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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유나 기자] '예술'이냐 '도덕'이냐, 그것이 문제로다.
'모든 것'을 잃고 '베를린 여왕' 타이틀을 따낸 김민희를 보는 국내의 시선이 무척이나 복잡하다.
인생사 새옹지마, 김민희가 세계 3대 영화제에서 예술성과 연기력을 인정받아 '베를린의 여왕' 타이틀을 달았다. 하지만 날아오르는 그녀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은 그녀의 도덕성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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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희가 18일(현지시간) 오후 독일 베를린의 베를리날레 팔라스트에서 제67회 베를린국제영화제 폐막식이 열린 가운데 홍상수 감독의 '밤의 해변에서 혼자'에서 열연을 펼친 김민희가 여우주연상 트로피를 들었다.
이는 한국 영화계의 대단한 경사. 베를린 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꿰찬 최초의 한국 배우로 영화사에 기록됐다. 또한 한국 여배우가 세계 3대 국제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받은 것은 2007년 전도연이 칸 영화제에서 '밀양'으로 여우주연상을 받은 이후 꼭 10년 만. 30년 전인 1987년에는 강수연이 '씨받이'로 베니스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바 있기에 김민희의 이번 수상으로 한국 여배우가 3대 여우주연상 타이틀을 모두 가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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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욱이 데뷔 초기 모델 출신으로 연기력 논란 꼬리표를 달고 있던 김민희 개인적인 필모그래피에서도 역대급 인생역전의 결과물이 됐다. 1999년 KBS2 '학교2'로 연기생활을 시작한 김민희는 이후 SBS드라마 '순수의 시대'로 첫 주연을 맡았지만 '발연기' 논란에 휩싸였다. 김민희는 이후 KBS2 드라마 '굿바이 솔로' 부터 영화 '화차'로 연기력에 물이 오르며 인정을 받았고, 지난해 연말 불륜설로 시끄러운 가운데서도 박찬욱 감독의 '아가씨'로 청룡영화제 여우주연상을 수상하며 연기력만큼은 인정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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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국내 '청룡'을 넘어 '베를린 영화제' 여우주연상 트로피를 안고 환하게 미소 짓고 있는 그녀에게 마냥 웃으며 박수를 보낼 수 없는 모양새다. 실제로 수상 기사 댓글에는 축하글 보다는 싸늘한 시선이 담긴 악플이 상당수다. 팬들의 아이러니한 마음과 엇갈린 반응이 그대로 드러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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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영화팬들은 "정말 드라마틱한 인생", "해외 수상이 면죄부 될 수는 없을 것", "연기로 상을 줘야지 왜 다큐에 상을 주느냐" 등의 날선 반응을 보이는 반면 또 다른 네티즌들은 "인성은 인성이고 실력은 실력", "최고의 여배우 자리에 상처내는 논란이 안타깝다", "사생활과 연기는 분리해서 생각하자" 등의 포용하는 의견도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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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현지에서 보여준 김민희와 홍상수의 당당하고 행복한 포즈, 애정을 담뿍 인터뷰도 '베를린 여왕' 타이틀에 생채기를 내고 있다. 김민희와 홍상수 감독은 불륜설 이후 첫 공식석상인 베를린 영화제 레드카펫부터 커플 반지로 눈길을 끌었고, 자연스러운 허리 스킨십과 귓속말 통역 등으로 사랑을 숨기지 않았다. 사전 기자회견에서 홍상수 감독은 "우린 가까운 사이"라고 말한데 이어 김민희는 여우주연상 수상 소감에서 마지막 멘트로 "홍상수 감독님 사랑합니다"라고 눈물 젖은 눈으로 직접 감정을 드러냈다.
수상 직후 다시 자리에 앉은 김민희와 홍상수의 다정한 손깍지도 현지 카메라에 포착됐다. 은곰상 트로피 옆에서 누구보다 행복하고 환한 미소를 보여준 두 사람은 손깍지로 둘만의 세리머니를 보여줬다.
