40





여러 게임 장르가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동등한 조건에서 유저와 유저가 짧은 시간 안에 승부를 명확히 가리는 게임을 좋아한다. 스포츠, 대전격투, FPS, MOBA(AOS) 등의 장르는 기자의 개인적인 취향에 100% 부합하는 장르들이다.

하지만 이 장르들 중 MOBA는 다소 이질적인 편이다. 승부가 판가름나는 시간이 다른 장르에 비해 유독 길다. MMORPG처럼 캐릭터를 짧게는 며칠, 길게는 몇 달씩 육성할 필요는 없지만 승부를 가리는 과정 자체는 '경쟁'을 모토로 하는 다른 장르에 비해서는 확실히 긴 편이다.

대전격투게임은 짧게는 1분, 길어야 3분에서 5분 정도면 승부가 나고, 스포츠 게임 역시 10분 정도면 한 판을 즐길 수 있다. 하지만 MOBA는 다르다. 정말 빨리 끝나는 대결도 20분 정도는 필요하며, 일반적으로는 40분 내외를 치고받아야 승부가 가려진다.

이러한 시류에서 볼 때 펜타스톰 for Kakao는 여느 MOBA와는 사뭇 다른 느낌이 강조되는 게임이다. 5분. 길어야 10분 정도면 한 차례의 승부를 펼칠 수 있는 MOBA는 그 존재만으로도 매력적이다.





테스트 기간에도 느꼈던 점이지만, 펜타스톰은 정말 빠르게 진행된다는 것을 정식 서비스 이후에도 다시 느꼈다. 한판이 끝나는 시간은 짧되, 그 한판동안 벌어지는 양상은 일반적인 MOBA의 그것과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에 짧은 시간 안에 밀도 있는 게임 진행이 펼쳐진다.

캐릭터의 이동속도가 높게 설정되어 있지 않지만 맵의 크기가 크지 않아 짧은 동선 덕분에 캐릭터들의 타 라인 합류가 무척이나 빠르며, 때문에 교전이 쉴새없이 펼쳐진다. 포탑과 본진의 체력이 낮아 오브젝트가 빠르게 무너지는 것도 게임 템포를 높이는 주요 요소다.

게임이 시작되자마자 미니언이 생성되고, 미니언이 각자의 라인에 도착함과 동시에 전투가 시작된다. 스킬 레벨도 빠르게 올라가며, 궁극기 학습 타이밍도 4레벨로 빠른 시점에 이뤄진다. 이는 정글러나 다르 라이너의 갱킹, 로밍 타이밍이 빠르다는 이야기와도 일맥상통한다. 실제로 기존 MOBA의 템포를 생각하고 게임을 하다가, 초반 로밍과 갱킹에 여러 번 당하기도 할 정도로 펜타스톰은 독자적인 리듬을 가졌다.

게임의 공방양상만 빠른 것이 아니다. 게임에 익숙해지는 과정도 무척 빠르다. 모바일 액션게임을 즐기듯이 가상패드로 캐릭터를 움직이고 아이콘을 터치해 스킬과 평타를 사용하는 조작법은 유저들이 게임에 더욱 빠르게 적응하게 만드는 요소다. 캐릭터를 내가 원하는 지점에 움직이고, 스킬을 원하는 지점에 정확히 명중시키는 것에 아무런 어려움이 없다.




게임 진행이 빠르기에 교전 중심으로 게임이 흘러갈 것이라고 생각되기도 하지만, 막상 게임을 즐기면 이 게임이 제법 전략적인 면이 강조된 게임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앞서 말한 것처럼 동선이 짧고, 포탑의 체력이 낮아 라인이 순식간에 밀리기 때문에 백도어 전략, 1-3-1 전략 같은 MOBA 특유의 전략을 큰 힘을 발휘한다. 빠르게 캐릭터를 키워 싸움만 하는 단순한 게임이 아니라는 이야기다.

하지만 빠른 게임 진행 속도에 맞춘 밸런싱은 조금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 게임이 모바일 e스포츠 시장을 노리고 있는 게임이라는 것을 생각하면 이러한 점에 대한 개선은 조금 더 진중하고 신속하게 이뤄져야 한다.

캐릭터의 수가 적은 편임에도 유난히 강력한 스킬을 지닌 캐릭터가 인기를 얻고 있으며, 게임의 템포가 무척 빠른 탓에 한 번 승기를 잃으면 뒤집을 틈도 없이 게임이 그대로 끝나기도 한다. 라인전 단계 이후에도 경쟁을 유지할 수 있는 요소가 투입되어야 할 필요가 있는 이유다.

다른 MOBA와 비교할 것도 없이 펜타스톰은 펜타스톰 그 자체로 가치가 있는 게임이다. 좀 더 매력적인 영웅들과 적절한 밸런싱만 이뤄진다면 꾸준하게 다른 이들과의 경쟁을 펼칠 수 있는 게임으로 발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게임인사이트 김한준 기자 endoflife81@gameinsigh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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