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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W미리보기②] 17FW 서울패션위크, 짚어야 할 관전포인트 넷

전혜진 기자

기사입력 2017-03-27 16:37


사진제공=서울패션위크

[스포츠조선 전혜진 기자] 국내 패션계 최대의 축제인 2017 F/W 헤라서울패션위크가 오는 27일부터 4월 1일까지 서울시 동대문 디자인플라자(DDP)에서 개최된다. 2000년 서울컬렉션으로 첫 발을 내디딘 후, 16년이라는 세월 동안 서울패션위크는 국내 디자이너와 패션인의 축제의 장으로 기능했다. 한류를 따라 K-패션의 세계적 관심 또한 커지는 상황에서 글로벌 시장에 K-패션의 존재감을 드러내고 관심을 집증시키는 창구 역할을 맡기도 했다. 특히 2015년부터는 총감독제를 도입, 디자이너 출신의 정구호가 서울패션위크를 이끌었고 네 시즌을 거치는 동안 축제는 양적, 질적인 변화들을 거듭했다. 이번 시즌은 정구호 감독의 임기가 마무리되는 시점이자 그의 2년 플랜이 꽃을 피우게 될 시기다. 마지막 정구호 호 서울패션위크의 관전 포인트를 네 가지로 나눠 분석해 봤다.


텐 소울 디자이너의 모습(제공=서울디자인재단)
[내실을 단단하게 다져라, 디자이너의 힘 강화]

정구호 총 감독은 국내 디자이너들을 글로벌 무대에 알리는 데 주력했고, 실제로 국제무대로 뻗어 나가는 디자이너들의 수는 매년 늘어나고 있다. 지난 시즌 도입한 디자이너 글로벌 육성 사업인 '텐 소울(Seoul's 10Soul)'의 블라인드니스(BLINDNESS) 신규용 디자이너는 지난 시즌 서울패션위크를 방문했던 이태리 보그 수석에디터 사라 마이노에추천으로 아시아인 최초, 권위 있는 패션 신인상인 2017 루이뷔통 모에 에네시(LVMH) 프라이즈의 우승 후보에 올랐다. 한현민 디자이너의 뮌((MUNN) 역시 2017 S/S 컬렉션으로 파리 중심부의 쇼룸로미오(Showroom Romeo)에 입점했고 울마크(Wool Mark Prize) 대회 아시아 지역 1위를 차지하는 성과를 냈다. 그밖에도 텐소울 프로젝트는 지난해 6월 프랑스 파리에 이어 9월 이탈리아 밀라노의 편집숍 엑셀시오르(EXCELSIOR)에서 글로벌 프레스 및 바이어 등 200여 명의 해외 패션 업계 인사들을 초대해 행사를 열었고 글로벌 팝업스토어 오픈도 대기 중이다.

정구호 총감독은 역량 있는 국내 디자이너들의 글로벌 홍보를 더욱 강화할 것을 예고했다. 신진 디자이너 패션쇼는 물론 뉴욕, 런던, 파이 등 대표 백화점의 선임 바이어들이 참석한 1:1 매칭 형태의 트레이드쇼(수주상담회)를 연다. 또 명예 디자이너와 베스트 디자이너, 베스트 신진 디자이너를 선정하는 등 어워즈를 통해 패션 디자이너들의 긍지를 향상시킨다. 2017년 하반기에는 시제품 제작비 지원을 강화하며 신진 디자이너들이 역량을 맘껏 펼쳐 보이는 데 뒷받침이 될 의지를 피력했다.


정구호 총감독. 사진제공=서울패션위크
[결국 세일즈로 이어져야 한다, 시스템 구축]

서울패션위크가 글로벌 패션위크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결국 세계 시장에서 우리 옷이 많이 팔려야 한다. 보통 한 시즌의 패션위크에 바이어 1,000명 정도가 방문해야 수주가 성공적으로 이뤄지는 데 비해, 우리나라는 300~500명 단위에 그친다. 정구호 감독은 지난 8일 열린 2017 F/W 서울패션위크 기자간담회를 통해 "마이테레사닷컴 등 글로벌 온라인 편집숍 바이어 초청을 확대하고, 바이어 및 해외 프레스 160여명을 초청했다. 네트워크를 지속적으로 구축하고 해외 홍보 내실화에 더욱 집중할 것"이라며 국내 브랜드가 더 많이 노출될 수 있도록 돕는 홍보 플랫폼 역할을 강화할 의지를 피력했다. 이번 시즌, 실제 해외 유수의 매거진 프레스 20명과 바이어 140명 등이 참석을 확정지었다. 규모는 시즌이 거듭할수록 늘고 있다.


사진제공=PLF

사진제공=PLF
또 다양한 기업들과의 코웍(co-work)과 스폰서십 체결을 통해 자생력을 강화해왔다. 2015년 최초로 스폰서 시스템을 도입한 이후 현재까지 아모레퍼시픽 헤라가 타이틀 후원사로 활동하며 운영 체제를 굳건히 했다. 더 나아가 이번 시즌에는 기존 패션관련기업 뿐만 아니라 현대자동차, 네이버, MCM 등 10개 이상의 대기업의 후원이 늘어났다. 이를 디자이너들과 연결시켜 에이치에스에이치의 한상혁, 비욘드클로젯의 고태용, 카이의 계한희 등 역량 있는 디자이너들과 현대자동차의 소나타 콜라보레이션 컬렉션을 펼친다. 전야제 격인 27일에는 디자이너 브랜드 푸시버튼과 아시아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캐릭터 브랜드 라인프렌즈의 콜라보레이션 쇼를 진행, 패션 비즈니스의 폭을 넓힌다.

