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KBS 드라마 강세장은 계속될까.
KBS는 지난해부터 조금씩 드라마 왕국의 부활을 알려왔다. '태양의 후예'와 '구르미 그린 달빛'이 신드롬급 인기를 구가하며 2015년 벌어졌던 시청률 대참사의 난을 이겨냈고, '아이가 다섯'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 등 주말극도 시청률 30% 고지를 돌파하며 여전한 주말극 최강자임을 입증했다. 시청률면에서는 조금 부족했을지 몰라도 '뷰티풀 마인드'와 같은 작품은 완성도를 인정받으며 '웰메이드 드라마'라는 호평을 얻어냈고 '땜빵' 편성됐던 4부작 단막극 '베이비시터'와 '백희가 돌아왔다'까지 좋은 반응을 이끌어냈다.
이렇게 쌓아온 시청자의 신뢰에 힘입어 KBS 드라마는 올초부터 강세를 보여왔다. 수목극 '김과장'은 남궁민 준호 남상미 동하 김원해 등 배우들의 열연과 박재범 작가의 차진 대본, 속도감 있고 유쾌한 연출에 힘입어 '티똘 신드롬'을 불러왔다. 이영애 송승헌 주연 드라마로 화제를 모았던 '사임당, 빛의 일기'조차 가볍게 따돌렸을 정도다. 배턴을 이어받은 최강희 권상우 주연의 '추리의 여왕' 또한 기존의 한국 드라마에서 보지 못했던 통통 튀는 연출과 독특한 분위기의 대본, 그리고 '기승전멜로'에서 탈피한 일상 추리 전개가 호평받으며 수목극 왕좌를 지키는 중이다. 월화극 '완벽한 아내'는 경쟁작인 SBS '피고인'과 '귓속말'의 기세에 밀려 시청률 면에서는 큰 성과를 내지 못했지만 조여정 고소영 윤상현 등 배우들의 호연과 한치 앞을 알 수 없는 싸이코틱한 전개로 마니아층의 관심을 한몸에 받고 있다.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 후속으로 방송 중인 '아버지가 이상해' 또한 현실 공감형 스토리로 시청자들의 사랑을 독차지했고, 배종옥 오지은 주연의 일일극 '이름 없는 여자'까지도 첫 방송과 동시에 무서운 기세로 안방극장을 장악했다.
탈 멜로, 브로맨스, 약자들의 편에 선 히어로의 등장 등 기존 KBS 드라마에서 하지 않았던 소재를 차용하며 '기성층이 좋아하는 올드한 드라마'라는 고정 관념을 깨려고 했던 KBS의 노력이 빛을 발한 셈이다. 이러한 분위기는 앞으로도 이어진다. KBS는 '쌈 마이웨이' '7일의 왕비'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흑기사' '맨홀' '최강배달꾼' '학교 2017' 등 참신한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한 드라마를 줄줄이 선보인다.
'쌈 마이웨이'는 부족한 스펙 때문에 마이너 인생을 살고 있지만 '마이웨이'를 고집하는 청춘들의 골 때리는 성장 로맨스를 담은 드라마다. 박서준이 뜻밖의 약점을 가진 파이터 고동만 역을, 김지원이 백화점 인포데스크 직원이지만 최초의 여성 격투기 아나운서가 되고자 하는 꿈을 가진 최애라 역을 맡았다. 청춘 성장 드라마는 한국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장르이기도 하고, 지난해 단막극임에도 10%대 시청률을 기록한 '백희가 돌아왔다'의 임상춘 작가가 집필을 맡았다는 점에서 기대를 모은다. 작품은 '완벽한 아내' 후속으로 5월 방송될 예정이다.
'쌈 마이웨이' 후속으로는 KBS의 대표 시리즈 '학교 2017'이 방송된다. 1999년 시작된 '학교' 시리즈는 왕따, 학교 폭력, 무너진 교권 등 청소년에게서 벌어지는 현실적인 문제를 수면 위로 꺼내 전세대의 공감대를 형성하며 꾸준한 인기를 끌었다. 특히 '학교' 시리즈는 매 시리즈마다 장혁 이동욱 공유 김민희 배두나 이요원 이종석 김우빈 남주혁 육성재 등 스타들을 발굴해내며 '스타양성소'로 군림해왔다. 그래서 이번 '학교 2017'에 대한 시청자들과 업계의 관심 또한 뜨거운 상황이다. 이와 관련 KBS는 "아직 기획 단계 중인 작품이다. 캐스팅을 진행 중이다. 시청자들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7일의 왕비'는 조선 역사상 가장 짧은 시간 동안 왕비 자리에 앉았다 폐비된 비운의 여인 단경왕후 신씨를 둘러싼 중종과 연산의 러브 스토리를 그린 로맨스 사극이다. 박민영 연우진 이동건 장현성 도지원 등이 출연을 확정했으며 '추리의 여왕' 후속으로 5월 31일 첫 방송된다.
금토극 시장에도 재도전 한다. 사랑하고 이야기하고 먹고 사는 것을 치열하게 고민하는 이 시대 20대 청춘 소란극 '최고의 한방'에 이어 '최강 배달꾼'이 전파를 탄다. '최강 배달꾼'은 짜장면 배달부인 주인공을 중심으로 대한민국 흙수저의 사랑과 성공을 그린 작품이다. '조선총잡이'를 집필했던 이정우 작가의 차기작으로 현재 대본 수정 작업 및 캐스팅을 진행 중이다.
이밖에 임수향 도지한 주연의 일일극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황금빛 내인생' '흑기사' '맨홀' 등 기존 KBS가 강점을 보였던 휴먼 가족극과 1020 세대도 공감할 수 있는 장르적인 요소를 버무린 독특한 작품들도 준비돼 있다. 또 신인 연기자 및 연출과 작가를 발굴, 육성하기 위해 KBS가 지켜온 단막극 시리즈도 선보인다. 이번에는 2016 단막 극본 공모 당선작인 '정마담의 마지막 일주일'과 '우리가 못 자는 이유'를 포함한 10편의 단막극 드라마 스페셜을 방송한다.
KBS는 "'김과장'의 브로맨스 등 보다 많은 시청자분들이 즐길 수 있는 드라마를 만들기 위해 변화와 도전을 계속해왔다. 재미도 있지만 의미있는 작품을 만들려고 한다. 다양성과 실용성이 있고 휴머니즘이 녹아있는 드라마를 만들고자 한다. 앞으로도 KBS 드라마를 기대해달라"고 전했다.
silk78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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