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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출시 2주 맞은 '포켓몬 고'의 의미는?

남정석 기자

기사입력 2017-02-06 09:20



서울 광화문 인근에서 유저들이 '포켓몬 고'를 즐기고 있다. 연합뉴스

국내에 정식 출시된지 2주밖에 되지 않는 '포켓몬 고(GO)'의 열풍이 예상보다 뜨겁다.

위치기반시스템(LBS)과 AR(증강현실)이라는 기술, 여기에 '포켓몬스터' IP가 결합된 '포켓몬 고'는 지난해 7월 미국과 일본, 유럽 등에서 출시되면서 일종의 '신드롬'을 일으킨 바 있다. 국내에는 이보다 6개월이나 지난 지난달 24일 정식 출시됐는데, 한겨울이라는 계절적 한계에도 불구하고 설날 연휴 특수를 제대로 누리며 서비스 이후 1주일동안 무려 698만명(와이즈앱 표본조사 결과)이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 7명 가운데 1명이 즐긴 엄청난 수준이다.

매출에서도 이를 증명하고 있다. 국내 구글플레이와 애플 앱스토어에서 출시 직후부터 5일 현재까지 '포켓몬 고'는 최고매출 2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하루 매출 최대 116억원을 기록하는 등 2개월 가까이 1위를 독주하고 있는 넷마블의 '리니지2 레볼루션'이 없었다면, 이미 출시부터 1위를 찍었을 것이다.

사실 글로벌적으로도 인기가 한풀 꺾인 상태인데다, 특별한 콘텐츠 탑재 없이 설 연휴를 앞두고 갑자기 국내 출시를 발표했을 때 의혹의 시각이 많았다. 게임 개발사인 나이언틱의 데니스 황 디자인총괄이사가 지난달 24일 기자간담회에서 "스타트업 수준의 회사라 한국어와 지도 대응이 늦었다"고 지각 출시를 해명했지만, 지난해 11월 구글의 국내 지도 데이터 반출을 '포켓몬 고' 서비스의 연계가 부각되면서 부정적인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어쨌든 이에 대한 명확한 설명없이 서비스가 시작됐지만, 국내 유저들은 아랑곳없이 게임에 열광했다. 가상의 포켓몬이 출몰하는 곳은 어김없이 사람들이 몰려들고 있으며, '포켓스톱'과 '체육관' 등 포켓몬을 잡을 수 있는 수단이나 대결이 가능한 지역은 일종의 성지가 되고 있다. 문화재청에 따르면 '포켓몬 고' 출시 이후에 경복궁 일평균 입장객이 1월 평균에 비해 37%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포세권'(포켓몬 고와 역세권의 합성어), '포케코노미'(포켓몬 고가 창출한 경제효과) 등의 말이 등장할 정도이다.

물론 이로 인해 잡음이 나기도 한다. 포켓몬을 잡기 위해 열중하다보니 각종 안전사고가 나는가 하면 출입금지 지역을 넘나들면서 민원을 유발하기도 한다. 각 지자체와 경찰청은 단속을 늘리겠다고 나서고 있으며, 게임물관리위원회는 'AR게임 안전수칙' 을 제작해 배포하고 민원전담창구를 운영하기 시작했다.

아직 2주밖에 지나지 않았고, 해외 사례로 봤을 때 열풍은 곧 수그러들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포켓몬 고'의 국내 출시는 한국 게임산업계에 또 한번 신선한 자극을 던지고 있다. 천편일률적인 RPG 위주 개발에만 몰두하고, 확률형 아이템 이외엔 이렇다 할 수익모델이 없는 상태에서 '포켓몬 고'는 향후 게임 개발의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하고 있다.

게임 전문가들은 "10~20대가 열광한 '포켓몬스터'라는 히트 IP가 인기의 근본 원인이지만, 이를 잘 모르는 국내 30대 이상이 전체 이용자의 30%를 차지할 정도로 '포켓몬 고'는 게임의 외연을 넓히는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며 "또 향후 AR, VR(가상현실), IoT(사물인터넷) 등의 플랫폼이 활성화되면서, 교육 문화 의료 관광 등 다양한 분야에서 게임 콘텐츠가 활용될 것은 더욱 분명해졌다. 이에 대한 치밀한 연구개발이 중요해진 시점"이라고 말했다.
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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