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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줌人] 디지털 시대에 '40주년' 최백호 노래의 울림이란

박영웅 기자

기사입력 2017-03-12 12:18



[스포츠조선 박영웅 기자] "음악에 대한 본질적인 의미를 깨닫게 된 계기였습니다."

최백호의 데뷔 40주년 앨범 '불혹' 프로듀싱을 맡은 작곡가 에코브릿지는 대선배와의 협업에 대해 이 같이 말했다. 디지털 시대, 모든 소리를 편집으로 만들 수 있는 세상에도 음악 고유의 것은 그대로 가치를 지닌단 얘기였다. 에코브릿지는 "나에게 최백호의 음악은 목소리 하나였다. 톤 자체가 음악"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내 마음 갈 곳을 잃어' '영일만 친구'에 이어 '낭만에 대하여'까지 인상적인 히트곡으로 음악인생 40년을 보낸 최백호가 새 음반을 발표했다. 새 앨범은 '사랑, 이별, 외로움을 바닥 끝에 내려놓겠다'는 의미에서 '불혹(不惑)'이란 타이틀을 붙였다. 그래서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기 보다는 꾸준함을 강조했다. 이 앨범을 통해 에코브릿지, 어반자카파 조현아, 주현미 등과 협업한 그의 음악은 여전히 생생한 활기가 깃들어 있다는 걸 들려준다.

에코브릿지는 "녹음 후에도 많은 걸 만들어낼 수 있는 요즘 시대에 최백호의 노래는 후반 작업을 할 수 없더라. 건드리면 그 느낌이 안 났다"며 "과학적으로도 설명하기 힘든 느낌이었다. 레코딩을 위한 음악, 요즘 음악이 마치 레코딩 예술로 바뀐 듯 한데 반해, 이번 작업은 음악 본연의 가치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계기였다"고 말했다.


에코브릿지(왼쪽)와 최백호
음악은 미지의 세계다. 시간이 갈수록 더욱 그것을 절실히 느끼기에 예전의 노래를 다시 손질하고 곱씹어보는 작업은 쉽지 않은 일이었다. 그 과정에서 만난 음악적 조력자는 프로듀서 에코브릿지였다.

앨범에는 최백호의 자작곡인 '위로'와 '하루 종일'을 비롯해 에코브릿지 등 젊은 작곡가들과 작업한 곡들이 실렸다. 젊은 뮤지션들과의 작업은 늘 배움의 과정이라고 했다. 그는 이미 기타리스트 박주원, 아이유 등의 후배들과 작업한 싱글을 냈고 현재 인디밴드 등과의 신곡 발표도 앞두고 있다.

해외에서는 폴 매카트니, 에릭 클랩튼 등 환갑을 넘긴 뮤지션이 현역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이들의 신보가 차트를 장식하는 현상을 어렵지 않게 본다. 다시 돌아온 그들의 음악에도 20대 시절의 생기가 넘실거린다. 새로운 변화에 경의를 표할 수 있을 만큼 프로페셔널한 음악, 원숙미와 경험 이상의 도전, 시대를 거슬러 노래하고 있다는 것, 그 자체로 존중받을 가치가 있는 '낭만가객' 최백호의 새 음악이다.

마치 LP와도 같은 음악이다. 디지털 음원이 활성화되면서 오디오 시장에서 오히려 아날로그 LP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세상은 점점 스마트해지는데, 아이러니하게도 정작 접해본 적 없는 과거의 아날로그 감성을 그리워한다. 느리게 회전하는 턴테이블에 얹힌 판 위로 바늘이 긁히는 소음이 더해진 LP를 듣고 싶어하는 것처럼. 이미 대중음악이 '소장'에서 '공유'로 가치의 중심이 돌아선 지금, 유독 최백호의 새 음악이 깊이를 더하는 이유다.

hero16@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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