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OCN 드라마 '보이스'가 예성(슈퍼주니어)과 손은서를 활용하는 법이 아쉽다.
예성과 손은서는 '보이스'에서 각각 오현호 순경과 박은수 경장 역을 맡았다. 극 중반까지도 이들의 캐릭터는 개성이 뚜렷했다. 오현호는 미국 해킹 올림픽 1위에 빛나는 골든타임팀 IT 담당 분석관으로 코드 제로 긴급 상황 발생 시 신고자의 신상이나 위치 등을 신속하게 조사해 단서를 제공하는 브레인이었다. 박은수는 여동생의 납치 사건 이후 깨달음을 얻고 골든타임팀에 합류한 분석관이다. 영어 불어 중국어 일본어 러시아어까지 5개 국어에 능통한 엘리트로 차가운 인상과는 달리 따뜻한 마음씨를 지닌 캐릭터였다. 이들은 각자의 능력을 살려 골든타임팀 내에서 사건 해결에 큰 기여를 한 것은 물론 알콩달콩 썸 케미로 틈새 연애 기류를 형성하는,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특히 9회 방송에서는 스토커 사건의 주인공이 되며 존재감을 어필하기도 했다.
그러나 점점 두 사람의 존재감은 희미해졌다. 배우들의 연기나 캐릭터 성격과는 무관하게 PPL 담당으로 전락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예가 바로 서브웨이 PPL이다. 시도때도 없이 등장인물들이 서브웨이 샌드위치를 먹거나 매장에 방문하는 모습이 그려지더니 이제는 대놓고 PPL 영업을 하고 있다. 최근 방송에서는 노숙자 장기 밀매 사건을 해결한 뒤 오현호가 '오늘 나랑 샌드위치 먹지 않을래요'라며 박은수와 함께 서브웨이 매장을 찾는 모습이 그려졌다. 그리고 노숙자들에게 샌드위치를 선물하겠다며 세트가 아닌 단품이라도 괜찮겠냐고 묻기도 했다.
5일 방송에서도 PPL은 이어졌다. 오현호는 통화 중 휴대폰을 떨어트렸다. '보이스' 자체가 스릴러물인 만큼 시청자들도 긴박한 순간이 닥칠 것이라는 긴장을 했던 상황. 그러나 이어진 대사는 "이거 젖어도 되는 핸드폰이에요"라는 PPL 문구였다. 한창 긴장감을 높였던 상황에서 밑도 끝도 없이 튀어나온 홍보성 대사에 흐름은 끊겼고 시청자는 실소를 자아냈다.
'보이스'에서 예성과 손은서는 기대 이상의 연기를 보여주고 있다. 예성은 귀엽고 발랄한 매력으로, 손은서는 반전 매력으로 시청자의 시선을 사로잡는데 성공했다. 그럼에도 제작진은 이들의 분량에 PPL을 몰아주며 캐릭터의 매력을 반감시키고 있다. PPL은 제작비를 메꿀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기 때문에 어떤 드라마에서든 빠질 수 없는 요소이지만, 그를 보여주는 방식에서 조금 더 센스가 있어 캐릭터의 매력을 해치지 않으면 좋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남는다.
silk78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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