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 '슈퍼리얼리즘(Superrealism): 리얼리즘 이상의 리얼리즘. 하이퍼 리얼리즘이라고도 함'
방송 3주만에 시청률 16%를 돌파하며 파죽지세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KBS2 수목드라마 (연출 이재훈·최윤석, 극본 박재범)에서 TQ그룹 경리부장 추남호를 연기하는 김원해의 사실감 넘치는 연기가 극의 재미를 더해주고 있다.
추남호는 명문대 출신의 한 때는 잘나가는 사원이자 재원이었지만 이제는 자리사수가 인생의 가장 큰 목표가 되어버린 경리부장. 그저 위에서 시키는 대로 고분고분 일하는 게 회사에도 좋고 나에게도 좋다고 생각하는 '복지부동' '복세편살(복잡한 세상 편하게 살자)' 의 대표적 인물이다.
김원해는 탁월한 연기력으로 이 인물을 표정과 말투만으로도 설명이 될 수 있도록 연기하고 있다. 서이사(이준호), 박본부장(동하) 등 힘과 권력을 가진 인물 앞에서 눈치를 살피고 허리 높이까지 달라지는 모습은 이 인물을 특성을 단번에 설명한다. 수염도 깍지 않은 늘 피곤한 표정과 늘 꾸부정한 자세는 스스로를 제대로 살피지 못하는 기러기 아빠이자 일에 치여 사는 이 시대 40~50대 직장인을 그대로 대번한다.
복잡한 일에 전적으로 나서기를 싫어하면서 근심 가득한 후배에게는 조용히 다가가 무슨 일이 있냐고 물어봐주거나 부서원 중 가장 똑 부러지는 에이스 윤하경(남상미)를 살뜰히 챙기는 모습에서는 따뜻함이 뚝뚝 묻어난다.
진짜 그 직업을 가진 사람으로 보이게끔 하는 김원해의 탁월한 연기력은 그가 출연했던 앞선 드라마에서도 돋보였다. 지난 해 10월 인기리에 종영한 tvN 월화드라마 '혼술남녀'(연출 최규식·정현건, 극본 명수현·백선우·최보림)에서는 노량진에 가면 진짜 있을 것 만 같은 공무원 학원 '공시패스'의 원장을 연기했다. 김원장은 돈 되는 강사에겐 폭풍 사랑을 돈 안되는 강사에겐 폭풍 갑질을 해대며 왕처럼 굴지만 학원 확장에 큰 도움 준 처갓댁 앞에선 내시처럼 조아리는 인물로 매일 '쓰윽~ 한잔 어때?'를 외치는 회식 마니아이기도 한 인물.
학원 내 가장 잘나가는 진정석(하석진)에게는 나긋한 말투와 표정으로 어루만지면서도 가장 만만한 민진웅(민진웅)에게는 폭풍 잔소리를 늘어놓는 모습은 '밉상 상사'의 모습 그대로였다. 그러면서도 민진웅 어머니의 부음 소식에 위로로는 다 담을 수 없는 안타까움을 눈빛과 표정으로만 표현하며 가장 마음 아파했다.
지난 해 방송돼 장르 드라마의 새 역사를 썼다고 평가를 받은 웰메이드 드라마 tvN 금토드라마 '시그널'(연출 김원석, 극본 김은희)에서는 형사로 완벽 변신했다. 그가 연기 했던 김계철 형사는 튀는 게 싫어서 튀밥과 튀김은 입에도 대지 않는 딱 중간만 하자는 신념의 소유자로 김윤정유괴사건 당시 딱 한번 튄 게 화근이 되어 장기미제전담팀으로 발령을 받은 인물이다. 후배 차수현(김혜수)보다도 한 계급 낮은 경사를 달고 있는 그는 매번 힘들고 어려운 수사를 자처하는 차수현의 결정에 투덜거려도 항상 차수현을 지지하고 모진일도 마다하지 않는 든든한 조력자였다.
김원해는 특유의 편한한 말투와 자연스러운 연기로 유들유들한 말솜씨 하난 기가 막혀서 동료 형사부터 시장통 똘마니까지 보유한 정보원만 한 트럭은 되는 김형사의 매력을 십분 살렸으며 차수현에게 매번 '오대영 사건 조사하자~'라는 대사를 반복적으로 하면서 '오대양 형사'라는 귀여운 별명까지 얻으며 큰 사랑을 받았다.
'시그널' 김형사부터 '혼술남녀' 김원장, '김과장' 추부장까지, 매번 맡은 캐릭터의 리얼리티를 최대한으로 살린 연기로 주연 만큼의 강한 존재감과 재미를 주는 김원해. 그가 그려나갈 새로운 캐릭터에도 관심과 기대가 모아지는 건 당연한 일이다.
smlee0326@sportschosun.com
'핵꿀잼' 펀펌+'핵미녀' 디바 스포츠조선 바로가기[스포츠조선 페이스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