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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송지오 옴므 2017 F/W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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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엔터스타일팀 이종현 기자] 인류의 역사에서 패션을 빼 놓을 수 있을까.
패션은 몸을 보호하기 위해 발명되었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점차 신분, 직업을 나타내는 상징적인 의미를 가지게되었다. 그 후에도 패션은 수 많은 변화를 거쳐 현재의 기성복 패션의 시대에 이르렀다.
당연한 것으로 느껴지는 현대인의 기성복은 사실 200년도 채 되지 않은 짧은 역사의 발명품이다. 산업혁명으로 대량생산이 가능해지면서 기존 사람에게 맞춰 옷을 제작하는 형식이 아닌 표준화된 옷을 소비자가 자신의 사이즈에 맞춰 구매하는 형식으로 전환 된 것.
이런 패션의 과정을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바로 패션 디자이너들의 컬렉션이다. 디자이너들은 1년 전부터 원단에서 시작해 의복의 디자인까지 전 과정을 완성해 해당 시즌에 맞는 자신의 패션 컬렉션을 내놓는다.
한정된 기간동안 의상 제작의 과정을 함축하고 다가올 시즌의 패션 트렌드의 방향을 결정짓는 디자이너의 컬렉션. 한국을 대표하는 디자이너이자 9일 성공적으로 런던패션위크를 마친 송지오 디자이너의 컬렉션을 통해 남성복 컬렉션의 제작과정을 살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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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대구 패션 페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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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이너들의 컬렉션은 해당 시즌의 두 계절 정도 먼저 공개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2017 가을 겨울, F/W 컬렉션이라면 1~3월 세계 각국의 패션위크에 컬렉션을 공개하는 것이다. 따라서 디자이너들은 시즌의 1년 전, 패션위크 6개월 전 부터 컬렉션 작업에 착수한다.
가장 선행되는 작업은 바로 원단, 소재를 선택하는 것이다. 섬유/원단 페어에 참석해 머리속에 그려놓은 의상에 적합한 소재를 섭외하고 연구한다. 전에 없던 신소재가 등장할 경우 소재가 의상에 영향을 끼치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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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스포츠조선D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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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단 선택과 함께 이뤄지는 작업은 컬렉션의 주제를 정하는 것이다. 컬렉션의 주제는 모든 의상을 관통하는 메세지인 만큼 컬렉션을 구성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이다. 디자이너들은 예술, 트렌드, 사회현상 등 다양한 분야에서 주제를 발견하고 그것을 의상, 쇼, 음악 등 다양한 수단을 통해 자신의 컬렉션에 녹여낸다.
송지오 디자이너의 경우 자신의 회화를 통해 자신의 컬렉션의 주제를 이끌어 낸다. 직접 그린 회화가 컬렉션의 주제가 되기도 하고 또 의상의 패턴, 디자인으로 활용되어 컬렉션의 근간을 이루는 요소로 활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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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스포츠조선D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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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와 소재가 결정이 ?榮摸 다음은 머리 속에 있던 의상의 형태를 실제로 구현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디자이너는 머리 속에 있던 의상의 디자인을 그림으로 그려내거나 일부는 참고할 사진, 소재,오브제를 직접 오리거나 붙여 스타일 화를 완성하기도 한다.
송지오 디자이너는 매 시즌 직접 펜으로 스타일화를 그려낸다. 구상해 놓은 의상의 주름, 길이, 실루엣 등 자신이 머리 속에 그려놓았던 아이디어를 그림을 통해 구체화한다. 스타일화가 완성되면 미리 그려놓았던 회화를 어떤 의상에 어떤 형태로 담아낼지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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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스포츠조선D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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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일화가 완성되면 디자이너는 구체적인 의상 제작에 착수한다. 의상 제작의 첫 단계는 바로 도면. 디자이너는 구상한 의상의 모습을 종이 도면에 정확한 수치로 그려낸다. 머리속에 있는 완성된 의상의 형태를 평면적으로 해체해 설계도를 만드는 작업으로 디자이너의 실력과 경험이 여실히 드러나는 과정이기도 하다.
완성된 도면을 토대로 제작된 의상은 여러번의 가봉, 즉 수정과정을 거쳐 완벽한 의상으로 탄생한다. 구상과 해체가 반복되어 제작된 의상이기 때문에 예상했던 모습과 어느 정도의 차이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 가봉과 수정을 통해 의상의 디테일과 완성도를 높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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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스포츠조선D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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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디자이너의 컬렉션은 단순히 옷을 보여주기만 하는 행사가 아니다. 쇼장을 구성하는 인테리어, 조명, 음악과 의상을 소화할 모델이 어우러져 의상에 담긴 주제와 분위기를 전달해야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디자이너는 의상이 완성된 후에도 모델 오디션, 무대 디자인, 음악, 조명 등 다양한 요소들을 모두 조율해야한다. 한국 디자이너가 해외 패션위크에 서는 경우엔 현지 모델을 일일이 오디션하는 과정에 많은 시간이 소요될 수 있기 때문에 현지 에이전트가 미리 받은 의상과 디자이너의 정보를 토대로 오디션 모델의 풀을 간소화 해 놓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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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송지오 옴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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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 당일 날이 되면 디자이너의 시계는 엄청난 속도로 움직인다. 의상, 음악, 조명, 모델, 심지어 방문객 명단까지 모든 요소를 확인해야하기 때문.
디자이너는 쇼가 시작하기 3~4시간 전 쇼장에 도착해 런웨이의 전반적인 사항들을 체크하고 모델과 리허설을 실시한다. 모델의 컨디션을 체크하고 음악과 조명 등의 연출을 최종적으로 확인해 만반의 준비를 갖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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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송지오 옴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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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허설이 끝나면 본격적으로 쇼를 위한 준비가 시작된다. 쇼의 분위기에 맞게 메이크업, 헤어 스타일을 준비하고 의상 피팅이 이루어진다. 디자이너는 20명 가량 되는 모델의 상태를 일일이 체크하고 옷의 피팅을 손본다. 셔츠의 칼라, 소매의 버튼을 풀 것인지 닫을 것인지 등 세세한 디테일까지 모두 체크한 후 디자이너는 자신의 작품을 관객들에게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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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송지오 옴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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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송지오 옴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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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송지오 옴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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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은 하나의 상품이기 전에 예술가의 작품이다. 오랜 기간 시간, 자신과 싸우며 창작해낸 자신의 작품을 선보이는 컬렉션. 쇼를 앞둔 디자이너가 왜 그토록 예민한지, 쇼가 끝난 후 어떻게 그런 행복한 미소를 짓는지 알 수 이유를 알 것 같다.
overman@sportschosun.com, 사진=이정열 기자 dlwjdduf7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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