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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게임의 과다 결제 방지를 위해 2003년 도입된 '온라인 게임 결제 한도 규제'는 영상물등급위원회와 한국게임산업협회(구 한국인터넷디지털엔터테인먼트협회) 및 게임사 간 임의로 정한 규제로, 온라인 게임의 결제 한도를 성인 월 50만 원, 미성년자 월 7만 원으로 제한하고 있다.
각 게임사들은 게임 출시를 위한 등급을 받기 위해 월 결제 한도 금액을 정해진 선에서 결정해야하며 이를 관리하지 않거나 한도를 초과하여 온라인 게임을 운영하는 경우 과태료, 영업정지 처분까지 받을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온라인 게임 결제 한도 규제'는 현재 강제 규제로 작용하고 있다. 이는 게임사의 직업 수행의 자유(영업의 자유)와 게임 유저의 선택권 및 일반적 행동의 자유라는 기본권의 제한이라고 볼 수 있으며 헌법이 보장하고 있는 영업의 자유를 방해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게임은 악'이라는 잘못된 전제에서 출발한 '온라인 게임 결제 한도 규제'는 전 세계적으로 게임이 도서, 영화, 음악, 만화, 드라마 등과 같이 콘텐츠 산업으로 인정받고 있고 유명 축구 팀이 e스포츠 팀을 창단하거나 인수하는 등 전통 스포츠 시장이 게임에서 출발한 e스포츠에 눈길을 돌리고 있는 현 상황에 어울리지 않는 규제다.
게임사가 정한 게임 과몰입 및 과다 결제 문제의 예방책인 '온라인 게임 결제 한도 규제'는 게임 과몰입과 과소비의 억제를 목적으로 하지만 이러한 목적은 '온라인 게임 결제 한도 규제'의 정당성을 설명할 수 없다. 왜냐하면 일정한 상품이나 서비스에 대한 억제는 개인의 자율성에 맡겨야 하는 것이고 이를 국가기관이 강제적인 규제로 관리해야 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현재 사행 산업인 카지노 산업과 유해성이 입증된 술, 담배과 같은 상품에 대해서는 성인의 구매 판단력을 믿고 월 결제 한도 규제가 존재하지 않지만 온라인 게임에 한해서는 과소비 제한을 목적으로 총액 규제를 부과하고 있다.
'온라인 게임 결제 한도 규제'처럼 온라인 게임 월 결제 한도를 정하고 규제하는 나라는 전 세계적으로 우리나라밖에 없다. 이같은 현황은 아케이드 게임, 콘솔 게임, 온라인 게임 등 동일 산업과 도서, 영화, 음악, 만화, 드라마 등 타 콘텐츠 산업 간의 차별 대우에 해당하며 공정한 경쟁이 불가능한 상황을 초래한다.
최근 한국게임산업협회는 게임물관리위원회와 공동으로 '온라인 게임 합리적 소비문화 정착을 위한 제도 개선 포럼'을 개최했다. 포럼에서는 "결제 한도와 관련한 자율 규제를 적용하고 정부는 이를 지원하는 역할만을 수행해야한다"는 의견을 골자로 자율 규제에 대한 구체적인 실행 계획과 합리적인 유저 보호방안 모색을 위한 토론이 진행됐다.
한 업계 관계자는 "현재 '온라인 게임 결제 한도 규제'는 합리적인 이유나 법적 근거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등급 분류 제도를 통한 실질적인 규제로 작용해 게임사의 시장 진입을 방해하고 사업 활동을 제한하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며 "국내 게임 시장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서는 '게임은 악'이라는 잘못된 인식을 타파하고 좀 더 합리적인 유저 보호방안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글 박해수 / 그림 주상일 겜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