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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①] 박경림 "'비스트 마스터' 6개국 진행자 '착각의 늪' 합창"

최보란 기자

기사입력 2017-02-24 14:38



[스포츠조선 최보란 기자] '나에게 빠져 빠져~'

세계적인 미디어 플랫폼 넷플릭스에서 제작한 글로벌 서바이벌 프로그램에서 각국을 대표하는 12명의 진행자들이 박경림의 '착각의 늪'을 부르는 모습을 상상할 수 있을까?

'비스트 마스터 : 최강자 서바이벌'은 한국, 미국, 브라질, 멕시코, 독일, 일본 등 6개국이 경쟁에 참여한 글로벌 시리즈로 24일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다. 퍼스널 트레이너, 스포츠 강사를 비롯해 엔지니어, 헤어드레서 등 다양한 배경을 가진 전 세계 도전자들 108명이 한데 모여 자신의 한계점에 도전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서바이벌이다.

특히 넷플릭스는 6개국에 맞는 현지화 버전으로 각각 제작ㅡ 각국의 유명 진행자 또는 인기 운동선수들에게 시리즈의 해설을 맡겼다. 한국 진행자는 코미디언 진행자 배우 서경석과 박경림이 맡아 흥미진진한 해설을 제공할 예정. 1억명 회원을 보유한 넷플릭스의 야심찬 프로젝트가 베일을 벗기에 앞서, 한국 대표로 활약한 박경림을 만나 그 면면을 엿봤다.

-글로벌 프로젝트인 이번 프로그램에서 한국을 대표하는 MC로 선정됐는데 그 과정은 어떻게 되나?

사실 저도 왜 저를 선정하셨는지 궁금하다. 넷플릭스 코리아 측의 연락을 받고 이번 프로젝트에 대해 알게 됐다. 원래도 '하우스 오브 카드' 시리즈의 애청자인데다, 봉준호 감독님과 함께 '옥자'를 제작한다는 얘기를 듣고 넷플릭스에 관심이 많았다. 그런 곳에서 연락을 받아 놀랐다. 나름의 빅데이터랑 프로필을 수집, 방송 경력 뿐 아니라 기부 등 여러 활동을 검토해 선정했다더라. 나중에 들어보니 제가 잭 블랙과 인터뷰 했던 것도 긍정적으로 봤다고 하더라.


-넷플릭스와 같은 OTT(동영상온라인서비스)의 전망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는 듯한데.

한국에서는 아직은 생소할 수 있지만, 한국 시청자들이 좋아할만한 콘텐츠가 많아진다면 영향력이 커질 것으로 본다. 이제는 찾아보는 시대이기 때문에 넷플릭스 이용자도 점점 많아지지 않을까. 특히 한국과 콜라보하는 프로그램도 늘어나는 추세여서 더욱 입지를 다져가지 않을까.


-각국을 대표하는 진행자들과 만남은 어땠나?

영화 '익스펜더블' 시리즈에 출연한 미국 배우 테리 크루즈와 에미상 수상자인 방송인 카리사 톰슨 등을 실제로 보니 무척 반가웠다. 근데 저보다 서경석 오빠가 대박이었다. UFC 챔피언 앤더슨 실바를 보더니 말을 잇지 못하더라. 오빠의 영웅이라고 하더라. 인증샷을 엄청 찍으셨다. 하하. 처음에는 이런 기획이 가능할까 상상이 잘 안 됐는데, 현장에서 직접 보니 정말 놀라웠다.

-서경석과는 이전에도 같이 진행을 했었지만, 해외에서, 더군다나 한국을 대표하는만큼 서로의 호흡이 중요했을 것 같다.

서경석 씨는 아무래도 깔끔한 진행력이 좋으셔서 서바이벌 중계 쪽으로 정리를 잘 해주셨다. 저는 경기 도중 변수 같은 것을 주로 체크하고 애드리브를 많이 했다. 또 중간중간 나가서 우리나라 팀원들 응원도 많이 했다. 매회마다 플레이어가 달라지기 때문에 출전자를 미리 만나서 격려했다. 단지 진행만이 아니라 코치 겸 치어리더 겸...진행자가 '일당백'이었다. 하하.


-각 나라별로 진행 스타일을 비교해 볼 수 있을까?

