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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최보란 기자] 가수 샤넌은 왜 걸그룹이 아닌 솔로의 길을 택했을까?
영국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샤넌은 지난 2010년, 12살의 나이로 SBS '놀라운 대회 스타킹'에 출연해 얼굴을 알렸다. 뛰어난 가창력과 인형 미모로 주목 받은 그는 이후에도 JTBC '히든싱어2'에 아이유 모창자로 등장해 여러 차례 화제가 됐다.
2014년 앨범을 내고 가수로 데뷔했지만 꿈을 이뤘다는 기쁨도 잠시, 치열한 가요계에서 프로로 인정받는 것은 만만치 않았다. 그녀의 이미지는 그저 노래 잘하는 혼혈 소녀에 머물렀다. 예고도 없이 'K팝스타6' 무대를 찾은 그녀의 눈빛은 절실해 보였다.
굳어진 습관들 때문에 샤넌은 여러차레 탈락의 위기에 놓였다. 대중 속에 각인된 이미지를 지우고 가수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남보다 몇 배 더 노력이 필요했다. 그럴 때마다 악바리 같은 근성으로 지적받은 부분을 고쳐내며 심사위원들을 감동시켰다. 결국 TOP4까지 올라 대중에게 다시금 샤넌이라는 이름을 깊게 새겼다.
고작 스무살의 어린 나이에 인생 2막을 연 샤넌. 그녀를 만나 주목되는 다음 행보에 대해 들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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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넌이 걸그룹이라면 어떤 모습일까 궁금해 하는 반응도 있다.
저도 걸그룹으로 (파이브돌스) 준비를 해 봤어요. 장점과 단점이 있는 거 같아요. 제가 욕심이 굉장히 많아요. 파트 욕심이라기보다는 무대를 준비할 때 할거면 제대로 해야하는 성미거든요. 남을 피곤하게 만든달까. 그래서 혼자하는게 조금 더 편한 타입이예요. 솔로가 더 자유로운 면이 있고, 음악적으로도 발전할 수 있는 것 같아요. 장르적으로도 더 오픈돼 있고요.
-영국에서 뮤지컬도 했었고, 오빠들도 해외에서 배우로 활동중인데. 한국에서 가수 활동 하고 싶은 이유?
유튜브를 통해 우연히 소녀시대의 'Gee' 뮤직비디오를 봤는데 너무 신선했어요. 뮤비도 그렇고 춤이나 음악 장르도 특이해서 찾아보다가 보아 선배님 것까지 보게 됐어요. 이런 음악을 하고 싶다, 도전을 해보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그 뮤비 덕에 결국 여기까지 오게된 거 같아요. 또 엄마가 한국인이시고, 저도 한국사람이니까요.
-오디션 과정이 쉽지 않았을텐데 누가 가장 힘이 돼줬나?
잘 모르겠어요. 주위에 기대는 편이 아니거든요. 음... 스스로에게 많이 기댄거 같아요. 기본적으로 부모님이나 친구한테 기대겠지만, 디테일하게 설명할 수 없는 부분들이 있죠. 자기와의 싸움인거잖아요.
-끝났다는 해방감도 있을텐데 제일 하고 싶은건?
제가 작사·작곡을 하고 있어요. 'K팝스타6' 쉬는 날에 조금씩 했는데, 이제 다 끝나고 나만의 시간을 조금 가질 수 있어서 작업에 집중하려고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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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한텐 그게 노는 거예요. 저희집은 가족들이 다 같이 세션을 만들어서 랜덤으로 플레이하고 맞춰서 노래를 부르거든요. 그렇게 자라선지 저는 음악으로 스트레스를 풀어요. 엄마가 안타까워하세요. '음악 때문에 스트레스 받는데 음악으로 푸는게 말이 되냐'고 하시죠. 하하.
-다음 앨범은 어떤 스타일? 'K팝스타6' 출연 후 첫 앨범인데.
아직 구체적으로 얘기된 것은 없지만 작업 들어가면 제 의견을 많이 내려고 해요. 아직 저에대해 100% 다는 모르겠어요. 더 해봐야 알 것 같아요. 하지만 이번에 귀여운 느낌보다는 화려하고 걸크러쉬 스타일이었으면 좋겠어요. 대중들이 들었을 때 공감이 가는 앨범을 만들고 싶어요.
-'K팝스타'를 통해 정체성을 찾고 싶다고 했었는데 답을 찾았나.
예전엔 무대에 올라도 이도저도 안 되는 느낌이었어요. 억지로 한다는 느낌이었죠. 심사위원들도 '노래는 완벽한데 감정이 안 들어가서 기계같다'는 말을 많이 했어요. 저 또한 저만의 색깔(느낌)이 없는거 같아서 도전을 한거거든요. 과거에는 무대에 대한 완벽주의가 있었는데 그게 오히려 독이 됐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있는 그대로만으로도 충분하다는 것을, 내려놓는 법을 알게됐죠.
ran613@sportschosun.com, 사진=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