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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유나 기자] "달라도 너무 다른, 이것이 현실 부부의 정석"
시작은 피아노 연주였다. 구혜선의 휴식은 무언가에 '몰입하는 것'. 구혜선은 피아노 연주로 자신만의 휴식 시간을 갖고 싶었다. 안재현은 아내와 함께하고 싶은 마음에 옆자리에 앉아 피아노 건반을 함께 누르고, 노래를 하고, 방해 아닌 방해를 하고 말았다. 구혜선은 결국 피아노 연주를 포기하고 혼자만의 시간을 위해 화장실로 들어갔다. 시간이 지나 구혜선은 기분이 조금 올라갔지만, 안재현이 우울해졌다. 기분이 상한 안재현은 "내 기분은 여보의 기분에 따라가는데 혼자 풀어지면 내 기분이 풀어지느냐"고 토로했다.
두 사람이 스트레스와 갈등을 푸는 방법이 극명히 달랐다. 구혜선은 "갈등이 있었을 때 저는 잠깐의 환기를 시키고 나면 풀어지는데 남편은 그 시간 동안 생각이 증폭되어 있는 편"이라고 말했고, 안재현은 "저는 그 자리에서 풀어야 하는데 구혜선은 자고 나면 잊는다던가 한다. 그게 답답하다. 서로 그럴 때는 각자의 할 일을 한다"고 부부의 갈등 해결 방법을 고백했다.
두 사람의 본격 갈등에 불을 지핀 것은 가사 분담이었다. 구혜선은 "신혼 초기에 정말 힘들었다. 집안 가사일을 내가 다했다"고 토로했고, 안재현은 "자기가 집안 일을 좋아하는 줄 알았다. 그래서 11~12월 가사일은 모두 내가 하려고 하지 않느냐"고 했다. 구혜선은 "나의 결혼 생활이 정리하고 1년 내내 뭐 가져다 버린 것 밖에 없는 기억뿐이어서 힘들었다"고 했고, 안재현은 "나와의 짧은 결혼생활이 최악이었느냐"고 극단적으로 반문했다.
이에 구혜선은 "그렇게 막 가면 안된다. 내가 말하고 싶은 결론은 자기가 변해가고 있다는 것. 그게 고맙다는 것이다. 행복해지려고 결혼했으나 결혼은 현실"이라며 웃었다. 그렇게 두 사람은 대화로 갈등을 풀고 다시 서로를 토닥이며 맛있는 저녁 식사를 준비했다. 간단하게 반주까지 곁들이며 달달한 분위기로 전환했다.
'신혼일기'로 보여준 두 사람의 성향 차이는 극명했다. 구혜선은 "살아보니 저는 반찬 몇개 안 올려놓고 음식을 남기지 않는 것을 좋아하는데 남편은 여러가지를 차려놓고 먹는 걸 좋아하고 요리도 좋아한다"고 말했다. 쿨한 새댁 구혜선은 방귀를 뀌고 싶은 타이밍에 남편 안재현을 쫓아다녔고, 안재현은 그 소리를 듣고 싶지 않아 피해 다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로에 대한 배려가 빛났다. 앞서 두 사람은 배드민턴 게임과 저녁 식사로 달달한 시간을 보냈다. 구혜선이 배드민턴 게임에서 졌기에 설거지와 주방 뒷정리에 당첨됐지만, 예전에 써준 남편 안재현의 거부권을 사용하며 함박웃음으로 끝났다. 안재현은 구혜선의 거부권 사용에 "예전에 선물로 거부권 쿠폰 6장과 심부름권 쿠폰 2장을 아내에게 줬다. 이번에 아내가 쿠폰을 쓰면서 많이 웃었는데 상대방이 웃으면 그것이 최고의 선물인 것 같다"고 말해 사랑꾼의 면모를 여지없이 드러냈다.
구혜선은 온수 보일러가 취약한 시골집의 단점 때문에 남편보다 일찌감치 일어나 샤워를 하고 집안의 불을 피우고, 반려동물들을 산책까지 시킨 후 아침 준비를 시작했다. 안재현은 "나중에 일어났을 때 느껴지는 아내의 배려, 그 분위기가 참 좋고 고맙다"며 마음을 표현했다.
싸운 다음날, 강원도 인제에는 함박눈이 내렸다. 언제 싸웠냐는 듯 산책 나가는 길에 안재현은 "여보가 뽀뽀해주면 안 추울것 같아"라고 말했고, 구혜선은 흔쾌히 입술 뽀뽀에 응했다. 산책도 알콩달콩했다. 구혜선은 안재현의 코도 파주고, 강가 데이트를 하며 행복한 신혼 생활을 만끽했다.
두 사람의 숨겨진 결혼 과정도 공개됐다. 안재현은 사전 인터뷰에서 "사귄지 3개월쯤 됐을 때 구님이 먼저 결혼을 이야기하셨다"고 말했고, 구혜선은 "제가 먼저 제안했다. '결혼해보는건 어때'라고 물어봤고, 남편은 '안해봐서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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