이후 이어진 수상 기념 기자회견에서도 김민희 옆에는 홍상수 감독이 함께했다. 특히 얇은 드레스 차림의 김민희의 어깨에는 홍상수 감독의 수트 자켓이 걸쳐져 있었다. 김민희는 수상 기념 사진 촬영에 여배우의 우아한 드레스 라인을 보여주기 보다는 홍상수 감독의 자켓을 입고 응해 두 사람의 합작품임을 알리는 듯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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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희는 수상 기념 기자회견에서 "이번 작품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진짜 사랑을 찾으려는 모습이었던 것 같다"면서 "가짜가 아니고 환상이 아니고 진실된 사랑을 원하는 여주인공의 모습이었다"고 말했다. 또한 국내에서 자신을 둘러싼 논란을 의식한 듯 "상업적인 영화를 하는 것이 제게 큰 의미는 없다. 배우로서 좋은 감독과 함께하며 배울 수 있는 것이 영광이었다"면서 "(이번 수상이) 향후 어떤 영향을 끼칠지는 모르겠지만 기쁘고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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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회견 내내 김민희 옆에서 그녀를 지키던 연출자 홍상수 감독은 자신에게 온 질문에 답하지 않아 눈길을 끌었다. 홍상수 감독은 "내가 앉아있기는 하지만 그녀(김민희 분)를 위한 자리"라고 영어로 답하며 다른 언급을 하지 않은 채 기자회견을 마무리하며 세계적인 여배우로 우뚝 선 그녀를 바로 옆에서 지키며 끝까지 배려했다.
특히나 수상한 영화 '밤의 해변에서 혼자'가 유부남 영화감독과 여배우의 불륜을 담은 자전적 내용을 담고 있다는 것도 그녀의 연기 캐리어를 완벽하게 인정해주기에는 부담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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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외신들은 두 사람의 불륜 보다는 영화의 작품성과 김민희의 연기력에 집중했다. AP는 "한국의 김민희가 불륜의 끝을 맞은 여자를 연기한 '밤의 해변에서 혼자'로 은곰상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고 담담히 설명했다. 버라이어티 지 역시 "홍상수 감독의 영화 '밤의 해변에서 혼자'의 스타 김민희가 은곰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고 보도했다. 또 할리우드 리포터는 "'어 판타스틱 우먼' 다니엘라 베가의 여우주연상 수상이 거의 확실시됐었는데 결과는 김민희였다"며 놀라움을 표했고 "김민희는 영화의 감독이자 유부남인 홍상수 감독과의 일로 실제 커리어에 논란을 일으켰다"고 이들 관계에 대해 언급하기도 했다.
이 매체들은 앞서 시사회후 앞다퉈 '밤의 해변에서 혼자'를 극찬하며 호평을 보낸 바 있다. 하지만 김민희의 연기를 콕 찝어 극찬한 경우는 할리우드 리포터가 유일했다. 다른 매체들이 "도덕적으로 어떻든 홍상수 감독의 예술성은 인정해야한다"고 보도했을때 할리우드 리포터는 "주연배우 김민희는 관객을 깨어있게 한다"고 평해 여우주연상 가능성을 점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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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도연이 10년째 '칸의 여왕'이라면, 김민희는 새로운 '베를린의 여왕'으로 찬사 받을 높은 자리에 올랐다. 하지만 두 여배우의 행보는 확연히 다를 예정이다. 전도연은 칸 수상 이후 국내 다수의 매체들과 인터뷰로 만나며 쏟아지는 시나리오를 행복하게 받았다면, 김민희는 베를린 영화제 이후에도 해외에서 홍상수 감독과 촬영을 이어가며 국내 활동에 대한 계획은 현재까지 전무한 상태다. '연기력 논란'을 이겨낸 김민희가 향후 도덕적 비난까지 이겨내고 진정한 '베를린 여왕'으로 인정 받을 수 있을 것인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ly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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