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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박보미 인터뷰 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7.04.1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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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 박보미가 '개그우먼'에서 '배우'로 변신한 이유에 대해 털어놨다.
지난 15일 종영한 JTBC '힘쎈여자 도봉순'(연출 이형민, 극본 백미경)에서 힘이 센 도봉순(박보영)의 비밀을 유일하게 알고 있는 절친 나경심 역을 맡은 박보미. 그는 17일 오전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있는 카페에서 진행된 라운드 인터뷰에서 '힘쎈여자 도봉순'과 관련된 에피소드와 드라마 종영 소감을 전했다.
어마어마한 괴력의 소유자인 도봉순의 절친한 친구인 나경심은 오랜 시간동안 인국두(지수)를 짝사랑하고 있는 도봉순을 한심하게 생각하면서도 도봉순이 힘들 때 언제나 곁을 지켜주는 '츤데레' 친구다. 귀에 착착 달라붙는 네이티브 사투리로 도붕순에게 때로는 독설을, 때로는 따뜻한 응원을 전해주며 훌륭한 감초 '나경심'이라는 캐릭터를 매력적으로 살린 박보미. 놀랍게도 '도봉순'은 박보미의 첫 드라마다.
이날 인터뷰에서 박보미는 첫 드라마 연기가 쉽지 않았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무대 연기에 인숙해져 있어서 카메라 연기가 굉장히 어색했다. 무대 연기랑은 전혀 다르더라. 내 목소리만 유난히 큰 것 같고 시선을 어디에 둬야할지 모르겠더라. 그래서 항상 스태프들이 카메라나 장비를 세팅하기도 전에 촬영 현장에 갔다. 익숙해지기 위해서였다. 시간이 갈수록 차차 나아졌지만 여진히 긴장이 많이 된다."
EBS 어린이 프로그램 '모여라 딩동댕'을 시작으로 방송 활동을 시작한 박보미는 2014년 KBS 29기 공채 개그맨으로 데뷔, KBS 간판 개그 프로그램인 '개그콘서트'를 통해 얼굴을 알렸다. '은밀하게 연애하게' '유전자' 등의 코너에서 귀여운 외모와 개그 감각으로 눈길을 사로잡았다. 하지만 그는 올해 3년간 몸담았던 '개그콘서트'와 개그우먼 생활을 과감히 접고 배우로 전업을 선택했다. 박보미는 "'겸업'이 아니라 완전한 '전업'이냐"는 기자의 질문에 "그렇다. 개그우먼이 아닌 배우로서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거다"고 말했다.
"서울예대 연기과를 나왔는데, 사실 그때는 배우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하지 못했다. 막연히 방송쪽 일, 연기와 관련된 일을 해야겠다고 생각을 했고 EBS '모여야 딩동댕'을 하게 됐고 뮤지컬이나 연극도 했다. 성우 시험도 본적이 있다. 그러다가 우연치 않게 KBS 공채 개그맨 시험을 봤는데 합격했다. 워낙에 다른 사람을 재미있게 해주는 것도 좋아하고 개그 역시 연기의 일종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개그를 하면서 내가 정극 연기를 하고 싶어 한다는 걸 깨닫게 됐다. 개그 무대에서의 극적으로 과장되는 연기와 뜬금없는 이어지는 흐름 등이 이해가 안됐다. 그러다 서울예대 연기과 동기들이 하나 둘씩 TV에 나와 정극 연기를 하는 걸 보니 나도 정극 연기가 너무 하고 싶어졌다. 개그우먼으로서 2~3년 정도 생활했지만, 개그우먼으로 더 입지가 굳어지기 전에 다시 시작하자는 마음으로 '개그콘서트'를 나왔고 소속사를 찾던 중 지금의 회사(피데스스파티윰)를 만나게 된 거다."
개그우먼으로 입지를 다져가던 중 갑작스러운 배우로의 전업. 함께 했던 개그맨 동료들은 그런 박보미의 선택을 어떻게 생각했을까. "'배신자'라고 여기는 개그맨 동료들은 없었냐"는 기자의 조심스러운 질문에 "인생을 잘못 살았던 건 아닌 거 같다. 다행히 응원해주는 친구들이 더 많다"며 웃었다.
