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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박현택 기자] 지난 2015년, 경기도 일산 킨텍스 제1전시관에서는 '2015 무도 엑스포'의 개막식 행사가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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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지 '단골 손님'들에게 최상의 맛을 유지해주고 싶은데, 본인 스스로의 기준에도 미달되는 방송이 전파를 타면 그는 잠을 설친다. 김태호PD는 박수가 터져나온 특집을 마치고도 "완벽하지 않은 방송이 나갔다", "토요일이 두렵다"고 말한 바 있다. '맛집' 주인, 완벽주의자들의 전형적인 성향이다.
그 사이 광희가 군입대하자 애청자들의 시선은 '노홍철의 복귀'에 쏠려 있다. 국가대표 축구팀을 바라보는 국민의 걱정과 같다. 선수 한명이 빠졌으니, 든든한 선수 한명이 돌아와서 뛰어줬으면 하는 바람. 실제로 감독 김태호에게도 노홍철이라는 선수는 매우 요긴한 자원이다.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도 골을 넣어주는 보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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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호 PD는 '2015 무도 엑스포'의 개막식 테이프 커팅 행사에서 자른 테이프 조각을 버리지 않았다. 무표정으로 호주머니 속에 찔러넣으며 그는 무슨 생각을 했을까. 다음은 17일, 김태호 PD와 나눈 일문일답이다.
- 재정비 기간을 마쳤습니다.
재정비 기간에도 그 전과 똑같이 지내왔기 때문에 다시 방송을 재개한다고 해서, 특별히 부담을 느끼거나 떨리지는 않습니다. 단지 '우리가 원래 하던 일을 하게 된' 느낌 뿐 이네요. 7주 동안 '오직 프로그램만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진 것이 행복했습니다.
그런데 제 부모님께서 하루는 '혹시 짤린거냐' 하시더라고요. (웃음) '그게 아니고 재정비하면서 준비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씀 드렸음에도, 방송을 안하니까 불안하다 하시더군요. 사실 PD인 나는 전혀 불안하지 않았습니다. 당장 이번 주, 다음 주부터 빵빵 터뜨리겠다는 것은 아니지만, 2017년, 올해 할 수 있는 큰 그림을 그렸다는 차원에서 마음이 매우 든든합니다.
- 7주간의 재정비, 무엇이 결정되었나요.
본질적으로 '우리가 이 프로그램을 왜 하는가'에 대한 고민이 있었습니다. 부산했던 마음도 다잡고, 멤버들도 '더욱' 친해질 수 있는 시간들을 가졌죠. 최근에는 복도를 걷고 있는데 한 관계자가 '도대체 얼마나 대단한 것을 준비하려고 하는거야?'라고 하시더군요. 기분이 나빴습니다. '무한도전'은 사실 '회의할 시간'을 달라고 애원했다가 그것을 얻어낸 것일 뿐입니다. 그동안의 것을 정리하고, 앞으로의 것을 준비하는 시간이 절실했거든요. 덕분에 월별로 어떤 아이템을 한다' 정도의 큰 그림은 다 그려냈습니다
- 걱정이 있으시다면.
'물론, 현실적인 걱정은 조금 있지요. 우리가 회의하고 준비한 내용들이, 100퍼센트 녹화장에서 실현되지 않는 가능성도 있으니까요. 큰 걱정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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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확한 답이 나오지는 않았지만, 멤버 충원 문제를 고민하고 있습니다. '어떤 사람이 좋을까' '누가 적임자일까'하는 회의를 하고 있지요. 결국은 누군가 들어와야 합니다. 5명 체제는 멤버들도 금방 지치고, 제작진도 힘들거든요. 다만 광희가 군대를 가자마자 장황하게 새 멤버 문제를 이야기하는 것은 예의도 아니며, 그럴 시기도 아닌 듯해요.
- 광희 송별회는 있었나요.
광희가 본인을 향한 몰래카메라를 상당히 의식하고 예상하고 있더군요. (웃음)그래서 못했습니다. 프로그램 안에서 작별 인사를 했지만, 거창하게 '광희 송별 특집'이라 할 만한 것은 없었습니다. 그냥 촬영이 끝나고 다같이 밥도 여러 번 먹고, 입대 전날에도 만나서 시간을 보냈죠. 당일에는 멤버들이 촬영도 있었고, 제작진은 답사가 예정되어 있었기 때문에 훈련소로 갈 순 없었고요.
- 첫 시작을 '하나마나 특집'으로 정한 이유는요.
재정비 기간동안 멤버들끼리 상의하고 격의없이 의견을 주고받는 과정에서, 그 모습이 참 재밌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래서 그것부터 보여 드리는 것이 맞을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이번 주는 시동을 거는 의미가 될 것 같아요.
- '국민내각' 특집이 크게 화제가 되었습니다.
'국민의원'이라고 불러도 좋을 것 같은데요. 재정비 기간동안 공지를 보신 시청자들께서 1만 건이 넘는 의견을 보내주셨습니다. 그것 들을 국회의원 사무실로 보내서, '현존하지 않으면서 가치있는 의견, 발의가 될 만한 것' 들을 선별했죠. 이후 200명과 함께 실제 법으로 발의할 만한 것을 논의하는 녹화를 최근 진행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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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의 중입니다. 가요제를 대하는 멤버들의 태도를 다시 생각해 보고 있어요. 예전에는 멤버와 뮤지션이 '함께 노래를 만드는' 느낌이었는데, 어느덧 '해온 것'을 검사하는 느낌이 다소 들더라고요. '이거 좋은데, 이거 괜찮다'라고 말하는 것은 우리가 기획한 '가요제'의 원래 의미하고는 달라서요.
- 대중은 최근, '웃을 일'이 없었습니다.
오직 한 예능프로그램의 PD로서만 본다면, 재정비 기간을 가지길 잘 했다는 생각도 들었어요. 정치적 문제가 블랙홀 처럼 모든 관심과 이슈를 삼켰으니까요. 대선까지도 이런 경향이 유지되지 않을까요. 하지만 어쩔 수 없습니다. 열심히 노력해야지요.
- 멤버들의 마음가짐은 어떤가요.
박명수씨가 최근 촬영장에서 이런 말을 하더군요.'웃겨라, 그리고 웃긴 만큼 만 받아가라'고요. 의미 있는 말이었습니다. 최선을 다해서 웃기겠다는 의욕들이 가득합니다. 멤버들도 똘똘 뭉쳐 있고요.
- 마지막으로 시청자들께 한마디.
간단하게, "우리 소임을 다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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