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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이슈] '털고가겠다' 홍상수·김민희, 9개월만에 침묵 깬 이유

조지영 기자

기사입력 2017-03-13 17:28


홍상수 감독과 배우 김민희가 13일 서울 건대 롯데시네마에서 열린 영화 '밤의 해변에서 혼자' 언론시사회에서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밤의 해변에서 혼자'는 배우 영희가 유부남 영화감독과 사랑에 빠지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건대=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7.03.13/

[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지난해 '불륜설'에 휩싸인 홍상수 감독과 배우 김민희가 1년 여간의 침묵을 깨고 공식석상에서 연인 관계임을 인정했다.

13일 오후 2시 서울 광진구 자양동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에서는 홍상수 감독이 연출하고 김민희가 주연을 맡은 영화 '밤의 해변에서 혼자'(홍상수 감독, 영화제작전원사 제작)의 언론·배급 시사회가 열렸다. 지난달 김민희가 이 영화를 통해 베를린영화제 은곰상(여우주연상)을 수상한 뒤 국내 상영 일정이 잡히면서 두 사람이 시사회에 나타날지 영화계와 팬들이 함께 주목한 터였다. 두 사람은 일각의 예상을 깨고 참석을 결정했다.

이 자리에서 홍상수 감독은 그간 논란이 됐던 김민희와 관계에 대해 "이야기할 자리가 맞는지 모르겠지만 우리 둘 다 모두 진솔하게 사랑하고 있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그는 "이 자리를 하기까지 고민이 있었다"면서 "정상적으로 영화를 만들었으니까 기자들과 만나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책임질 부분은 책임지겠다"고 말했다..

이어 극 중 유부남 영화감독 상원(문성근)과 사랑 때문에 일을 쉬게 된 여배우 영희 역을 맡은 김민희는 "우리는 만남을 귀하게 여기고 믿고 있다. 진심을 다해서 만나고 사랑하고 있다. 내게 놓여진 상황을 겸허히 받아들이겠다"고 덧붙였다.

그렇다면 홍상수 감독과 김민희는 왜 하필 지금, 이 혼란의 시점에 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내 '불륜 관계'를 밝히기로 한 것일까.


홍상수 감독과 배우 김민희가 13일 서울 건대 롯데시네마에서 열린 영화 '밤의 해변에서 혼자' 언론시사회에서 "우리는 사랑하는 사이다" 라고 말하고 있다. '밤의 해변에서 혼자'는 배우 영희가 유부남 영화감독과 사랑에 빠지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건대=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7.03.13/
먼저 영화계에서는 두 사람의 파격 행보에 대해 한국 여배우 최초로 은곰상을 수상한 김민희가 결심의 가장 중요한 이유로 보인다는 견해를 보이고 있다. 세계 3대 영화제로 꼽히는 베를린영화제에서, 그것도 여배우로서 최고의 영예인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것은 충무로 영화사에 기록할만한 성과인데, 이를 논란으로 감추고 덮기엔 너무 아쉬운 처사라는 것이 이번 결심을 움직이는 큰 원동력이 됐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영화 속에서도 현재 김민희의 상황을 대변하는 듯 "재능이 너무 아깝다" "연기를 계속 해야해"라는 등 대사가 영화 내내 이어지고 있다.

또한 두 번째 이유로는 영화 홍보를 위한 선택이라는 것. 비록 다양성영화로 시작한 '밤의 해변에서 혼자'이지만 흥행 여부를 완벽히 저버릴 수 없다는 게 현재 영화계 입장이다. 지난해 불륜설 직후 개봉한 홍상수감독의 '당신자신과 당신의 것'(16)이 불륜설에 직격탄을 받으며 흥행 참패라는 굴욕을 안겼는데, 이번 신작만큼은 피해를 최소화해보겠다는 의지가 담겨있다는 것. 인터뷰까지는 아니지만 국내에 첫 공개되는 자리인 시사회를 통해서나마 자신의 영화를 소개하겠다는 홍상수 감독과 김민희의 노력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마지막으로 주변 지인들의 간곡한 설득 때문이라는 의견도 상당하다. 베를린영화제에서 연기력을 입증받고, 세계적으로 연출력을 입증받은 두 사람이지만 그럼에도 지울 수 없는 낙인이 돼버린 불륜설. 이대로 묻히기엔 아쉬운, 끝없이 추락하는 홍상수 감독과 김민희의 최악의 상황을 막아보려는 지인들의 노력이 이번 시사회 참석을 만들어 냈다는 추측도 있다. 그들만 사는 세상이 전부가 아니라는 주변의 설득이 두 사람을 음지에서 양지로 이끌었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 모든 조건이 홍상수 감독과 김민희의 마음을 바꾸는 계기를 마련하기도 했지만 그보다 앞서 '영화는 영화일 뿐'이라는 홍상수 감독의 연출 소신 역시 이번 공식 석상을 참여하게 된 이유가 되기도 했다.


서로의 관계에 대한 명확한 답을 내린 홍상수 감독과 김민희. 하지만 이후에도 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밤의 해변에서 혼자' 내용은 시사회전부터 공분을 일으키기에 충분하다. '밤의 해변에서 혼자' 측이 공개한 시놉시스에는 '외국 어느 도시, 여배우인 영희(김민희)는 한국에서 유부남 감독 상원(문성근)과의 만남이 주는 스트레스를 이기지 못했고 결국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다 포기하는 길을 택했다. 그게 자신의 순수한 감정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라 여겼다. 상원은 이곳으로 온다고 했지만, 영희는 상원을 의심한다. 이후 지인 집에서 점심을 먹고 같이 해변으로 놀러 간다. 자신을 이해하지 못할 거 같은 선배 언니(서영화)에게 '그 사람도 나처럼 지금 나를 생각하고 있을까?'라며 묻는다. 다시 한국의 강릉으로 돌아온 영희는 지인 몇 사람과 함께 불편한 술자리를 가진다. 또 그 사람들을 놀라게 하고 싶다. 초연한 척, 거친 척을 하는데 인기가 좋다. 혼자 남은 영희는 해변으로 놀러 가게 된다. 해변은 맘속의 것들이 생생하게 현현하는 곳이고, 그리고 안개처럼 사라지는 곳이다. '사랑은 삶에서 얼마나 중요한 것이어야 할까?'라는 의문을 남긴 영희는 의문에 대해 의미를 알고 싶다'라는 내용이 담겨있다. 마치 홍상수 감독과 김민희가 처한 상황을 그대로 투영한 듯한 스토리다. 영화만으로 두 사람의 사랑에 대한 믿음과 진실함을 충분히 설명할 수 있을 만큼 리얼한 묘사가 담겨있다는 것. 판타지 로맨스가 아닌 리얼 다큐멘터리를 선보인 셈이다.

이렇듯 충격의 연속인 '밤의 해변에서 혼자'가 오는 23일 국내 관객을 만나게 된다. 마침내 입을 연 홍상수 감독과 김민희는 더 큰 광풍을 몰고 온 상황이며 대중은 예상치 못한 인정으로 혼란스러워하는 중. 한 가지 확실한 것은 현재 두 사람의 컨디션으로 볼 때 인정도 부정도 모두 비난을 피할 수 없다는 사실이다. 벼랑 끝에 몰린 홍상수 감독과 김민희의 스크린 등판. 두 사람이 휘두른 양날의 검은 어떤 결과를 유발할지 영화계 귀추가 주목된다.

soulhn1220@sportschosun.com 사진=스포츠조선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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