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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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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배우 남궁민은 못하는 게 대체 뭘까.
KBS2 수목극 '김과장'의 상승세가 심상치 않다. 1월 25일 첫 방송 시청률은 7.8%(닐슨코리아, 전국기준), 2회 방송은 7.2%에 그쳤지만 3회 12.8%, 4회 13.8%, 5회 15.5%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또 9일 방송된 6회는 5회보다 1.2% 포인트 상승한 16.7%의 시청률로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했다. 경쟁작인 SBS '사임당, 빛의 일기'(12%)와 MBC '미씽나인'(4.4%)도 이미 압도적으로 제친 상황. 이에 '김과장'이 언제 시청률 20% 고지를 돌파할 것인지에 관심이 쏠리게 됐다.
이러한 흥행의 중심에는 남궁민이 있다. 코믹함과 체증 뚫어주는 시원한 한 방을 동시에 전해주며 시청자의 혼을 쏙 빼놓고 있는 것.
9일 방송에서도 그랬다. 김성룡(남궁민)은 노조위원장으로 오해받아 납치됐다. 그리고 교섭인으로부터 노조 시위를 취소시키는 조건으로 3억 원을 받았다. 깊은 고민 끝에 김성룡은 의인이 되기로 결심했다. 이미 두 차례 의도치 않은 행동으로 의인 대우를 받으며 그안에 잠들어있던 선한 마음이 조금씩 깨어나기 시작했던 것.
그는 노사면담이 진행되는 회의실로 들어가 "이 베트남 개장수 같이 생긴 인간의 부하가 날 납치했다. 중국 투자자가 눈치채지 못하게 오늘 시위를 접고 노조를 해체시키라고 했다. 그 대가로 준 돈이 3억"이라고 폭로했다. 이후 자신이 받은 3억 원을 회사로 돌려놓으며 사람들의 신임을 얻게됐다.
남궁민의 연기에 팬들도, 일반 시청자도 놀라는 분위기다. 그가 연기 잘하는 배우인 줄은 알고 있었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일단 남궁민은 악역으로 대중에게 자신의 이름을 각인시켰다. SBS '냄새를 보는 소녀'의 권재희와 SBS '리멤버-아들의 전쟁'의 남규만은 지금도 회자되는 역대급 사이코패스였다. 곧바로 이어진 SBS '미녀 공심이'를 통해서는 로맨틱 코미디도 소화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줬다. 여기까지만 해도 이미 대중의 신뢰는 탄탄해진 상태인데 '김과장'에서 보여주고 있는 연기는 놀랍다. 로맨틱 코미디물인 '미녀 공심이'와 오피스 코미디물인 '김과장' 모두 코미디에 근간을 두고 있다. 하지만 '미녀 공심이'의 안단태와 '김과장'의 김성룡은 달라도 너무 다른 캐릭터로 보여진다. 안단태가 능글맞게 웃기면서도 달달하고 다정한 캐릭터였다면 김성룡은 능청스럽게 상황에 대처하는 능력이 뛰어난, 현대 시대를 사는 일반적인 직장인의 모습에 가깝다.
연기도 다르다. '미녀 공심이'에서는 '멋짐'을 연기했다면 '김과장'에서 남궁민은 안면 근육 하나하나, 미세 혈관 하나까지도 움직이는 듯한 버라이어티한 표정 연기로 시선을 사로잡았다. 대사가 없음에도 대사가 들리는 듯한 착각을 불러올 정도로 확실한 표정연기에 그의 입을 통해 나오는 대사도 생생한 생명력을 갖게 됐다. 오죽하면 '베트남 개장수'라는 단어 하나도 엄청난 웃음 포인트로 작용했을 정도다. 그 어렵다는 코미디 연기로 연달아 호평을 받으면서 차별화까지 성공했다는 것은 남궁민이라는 배우의 연기 스펙트럼이 얼마나 넓은지를 입증해주는 대목이다. 1990년대 코믹 대부가 '마스크'의 짐 캐리였다면 2017년부터의 코미디 연기 대표는 남궁민이 될 기세다.
캐릭터와 장르에 구애받지 않는 남궁민의 하드캐리에 힘입어 '김과장'은 갈수록 입소문을 타고 있다. 뜨거운 화제 속에 드라마를 보지 않은 이들조차 '주말에 몰아보고 다음주부터 본방 시청하겠다'는 의견을 내고 있는 터라 그 인기는 점점 뜨거워질 전망이다.
silk78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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