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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②] 동하 "탄자니아어 애드리브, 현장서 미쳤단 소리 들어"

이승미 기자

기사입력 2017-04-18 16:53


최근 인기리에 종영한 KBS 수목드라마 김과장에서 박명석 역을 맡아 열연을 펼친 배우 동하가 인터뷰에 응하고 포즈를 취했다.
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7.04.13

[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 배우 동하가 애드리브가 넘쳤던 '김과장' 촬영 현장에 대해 이야기 했다.

지난 달 30일 인기리에 종영한 KBS2 '김과장'(연출 이재훈·최윤석, 극본 박재범)에서 TQ그룹의 탐욕스럽고 잔혹한 회장 박현도(박영규)의 철부지 아들 박명석 역을 맡은 동하. 그는 최근 스포츠조선 사옥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김과장'과 관련된 에피소드와 드라마 종영 소감을 전했다.

극중 박명석은 세상 부러울 것이 없는 재벌 2세이지만 허우대만 멀쩡하고 모자란 구석 투성인 허당이다. 극 초반에는 안하무인 언행으로 경리부 멤버들에게 독설을 날리며 시청자의 혈압을 높아지게 했지만, 김성룡(남궁민) 과장에게 혼쭐이 난 이후 김과장을 볼 때마다 움찔하고 긴장하는 '귀여운 쫄보'로 변신, 시청자에게 큰 웃음을 전해줬다.
특히 술을 마시고 사고를 친 후 어머니 장유선(이일화)의 제안으로 '개과천선' 차원에서 경리부 막내로 입성한 이후 아웅다웅 김과장과의 '톰과 제리' 케미 선보이며 더욱 사랑받았고 마지막에는 숱한 갈등 속에서도 아버지 박현도의 악행을 입증하는 결정적인 역할을 해내며 시청자에게 '사이다'를 안겼다.

이날 인터뷰에서 동하는 박명석과 실제 자신의 싱크로율은 50% 정도라고 밝혔다. "딱 50%정도 닮은 것 어떤 부분은 비슷한데, 또 어떤 부분은 완전히 다르다. 박명석은 어른을 공경할 줄 모르고 위아래도 없으며 폭력적인 성향의 안하무인이었다. 하지만 실제로 난 그렇지 않다.(웃음) 오히려 낯을 좀 가리는 편이라서 처음 보는 사람이나 동료한테 함부로 대하는 박명석과 거리가 멀다. 오히려 이런 성격이 불편할 정도였다. 하지만 박명석 특유의 애교 섞인 말투는 내 안에 조금 있는 것 같다. 항상 그런 건 아니지만 그런 애교가 나도 모르게 가끔씩 튀어나오기도 한다."
최근 인기리에 종영한 KBS 수목드라마 김과장에서 박명석 역을 맡아 열연을 펼친 배우 동하가 인터뷰에 응하고 포즈를 취했다.
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7.04.13
박명석은 '김과장' 속 인물들 중 가장 변화의 폭이 큰 캐릭터였다. 초반의 박명석은 안하무인 재벌 3세에 불과했지만 후반부에는 김과장과 경리부를 도와 정의를 바로세우는 데 가장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이에 애청자들은 "'김과장'은 '명석이의 성장 드라마'"라고 입을 모으기도 했다.

평면적인 인물이 아니었기 때문에 표현하기는 힘든 캐릭터이기도 했다. 초반에는 주먹을 부를 정도로 얄미워 보여야 했지만 변화되는 인물이니 만큼 시청자로부터 분노와 증오를 불러일으켜선 안됐다. 호감과 비호감, 악역과 정의로운 역. 그 사이에서의 균형을 맞추는 게 가장 중요했다.

