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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할리우드에서 공포물 단골 소재로 등장하는 하우스 미스터리. 드디어 국내에서도 배우 김윤진의 손에서 그럴듯한 하우스 미스터리가 탄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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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진은 극 중 남편과 아들을 살해한 범인으로 몰린 40대 여자 미희를 연기했다. 평범한 가정주부이자 두 아이의 엄마였지만 어느 날, 상상도 못 한 살인사건이 집 안에서 벌어지고 급기야 아들과 남편을 살해한 혐의로 30년 형을 선고받는 극한의 인물로 변신한 그는 25년 후 병보석으로 풀려난 미희를 표현하기 위해 쉽지 않은 노인분장을 선택했다. 그간의 고된 수감생활을 증명하듯 늙고 주름진 노쇠한 60대 미희로 변신했고 여기에 후두암 설정까지 더하며 그날의 사건 이후 만신창이가 된 처절한 미희를 완성했다. 실제로 김윤진의 많은 고민과 연구로 캐릭터가 완성됐음이 영화 곳곳에서 드러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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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충무로의 엑소시즘 호러물의 새 지평을 연 '검은 사제들'(15)의 장재현 감독이 직접 갱을 맡은 '시간위의 집'은 이런 장재현 감독 특유의 엑소시즘 활용법이 여과 없이 녹여져 재미를 부추긴다. 특히 영화 중반 기이한 일들의 원인을 알기 위해 미희가 부른 무당 만신(박준면)의 퇴마 의식은 충무로에서 파격적인 시도로 기억될 전망. 눈을 감은 미희의 시점으로 카메라가 이동, 약 56초간 암전되는데 이때 오직 소리로만 주변 상황을 풀어 보는 이, 그리고 듣는 이에게 극한의 공포를 느끼게 만든다. 등골이 오싹한 것은 물론 솜털까지 바짝 서게 만드는 명장면. 관객에게 '무섭더라도 반드시 소리에 집중해야 한다'라는 임대웅 감독의 미션이 주어지는 대목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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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듯 충무로에 새로운 장르를 개척한 하우스 미스터리 스릴러 '시간위의 집'. 다만 최 신부 역의 옥택연과 아역배우들의 2% 부족한 연기, 몇몇 공포에 치중해 엉성해진 스토리 얼개는 아쉬움을 남기기도 하지만 분명한 건 '시간위의 집'은 최근 극장가에 우후죽순 넘쳐나는 흔한 범죄물에게 일침을 가할 새로운 돌파구라는 점. 과연 비수기 극장가에 '신간위의 집'의 새로운 시도가 통할지 영화계 안팎의 관심이 쏠린다.
한편, '시간위의 집'은 김윤진, 옥택연, 조재윤, 이한위, 박준면 등이 가세했고 '실종: 택시 납치 사건' '무서운 이야기' '스승의 은혜'를 연출한 임대웅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오는 5일 개봉한다.
soulhn1220@sportschosun.com 사진=영화 '시간위의 집' 스틸 및 포스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