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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한' 서비스 시대, 넥슨과 메이플스토리2가 전달하는 메시지

최호경 기자

기사입력 2017-05-02 14:40





메이플스토리2는 짧은 서비스 기간에 비해 다소 파란만장한 행보를 보인 게임이다. 2015년 7월에 첫 출시된 게임이 이듬해 12월에 리뉴얼을 겪었다는 것은 이 정도 규모를 지닌 게임에서 유례를 찾기 어렵다.

'리스타트 업데이트'라는 이름으로 진행된 리뉴얼로 게임의 다방면에 걸쳐 개선작업이 진행됐지만 그 중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게임의 시나리오가 대폭 리뉴얼됐다는 점이다.

지난 4월 23일부터 25일까지 진행된 넥슨 개발자 컨퍼런스에서 펼쳐진 강연인 '메이플스토리2 시나리오 리뉴얼' 강연은 이에 대한 이야기를 다시 한 번 되짚어보는 시간이었다.

게임에 있어 시나리오, 스토리는 무척 커다란 비중을 차지하는 중요한 요소지만 상대적으로 유저들에게는 크게 체감되지 않는 요소이다. 당장 눈에 띄지 않고 게임을 차근차근 즐기는 과정을 거쳐 가랑비에 옷 젖듯이 어느 순간 '아!' 하고 느껴지는 것이 게임 시나리오다.

'당장 눈에 띄지 않는 요소'를 서둘러 개편했다는 점은 메이플스토리2가 어떤 관점에서 개발되고 운영되고 있는지, 더 나아가 최근 넥슨이 자사 서비스 게임을 어떤 스탠스로 바라보고 있는지를 알 수 있게 하는 부분이다.

문제가 있다는 것을 스스로 인정하고 이를 고치기 위해 다소 비효율적으로 보일 수도 있는 길을 개발진은 택했다. 그리고 넥슨은 당장 사업적 성과가 나지 않는 부분, 리뉴얼 한다고 해서 가시적인 매출증대를 보장할 수 없는 부분에 대한 작업을 승인했다. '하겠다고 한 개발팀과 이를 하라고 승인한 넥슨'이나 모두 쉽지 않은 결단을 내린 셈이다.

메이플스토리2는 출시 당시부터 지금까지 수익성에 대한 지적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그렇다면 이윤을 추구하는 기업 입장에서는 게임의 수익성을 높이는 요소를 추가할 것을 주문할 수 있으며, 개발진 역시 요즘 말로 '독한 BM'을 게임에 도입할 수도 있는 노릇이다.





기업이 매출을 일정 부분 포기하고, 게임의 품질을 높이는데 주력했다는 것은 인상적이다. 특히 게임을 잠시 서비스하다가 급히 접어버리는 일이 잦아지고 있는 최근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게임 유지보수를 어느 방향으로 할 것인가에 대한 것과 기본기의 중요함을 강조했다는 부분에 걸쳐 넥슨의 행보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당장의 성과를 위해 게임성을 해칠 수 있는 업데이트를 하기 보다는 게임의 기본기를 다지는 작업으로 좀 더 먼 곳을 바라보는 할 필요가 있다는 이상론을 메이플스토리2는 현실에 옮겼다. 물론, 이러한 작업은 모든 게임사가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어느 정도 자금에 여유가 있는 중견 게임사 이상의 기업이 아니면 할 수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자금력과 상관없이 자사 서비스 중인 게임의 BM을 독하게 몰아가는 게임사가 적지 않은 현 게임시장을 바라보면 메이플스토리2로 보여준 넥슨의 결정은 분명히 의미를 지닌다.

기본기를 돌아볼 필요가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는 것도 다시 한 번 게임업계가 생각해 볼 부분이다. 최근 게임사들이 BM을 개선하는데 집중하는 경향이 강하며, 게임의 기본적인 틀이자 유저들이 게임에 머물게 만드는 원동력인 시나리오에는 비중을 적게 두는 경향이 부각되고 있다. 어떤 게임을 즐겨도 다 비슷한 게임을 하는 것 같다는 유저들 반응은 이러한 시장 분위기에서 비롯된다.

다중과금, 확률형 아이템으로 대변되는 독한 BM은 최근 국내 게임 체질에 대한 비판을 할 때 빠지지 않고 거론되는 것들이다. 남아있는 유저들을 짜내는 것보다 더 많은 이들이 게임을 즐길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 필요하다는 메이플스토리2와 넥슨의 이야기는 그렇기에 시장에 더 큰 울림을 준다.

게임인사이트 김한준 기자 endoflife81@gameinsigh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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