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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 남궁민은 제대로 악역을 벗었고 이준호는 완벽히 악역을 입었다.
그리고 이를 연기하는 남궁민은 캐릭터의 매력을 120% 살려주며 그야말로 '하드캐리'의 정석을 보여주고 있다. 시시각각 변하는 표정과 건들거리는 말투, 몸 개그까지 합을 이루며 물 만난 고기처럼 코미디를 선사하고 있는 것. 시청자는 "남궁민의 얼굴만 봐도 웃긴다"며 '한국의 짐캐리'라는 별명까지 줬다. 웃기기만 한 것도 아니다. 촌철살인 어법으로 이 시대 대한민국의 부조리한 사회상을 날카롭게 짚어낼 때는 시청자의 속을 뻥 뚫어주며 평범한 직장인들의 아픔을 어루만져 주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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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역대급 연기를 펼친 만큼 부작용도 있었다. '리멤버-아들의 전쟁'(연출 이창민, 극본 윤현호) 이후 로맨틱 코미디 '미녀 공심이'(연출 백수찬, 극본 이희명)에서도 소탈하고 능글맞은 '현실 남친' 스타일의 인권 변호사 안단태 역을 매력적으로 소화했지만 '리멤버-아들의 전쟁' 만큼 강렬한 모습은 보여주지 못해 여전히 남규만의 그림자가 따라붙었기 때문. 하지만 남궁민은 '김과장'을 통해 악역의 이미지를 완전히 벗어냈을 뿐 아니라 남궁민이라는 배우가 보여줄 수 있는 연기 스펙트럼의 확장을 보여줬다.
하지만 서율은 사랑 앞에 소심한 허당기를 한 번에 보여주며 미워할 수 없는 캐릭터. 거만한 표정과 말투로 독설을 내뱉으면서 음식을 우걱우걱 먹는 모습에 '먹방 악역'이라는 귀여운 별명까지 붙었고 색다른 악역 캐릭터를 완벽하게 그려내고 있는 준호에게는 시청자의 호평이 뒤따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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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이준호가 '김과장'에서 악역을 연기한다 했을 때 걱정의 목소리가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드라마의 성패는 악역의 매력에 달려있다는 말이 있는 만큼 아이돌 출신 배우가 메인 악역을 맡는 일은 드문 일이기 때문. 하지만 이준호는 서율이라는 악역을 그 어떤 악역 보다 매력적으로 소화하면서 이제는 '아이돌 출신'이 아닌 '진짜 배우'라는 명찰을 차게 됐다.
남궁민과 이준호의 하드캐리로 승승장구하고 있는 '김과장'. '김과장'의 상승세가 어느 지점까지 치솟을지 관심이 쏠린다.
한편, '김과장'은 매주 수, 목요일 오후 10시 방송된다.
smlee0326@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