이번 기회를 통해 한국 버라이어티 시스템이 대단하다고 느꼈다. '동거동락', '애정만세', 'X맨' 등은 기본 10시간에서 12시간 촬영을 하는데다 카메라도 30대 이상이 투입됐었다. 이번에 미국에서 매일 12시간 녹화로 열흘간 촬영을 진행했다. 저와 서경석 오빠는 익숙하다보니 힘을 적절히 분배해서 부담없이 촬영을 했는데, 외국 진행자들은 초반에 열정적으로 하다가 후반에 다들 지쳐 있더라. 나중에는 다들 한국 부스로 와서 비결이 뭔지 묻더라. 혹시 약이라도 먹느냐고 하도 궁금해해서 "한국에서는 홍삼을 먹는다"고 하고 나중에 홍삼 캔디를 사서 나눠줬다. 하하. 무엇보다 한국 선수들이 너무 잘 해줘서 힘이 안 날 수가 없었다.

-한국 선수들 활약이 어땠는지 좀 소개해 달라.

6개국 중에서 우리나라 선수들이 단연 빛났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 그 분들의 끈기와 기상은 정말 최고였고, 한국의 위상을 충분히 높였다고 생각한다. 사실 체격면에서 이미 해외 출연진들과 차이가 나기에 우리를 신경쓰느 나라가 별로 없었다. 근데 시간이 지날수록 다들 한국을 견제하더라.


-우리팀만의 강점이라던지 인상 깊었던 참가자가 있다면?

월드 아이스 클라이머 우승자부터 체조, 농구, 역도 등 다양한 분야의 스포츠 전문가들이 많이 나왔다. 특수부대원 출신도 있다. 특히 얼음 등반 세계 랭킹에 오른 박희용 선부라는 분이 굉장히 좋은 컨디션을 보여주셔서 기억에 남고, 또 '출발 드림팀'에서 우승을 했던 권태호 씨는 부상을 당해도 끝까지 완주하는 모습이 멋졌다. 그래야 다음에 임하는 선수에게 힘이 된다고 최선을 다하는 모습에 눈물 났다. 우리 선수들은 실력은 기본이고 스포츠 정신과 인성을 겸비했다. 무엇보다 즐길 줄 알더라. 경쟁도 경쟁이지만, 6개국 사람들이 한 자리에 모였으니 좋은 친구도 사귀고 페어 플레이 하고 응원도 하고. 그런 분위기를 한국 선수들이 주도했다. 시청자들도 보시면 굉장히 자랑스러우실 것 같다.

-평소 준비성이 철저하기로 소문났다. 서바이벌 진행은 처음인데 특별히 준비를 한 것이 있나?

게임식의 버라이어티는 많이 했지만 이런 스포츠 서바이벌은 사실상 처음이다. 과거에 했던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은 기승전결이 있는데, 스포츠 서바이벌은 정말 갱없는 드라마라 돌발상황이 많기에 따로 준비를 할 수 없다. 그래서 선수들에 대한 정보를 최대한 알아가려 애썼다. 넷플릭스 쪽에 플레이어의 히스토리와 경력을 많이 요구했다. 그래야 진행할 때 캐릭터를 잘 잡아낼 수 있기 때문이다.


-전에 없던 프로젝트이기 때문에 특별한 에피소드도 있을 것 같다.

사실 제 목소리가 호불호가 좀 갈리는데, '비스트 마스터' 오디오 감독님이 유독 제 목소리를 아름답다고 칭찬 하셔서 기억에 남는다. '뷰티풀 보이스~'라며 섹시한 목소리라고 평해줘 자신감을 더 얻은 것 같다. 마지막날 저한테 꽃도 주셨다. 하하. 정말 고마웠다.

음... 또 제가 기쁘면 막 제 노래 '착각의 늪'을 부르기도 하고 그랬다. 해외 진행자들이 그게 무슨 노래냐고 묻기에, 제 노래라며 '폴링 인 러브~'라고 영어로 조금 바꿔서 알려줬다. 그랬더니 나중에는 오프닝 찍을 때 12명의 진행자가 다 같이 이노래를 부르더라. 경쟁을 하면서도 서로의 플레이어가 잘 해주면 가서 축하하고 그랬다. 진행자들과도 많이 친해졌다. 앤더슨 실바는 한국에 한 번 초대해 달라고 하더라.

-만약 시즌2가 나온다면 출전자로 추천하고 싶은 분들이 있나?

한 번 찍고 오니까 생각나는 분들이 꽤 있다. 우선 샤이니 민호. '출발 드림팀'에서 너무 잘해주지 않았나. 이기광, 윤두준 두 분도 '축구돌'이라 운동신경이 좋을 것 같고, 배우 중에는 tvN '버저비터'에 나오는 이상윤 씨 농구 실력 보니까 잘 하실거 같다. 최근 액션 영화 소화해 주신 지창욱, 현빈, 그리고 비. 너무 많은가? 하하. 이 분들 나오면 정말 최강일 거 같다.

ran613@sportschosun.com, 사진=코엔스타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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