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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박영웅 기자] 올 설 연휴에도 아이돌 스타들이 각종 특집 프로그램을 통해 시청자들과 만났다. 바쁜 스케줄에 쫓기는 아이돌은 올해도 어김없이 명절 프로그램에 상당수 동원됐다. 일부 파일럿 프로그램이 신선한 기획으로 인정받은 반면, 동일한 포맷의 반복과 아이돌의 대거 출연으로 인해 피로감 또한 상당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올해는 최우선으로 '안전'을 택했다. 체력적으로 부담이 큰 종목 대신, 체조 부문에 중요도가 쏠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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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상 종목에서도 새로운 스타가 탄생했다. 그룹 스누퍼의 우성은 '육상의 꽃'이라 불리는 60m 달리기 부문에서 2회 연속 금메달을 따냈다. '아육대'를 통해 '체육돌'로 주목받은 새로운 스타 탄생이다. 결승전에 오른 모든 멤버가 7초대 기록을 보유하고 있던 만큼, 치열했던 남자부문 우승은 접전 끝에 우성에게 돌아갔다. 우성은 이 분야에서 3회 출전해 3번의 메달을 목에 걸게 됐다. 아스트로 문빈, 몬스타엑스 주헌 등을 제치고 신흥 체육돌로 우뚝 섰다.
우성은 스포츠조선을 통해 "전날 긴장한 탓에 잠을 못 자서 걱정도 많이 했는데, 마지막에 웃을 수 있어 다행이다"라면서 "다시 한 번 금메달을 획득해서 기쁘고 디펜딩 챔피언이라서 더욱 뿌듯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아육대'에 총 3회 출전해서 3번 다 메달을 따낸 것도 정말 기쁘다. 사실 다른 아이돌 선배, 후배들이 모두 잘 달려서 무섭기도 했는데, 피니쉬 자세를 생각하고 뛴 게 큰 도움이 된 것 같다"면서 "연습하는 내내 힘들기도 했지만 응원해주시는 분들이 있어 더 잘 할 수 있었다. 앞으로도 명절 달리기는 제가 지키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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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돌 육상 여왕도 바뀌었다. 그룹 H.U.B의 루이는 60m 여자 달리기 경기에서 9.06초라는 기록으로 금메달을 거머쥐었다. 루이는 '아육대'를 위해 2달 동안 연습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그룹 H.U.B도 덩달아 주목받게 됐다.
'아육대'는 대대적인 변화로 시청률도 보상받았다. 최근 2년 사이 시청률 하락에 시달렸던 것이 사실. 화제성은 높지만 한때 시청률 20%도 넘봤던 프로그램이었으니 존폐 기로에 놓이는 것이 아니냐는 시선도 있었다. 31일 시청률 조사기관 TNMS에 따르면 지난 30일 오후 방송된 '아육대' 2부는 12.2%(수도권 기준)의 시청률을 나타냈다. 이로써 이번으로 14회째를 맞았던 '아육대'는 명실상부한 명절 간판 프로그램임을 다시 한 번 입증했다.
사실 '아육대'처럼 아이돌 가수들이 대거 출연하는 명절 체육 프로그램은 양날의 검이다. 신인 가수들은 한 번이라도 얼굴을 알리기 위해 출연하길 희망하기도 하지만 일부 명절 프로그램의 경우 사전에 쏟아 부어야 할 시간과 노력 또한 만만치 않은 것이 사실이다. 실제로 '아육대'에 출연하기 위해 많은 아이돌 가수들은 미리 체육관에서 실전 경험을 쌓기도 하고 전문 트레이너를 초빙해 연습을 하는 경우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체육대회의 경우 부상의 위험이 늘 도사리고 있다. 한창 활동 중인 아이돌이 자칫 부상을 당하면 스케줄에 상당한 차질을 빚기 때문. 국내와 해외를 오가는 해외 스케줄이 빠듯한 요즘 아이돌은 더욱 난색을 표하기도 한다.
여러 아이돌 가수들이 출연하는 명절 프로그램은 화제성도 중요하지만 결국 관건은 콘텐츠의 질이다. 물론 기발한 콘셉트로 연출진과 출연지 모두 윈윈하는 경우도 있지만 매해 반복되고 진부한 진행으로 피로감을 주는 프로그램도 적지 않다. 그런 면에서 8년째 논란과 화제를 거듭하고 있는 '아육대'는 존폐 기로 속에서 재미와 감동을 선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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