"초반 박명석은 정말 나쁜 놈이지만 계속 나쁜 사람으로 보이면 안 되는 캐릭터였다. 그래서 그 균형을 찾는 게 가장 중요했고 선배님들이 많이 도와주셨다. 초반에 경리부에 가서 난장을 필 때 경리부 선배님들 한 분 한 분께 '박명석을 두려워하지 말아 달라'고 부탁했다. 다들 박명석을 꺼려하지만 무서워서가 아니라 '더러워서' 피하는 느낌을 줘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야지 박명석의 변화와 그런 박명석을 품는 주변 사람들의 심리가 설득될 거라 생각했다. 내가 연기할 때도 박명석이 나쁜 행동을 할 때 최대한 가볍게 하려고 했다. 심성은 착하고 순수한데 주변 환경에 이에 버릇이 없게 된 캐릭터로 느껴지게끔 말이다."
최근 인기리에 종영한 KBS 수목드라마 김과장에서 박명석 역을 맡아 열연을 펼친 배우 동하가 인터뷰에 응하고 포즈를 취했다.
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7.04.13
자신이 생각한 연기를 할 수 있게끔 도와주는 선배 배우들이 가득했던 현장. 동하는 떠올리기만 해도 웃음이 나올 정도였다는 '김과장' 촬영 현장에는 '자유'가 넘쳤다고 했다. 그리고 자유가 보장된 것 만큼 기발하고 번뜩이는 애드리브도 난무했다고 전했다.

"애드리브 전쟁터가 확실했다.(웃음) 애드리브 때문에 현장에서 웃음이 끊이질 않았다. 촬영 전 감독님께서 모든 배우를 모아 놓고 '애드리브 대환영'이라고 밝히신 덕분이다. 일단 리허설 때 애드리브를 선보이고 감독님이 '오케이'라고 하시면 실제 촬영 때도 그대로 써먹었다. 하도 애드리브가 넘치고 여기저기서 튀어나와서 감독님 몸이 남아나질 않았다.(웃음) 경리부원들이 모여 있을 때 애드리브가 폭발했다. 특히 조연 배우들이 애드리브가 더 많았는데, 남궁민 선배님, 남상미 선배님께서 상대적으로 분량이 없는 조연 배우들이 애드리브를 더 많이 펼칠 수 있게 분위기를 만들어주셨다."

동하는 '김과장'의 베스트 장면으로 꼽히는 '박명석의 탄자니아어 통화' 역시 애드리브로 완성됐다고 설명했다. 지난 3월 16일 방송된 16회에서 박명석은 유령회사로 의심되는 탄자니아 법무법인을 발견하고 그 법인으로 전화를 연결해 유창한 탄자니아어로 대화를 나눴다. 그동안 능력도 비전도 없는 재벌 2세로 그려졌던 박명석의 새로운 능력이 발휘된 장면으로 화제를 모았고 능청스러운 동하의 연기 덕에 해당 장면 방송 이후 동하의 이름이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 순위에 오르기도 했다.


"대본 지문에는 '아프리카식 영어로 유창하게 소통한다'고 나와 있었다. 그런데 그냥 영어면 모를까 '아프리카식 영어'라고 어떻게 해야할지 더 모르겠더라. 그래서 극중 탄자니아인과 소통하는 거라면 탄자니아어를 써버리자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참고 하려고 유튜브에 '탄자니아어'를 검색했다. 그런데 나오질 않더라.(웃음) 검색 끝에 세계 여행 다큐멘터리를 찾았고 그 영상에서 탄자니아인들이 이야기를 하는 걸 보고 따라했다.
그 영상만 보고 어떻게 그렇게 따라할 수 있었냐고 많이 물으시는데, 사람이 위기에 닥치면 다 하게 되더라.(웃음) 준비 시간은 없고 하긴 해야되니까 나도 모르는 초인적인 힘이 나왔다. 현장에서 다른 배우들이랑 스태프들이 보곤 '너 정말 미친 사람이구나'라고 했다.(웃음) 현장에서도 정말 많이 웃었다. 그런데 이 장면이 이렇게 까지 화제가 될 거라고 상상조차 못했다."

한편, '김과장'은 돈에 대한 천부적인 촉을 가진 '삥땅 전문 경리과장' 김성룡이 더 큰 한탕을 위해 TQ그룹에 필사적으로 입사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부정과 불합리와 싸우며, 무너져가는 회사를 살리는 오피스 코미디 드라마다. 지난 달 30일 종영했으며 후속작 '추리의 여왕'이 5일부터 방송 중이다.

smlee0326@sportschosun.com, 사진=김경민 기자 kyungm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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