글로벌 홍보 강화와 그 시스템 구축은 장기적으로 더 많은 수주 성과를 내기 위해 필요하다. 정구호는 이러한 경쟁력이 있다면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또한 극복할 수 있다는 뜻을 내비쳤다. 실제 서울패션위크에 참여하는 중국인 바이어의 비율은 60% 정도 되는데, 정 총감독은 "패션위크에 참여하는 중국 바이어 리스트는 지난 시즌과 비교해 변함이 없다. 오히려 참여하겠다는 사람이 늘어났다"며 우려를 잠재웠다.


사진제공=서울패션위크

[패션 피플을 잡아라, 문턱 낮아진 패션 축제]

'그들만의 축제'에 그치지 않겠다는 것이 서울패션위크의 전략이다. 서울패션위크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을 끌어야 만족도가 높아지고 지지를 받게 마련이기 때문. 그동안 시민들이 즐길 만한 부대 행사를 마련해온 서울 패션위크는 이번 시즌 문턱을 더욱 낮췄다.


시민들을 단순히 관람하고 체험하게 하는 데 그치지 않고 주인공으로 내세운다. '영 베스트 드레서' 행사에서는 현장에서 베스트 드레서를 모집한 후, 사진촬영 후 1위를 선정해 매거진 촬영의 기회를 부여한다. 후원사인 MCM의 소품과 방문한 패피들의 스타일을 믹스해 콜라보 촬영도 진행된다. 이 밖에도 디제잉 쇼인 영 패션 나이트(Young Passion Night), 헨드메이드 스트리트 마켓, 수공예 액세서리 소품 마켓, 패션위크 푸드트럭, 5개 디자이너와 뮤지션 팀이 '열정'을 주제로 만들어가는 '5X5' 콜라보레이션 행사 등 훨씬 다채롭다. 혁오밴드와 바저우 쇼가 만나 버스팅 공연을 펼치는 등 신인 디자이너와 영뮤지션이 함께 준비한 '영패션위크(YOUNG PASSION WEEK)'가 어울림 광장을 뜨겁게 채운다. 앞으로도 젊은이들의 참여율이 높다는 서울패션위크만의 특성을 더욱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멘토링 세미나'도 특별하다. 파슨스디자인스쿨 학장 출신인 사이먼 콜린스와 이탈리아 바이어 협회 대표인 마리오 델 올리오, 이탈리아 보그 수석 에디터인 사라 마이노 등이 토론의 장을 마련한다. 전문가와 시민들이 한데 어우러진 교류의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멘토링 참가하는 패션계 인사들, 사진제공=서울패션위크
[IT 강국의 이점, 스마트 패션위크]

이 모든 것을 더욱 견고하게 시스테마이징한다. 정구호는 IT 강국다운 스마트 서울패션위크를 구현할 뜻을 밝혔다.

우선 체계적인 행사를 위해 서울패션위크 앱이 개발된다. 서울패션위크 앱은 바이어 데이터베이스 관리 및 맞춤 부가 서비스 제공과 더불어 일반 관객들의 입장권까지도 앱을 통해 발급 가능한 시스템이다. 방문객 바코드 삽입으로 입출입 관리의 편의성을 향상시키며 바이어 동선 및 관심 브랜드 파악해 다음 시즌 업그레이드를 위한 데이터베이스로 활용된다. 행사 시간표, 쇼룸 정보, 호텔 위치 등 부가서비스로 편의 관련 유익한 정보도 제공된다.


사진제공=서울패션위크
2016년 처음으로 도입한 이후 관객 수 29만1,556명의 성과를 냈던 생중계의 범위는 더욱 넓어진다. 서울패션위크 공식 홈페이지는 물론 동아TV 및 SNS, 네이버 V-live 등 온라인 및 모바일 스트리밍 등 플랫폼이 다양화됐으며, DDP 어울림광장 내에서는 대형 스크린으로 현장 시민과 함께 쇼를 즐기고 공유할 수 있게 됐다. 쇼의 범위 역시 메인인 서울컬렉션 뿐 아니라 제너레이션넥스트 서울 미니쇼까지 중계된다. 더욱 낮은 문턱으로, 넓은 범위의 사람들이 서울의 패션을 즐길 수 있게 됐다.

한편 17 F/W 헤라서울패션위크는 27일 저녁 오프닝 패션쇼로 개막식을 시작, 도합 6일간 패션쇼와 다채로운 이벤트가 펼쳐질 예정이다. 세계 5대 패션위크로 도약할 수 있을지가 걸려 있는 중요한 이 시점. 규모와 퀄리티, 모두를 챙긴 서울패션위크가 될 수 있을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gina1004@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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