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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 배우 조우진에게 '도깨비'는 선물 같은 작품이었다.
"'도깨비' 출연 이후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 순위에 제 이름이 올라가 있는 모습을 보고 깜짝 놀랐어요. 제 지인들은 제 이름이 뜬 실시간 검색 순위, 기사, 게시글들을 캡쳐나 링크해서 저에게 엄청 보내주셨어요. 식당이나 장을 보러가도 알아보시고 좋아해주시는 분들도 부쩍 늘었어요. '도깨비'의 엄청난 인기와 파급력을 느낄 수 있었죠. 사실 저한테 보내주시는 대중의 반응과 사랑은, 저한테는 하나의 사건이에요. 사건. 제가 이렇게 사랑받을 수 있다는 게 아직도 얼떨떨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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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쎄요. 제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김비서가 참 선한 사람이기 때문이 아닐까 싶어요. 김비서는 등장인물 모두를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따듯한 말로 감싸는 캐릭터에요. 최종회에서 덕화 도련님에게 인생에 멘토로서 인생과 사람에 대한 애정 어린 조언을 해주는 김비서의 모습만 봐도 이 캐릭터가 어떤 인물인지를 알 수 있는 것 같아요. 김비서가 가지고 있는 따뜻한 마음과 사람을 바라보는 선한 시선이 작가님이 '도깨비'라는 작품을 통해 시청자들에게 말하고 싶으셨던 게 아닌가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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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우진은 '그럼 악역 이미지를 탈피하기 위해 '도깨비' 김비서 캐릭터를 택한 거냐'의 기자의 질문에 고개를 가로저었다. 이어 "탈피하려는 의도는 없었다. 배우의 이미지는 보시는 분들이 판단해야지 제가 바꿔입는다고 되는 게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운명'과도 같았던 '도깨비' 출연에 관한 비하인드 스토리를 전했다.
"영화 촬영 때문에 부산에 오래 머물고 있었는데, 이응복 감독님께 서울로 올라와서 한번 만나자는 연락을 받게 됐어요. 감독님께서 '38사기동대'에 안국장 캐릭터를 정말 잘봤다고 칭찬해주셨어요. 그리고 이런 저런 이야기를 이어하다가 제가 '몸과 마음이 수고스러워야 조은 결과물이 나오는 것 같다'는 말을 했는데 감독님이 '그럼 우리와 함께 몸과 마음을 수고스럽게 해주지 않겠냐'고 말하며 '도깨비' 대본을 건네주셨어요. 그리고 제게 김비서 역할을 해줬으면 좋겠다고 캐릭터를 설명해주셨어요. 원래 출연 제안에 대한 결과나 오디션 결과는 미팅이 끝나고 이후에 연락이 오는 거잖아요. 그런데 감독님이 바로 그 자리에서 확신에 가득 찬 목소리로 저에게 손을 내밀어 주신 거예요 도저히 믿기지 않아서 '과연 제가 해도 되는 건가요?'라고 되물었더니 '같이 고생해보고 싶다'고 하시더라고요. 정말 영화 같았던 순간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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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반응이 너무나 감사하고 또 감사한데, 제 각오가 흔들리지 않도록 얼른 털어버리려고 해요. 지금 밀려오는 반응에 흥분하고 도취된다면 천천히 다져왔던 게 흔들릴 것 같아요. 연기를 하면서 '이 일을 하면서 나를 찾아보자'가 가장 큰 목표였어요. 김비서를 통해 제가 몰랐던 또 다른 조우진의 모습을 찾았으니, 이제 다른 작품, 다른 캐릭터로 또 다른 조우진을 찾아 여러분께 보여드려야할 때라고 생각해요."
한편, '도깨비'부터 인기리에 상영되고 있는 영화 '더 킹'(한재림 감독)에서 활약한 조우진은 올해도 활발한 작품 활동을 이어간다. 올해 개봉 예정인 '리얼'(이사랑 감독) '원라인'(양경모 감독) '보완관'(김형주 감독) 'V.I.P'(박훈정 감독) 등에서 또 다른 캐릭터와 매력으로 대중을 사로잡을 것으로 기대된다.
smlee0326@sportschosun.com, 사진=김경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