"개그맨 동기들 선배들은 다 응원해준다. 사실 그 친구들에게 항상 미안한 마음이 있다. 저도 개그우먼 시험을 볼 때 열심히 준비를 하지 않았던 건 아니지만 개그맨 지망생 시절을 거쳐서 몇 년간의 낙방 끝에 힘들게 개그맨이 된 친구들과 비교하면 쉽게 공채에 합격했었으니까. 그래도 개그우먼을 하는 동안에는 정말 최선을 다했다. 항상 내게 주어진 건 최선을 다한다. 그런 모습을 알고 있던 동료들이기에 지금의 내 선택을 응원해준다. 그리고 개그맨 선배들도 굉장히 예뻐해 주시고 응원해 주신다. 정말 감사하다."
하지만 동료들의 의견보다 더 중요한 건 바로 대중의 시선. 아직도 '개그콘서트'에서 봤던 박보미의 모습이 익숙한 대중에게 '배우 박보미'는 아직도 어색하기 마련. 갑작스러운 전업을 곱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보는 네티즌도 있을 터. 이에 박보미는 "조급하게 생각하지 않으려 한다. 조금씩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드릴 것"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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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박보미 인터뷰 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7.04.1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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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로 전업을 택했을 때 대중의 그런 시선을 전혀 생각하지 않았던 건 아니다. 그리고 모든 사람이 나의 선택을 이해해주고 응원해주길 바라는 건 욕심인 것 같다. 시간을 넉넉히 두고 조급하게 생각하지 않으려고 한다. 개그우먼으로서 희극 연기도 연기고 지금 드라마에서 보여드리고 있는 정극 연기도 연기니까 다 받아들여주시리라 믿는다. 모든 건 내가 얼마나 열심히 하느냐에 따라 달린 것 같다. 댓글, 인터넷 반응을 다 찾아보는 편인데 그래도 아직 악플은 없는 것 같다.(웃음) '쟤 개그우먼 이었어?' 이런 댓글을 보면 조금씩 배우로서의 모습을 보여드리고 있는 것 같아 기쁘다."
교육방송 어린이 프로그램 출연, 성우 시험, 개그우먼 생활 등 먼 길을 돌고 돌아 배우의 길을 걷고 있는 박보미. 그는 "바로 배우의 길을 택하지 않은 것에 대한 후회는 없냐"는 질문에 "후회가 아주 없다면 거짓말"이라고 말하면서 "그래도 그런 경험과 배움이 있었기 때문에 지금 내가 이 자리에 있을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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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박보미 인터뷰 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7.04.1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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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연기자로 뛰어들었으면 조금 더 빠르지 않았을 거란 생각, 당연히 했다. 연극과 뮤지컬을 하다가 개그우먼 시험을 보지 않고 바로 이길로 들어왔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라는 후회를 한 적도 있다. 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내가 개그우먼으로 살지 않았더라면 지금 이 자리에 있지 않았을 것 같다. 개그우먼으로서 '개그콘서트'에서 보여드렸던 희극 연기를 보고 지금의 소속사 대표님이 절 택해주셨고 그로 인해 '힘쎈여자 도봉순'이라는 좋은 작품을 만날 수 있었던 것 같다. 지금은 전혀 후회가 없다. 어린이 프로그램, 뮤지컬, 연극, 개그 등 많은 것들을 하면서 정말 많은 걸 배우고 경험했다. 그 모든 경험들이 다 값진 자양분이 됐고, 또 앞으로도 되리라 믿는다."
한편, '힘쎈여자 도봉순'은 선천적으로 어마무시한 괴력을 타고난 도봉순(박보영)이 세상 어디에도 본 적 없는 똘끼충만한 재벌 CEO 안민혁(박형식)과 정의감에 불타는 형사 인국두(지수)를 만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로맨틱 코미디다. 지난 15일 종영했으며 후속작 '맨투맨'은 21일 첫 방송된다.
smlee0326@sportschosun.com, 사진=김경민 기자 kyungm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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