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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초점] '윤식당', 여행보다 설레는 살아보기의 미학

최보란 기자

기사입력 2017-03-31 15:26



[스포츠조선 최보란 기자] 나영석 PD의 예능이 '여행가기'를 넘어 '살아보기'로, 더 설레는 힐링을 선사한다.

지난 24일 tvN '윤식당' 첫 방송에서는 따뜻한 남쪽나라 파라다이스에서 작은 한식당을 오픈한다는, 누구나 한 번은 상상했을 법한 꿈 같은 이야기가 막을 올렸다.

푸른 바다와 이국적인 풍광이 시청자들에게 여행 욕구와 설렘을 불러 일으켰다. 동시에 메뉴를 선정하고, 직접 요리를 배우고, 시장 조사를 하는 등 상상을 실행에 옮긴 이들의 모습이 시청자를 몰입하게 했다.

'꽃보다' 시리즈부터 시작해 '삼시세끼'를 거쳐, '신서유기', '신혼일기' 그리고 '윤식당'에 이르기까지. 나PD 예능은 즉흥적인 배낭여행부터 시골살이와 해외살이까지 시청자의 상상이 현실이 된다. 누구나 한 번쯤 꿈 꿔 봤을 법한 배낭여행, 시골살이, 그리고 해외에서 살아보기. 마치 오랜시간 준비하기라도 한 것처럼 이 과정은 차근차근 진행됐다.

나PD는 앞서 할배, 누나, 청춘과 함께 시청자들을 여행의 세계로 안내했다. "여행은 일상의 반대말이라고 생각한다. 일상에서 잊고 있었던 부분들을 여행을 통해 깨닫게 되기 때문에 여행 프로그램을 하게 됐다"는 나PD의 말처럼 일상에 지친 시청자에게 여행지의 풍광은 힐링이었고, 그 안의 크고 작은 에피소드는 웃음을 안겼다.

여행이라는, 일상 탈출의 가장 기본적인 소재를 힐링으로 승화시킨 나 PD는 '자급자족'이라는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그는 '삼시세끼' 시리즈를 통해 농촌과 어촌이라는 환경 속에서 오직 하루 세끼를 해결하는 과정을 예능으로 풀어냈다. 텃밭 채소로 낯선 시골살이를 헤쳐 나가던 출연진은 이후 직접 농사를 짓고 배를 타고 나가 물고기를 잡을 정도로 발전했다.


'삼시세끼'가 단순히 하루 세끼를 해결하는 과정으로 시골 생활의 어려움을 압축해 보여줬다면 '신혼일기'는 이를 좀더 총체적으로 풀어냈다. 서로에게 적응해 가는 신혼을 시골생활에 익숙해져 과정과 연결시켰다. '삼시세끼'가 한 번 가서 3~4일 정도 촬영, '시골생활 체험기' 정도였다면 '신혼일기'는 가을부터 준비를 시작해 강원도 인제에서 겨울을 나는 부부의 일상을 통해 '시골에서 살아보기'로 이야기를 확대했다.

텃밭은 농사가 되고, 통발은 직접 배를 몰고 나가는 바다낚시가 됐다. 그리고 나PD가 이제껏 펼쳐 온 이야기는 이제 '해외에서 자급자족으로 살아보기'로 다시 한 번 폭이 넓어진다. 출연진에게 주어진 미션은 당장의 먹거리를 마련이라는 수준을 넘어 해외에서 직업을 갖고 그곳의 일상을 누려보는 것으로 한층 확대됐다.


복잡한 도시를 떠나 파라다이스 같은 곳에서 작은 한식당을 열게 된 이들의 특별한 일상은 여행과는 차원이 다른 설렘과 긴장감을 유발한다. "노년을 이렇게 보내는 것도 좋을 것 같다"는 신구의 지나가는 한마디가 시청자의 마음에 쏙 박힌다.

만약 '윤식당'이 '꽃보다' 시리즈처럼 발리 여행기에 그쳤다면, 혹은 '삼시세끼'처럼 자급자족 식생활에 그쳤다면 이를 넘어선 감동을 주기 어려울 것. 나PD는 한 번에 높이 탑을 쌓는 대신, 낮은 곳에서부터 아주 조금씩 흙을 더해 탑을 다져 올리고 있다.

여행과 체험을 넘어 '살아보기'라는 화두로 시청자들의 로망을 정조준 한 '윤식당'. 도저히 재미 없을 수가 없을 듯하다.

ran613@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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