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조선 최보란 기자] 예능이 일상에 지친 시청자에게 위로를 건네고 있다.
|
여행 예능이 대세다. '걸어서 세계속으로' 처럼 다큐멘터리에서 각광받던 여행이 KBS 2TV '해피선데이-1박2일'과 같은 리얼 여행 버라이어티의 인기 등에 힘입어 예능에서 사랑받기 시작했다. 당시에는 예능에서 그 자체보다는 멤버들의 복불복 미션 수행과 게임 과정을 포인트로 삼았다.
목적도 방식도 다양한 여행 프로그램을 통해 시청자들은 일상탈출의 대리만족을 얻는다. TV를 통해 해외의 풍광을 즐기고 그곳의 음식과 문화를 간접 체험한다. 단순히 보는 데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예능에서 소개한 여행지와 맛집 등을 직접 찾아가는 시청자도 늘면서, 이들 프로그램이 바쁜 현대인들에게 정보 제공의 역할까지 하고 있다.
|
나영석 PD는 이 같은 일탈 예능의 선두주자로 꼽힌다. 그는 누구나 한 번쯤 꿈 꿔 봤을 법한 배낭여행, 시골살이, 그리고 해외에서 살아보기 등의 과정을 단계별로 예능에 담아내며 소개해 왔다. 여행이라는, 일상 탈출의 가장 기본적인 소재를 힐링으로 승화시킨 나 PD는 한 발 앞서가며 또 다른 로망들을 예능에 담아내고 있다.
시골로 내려가 자급자족으로 하루 세끼를 해결한다는 tvN '삼시세끼'는 이전에는 전혀 없던 다큐적 성향이 강한 예능이었고, 기대보다는 '과연 재미있을까'란 우려가 컸다. 그러나 일상에 지친 시청자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나PD는 꿰뚫어 봤다. 시골살이에 대한 시청자들의 로망을 정조준한 '삼시세끼'는 이후 스핀오프인 어촌편까지 선보이며 큰 인기를 얻었다.
나PD가 보여준 힐링의 결정체는 바로 '윤식당'이다. '윤식당'은 신구, 윤여정, 이서진, 정유미가 인도네시아 발리의 인근 섬에 작은 한식당을 열고 운영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복잡한 도시를 떠나 파라다이스 같은 곳에서 작은 한식당을 열게 된 이들의 특별한 일상은 여행과는 차원이 다른 설렘과 긴장감을 유발하고 있다.
|
일상을 벗어나는 개념을 넘어, 예능은 이제 로망을 실현하는 사람들의 이야기에 집중하고 있다. 오는 4월5일 오후 8시20분 첫 방송을 앞둔 tvN '주말엔 숲으로'는 도시 생활에 지친 주상욱-김용만-손동운, 세 남자가 자연으로 떠나 그곳에서 만난 신 자연인과 함께 생활하며 자신만의 '욜로'(YOLO) 라이프스타일을 찾아가는 프로그램이다.
'욜로'란 '인생은 한 번뿐이다'를 뜻하는 You Only Live Once의 앞 글자를 딴 용어로 현재 자신의 행복을 가장 중시하여 소비하는 태도를 말한다. '주말엔 숲으로'는 이 '욜로'를 전면에 내세워 한 번 뿐인 인생을 로망껏 살아보고자 하는 사람들의 진솔한 일상을 소개한다.
'주말엔 숲으로' 또한 각박한 일상을 탈출하고 싶었던 연출자의 '로망'에서 시작된 프로그램이다. 이종형 PD는 "처음에는 주중에 도시에서 열심히 일을 하고 주말에 자연에 가서 쉬고 싶다는 생각을 하다가 '로망껏 살아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고, 거기에 어울리는 키워드가 바로 '욜로'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시작된 프로그램"이라고 기획 배경을 밝혔다.
김용만은 "어렸을 때는 미래를 준비하며 살아야한다고 들어왔는데, 이제는 하고 싶은 것을 하면서 살자는 생각으로 많이 바뀌었다는 것을 알았다"고 말했다. 현대인의 삶에 대한 달라진 태도 또한 이 같은 힐링 예능이 유행하고 있는 이유의 하나임을 드러낸다.
ran613@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