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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닷컴 이지현 기자] '불야성'의 이요원, 진구, 유이가 살벌했던 싸움을 멈추고 새로운 삶의 시작하는 것으로 훈훈하게 마무리 됐다.
그 사이 이경은 건우와 갈라섰던 세진과 다시 손을 잡았다. 하지만 누구보다 이경과 건우의 싸움을 막고 싶었던 세진은 건우를 공격할 이경의 카드인 '무진 신도시 부지 매입 비리' 정보를 일부러 흘리면서 "'여기서 그만하자' 스스로에게 그 말 한마디면 된다. 이제 멈춰라. 우리 둘 다 대표님을 좋아한다. 좋아하는 그 마음에 솔직해지면 쉬워진다"고 설득했고, 건우는 흔들렸다.
이에 건우는 마음을 다잡았고, 무진그룹 임원들이 모인 회의에 앞서 신도시 부지 매입 과정에서 포착된 부정거래에 대해 폭로하며 대국민 사과로 용서를 빌겠다고 선언했다. 건우는 이경의 공격을 받기 전 미리 선수를 치고 이경과의 싸움도 끝내려고 했던 것. 이후 건우는 이경과 만난 자리에서 세진과의 대화를 떠올리며 "내가 널 얼마나 좋아했는지 그걸 생각했다"고 말하며 찰나의 순간이었지만 이 싸움을 멈추고 싶어 했던 이경의 속마음을 읽었던 순간도 언급했다. 이경은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았지만 그 역시도 이 싸움을 끝내고 싶어 했었고, 건우의 한마디에 각성하고 일본으로 떠나기로 결심했다. 그리고 두 사람의 싸움을 멈추게 했던 세진은 홀로서기를 시작했다. 이렇게 세 사람은 치열했던 싸움을 끝내고 언제 그랬냐는 듯 각자의 자리로 돌아가 새로운 삶을 시작하며 해피엔딩을 맞았다.
특히 서이경을 통해 남자들은 물론이고 여자들의 마음까지 설레게 만들며 시청자들 사이에서 '이경오빠'라는 애칭까지 만들어낸 이요원은 캐릭터에 완벽하게 빙의한 듯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범접할 수 없는 카리스마로 시청자들을 쥐락펴락했다. 이어 박건우 역의 진구는 재벌 2세 타이틀 따위는 던져버린 자유로운 영혼의 소유자에서 첫사랑 이경과 맞서며 그룹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 등 극과 극을 오가는 모습으로 전에 없던 재벌 2세의 캐릭터를 만들어냈다. 더불어 이세진으로 분한 유이는 아르바이트로 하루를 살아가는 흙수저에서 이경을 만나 변화해나가는 모습을 자연스럽게 그리면서 연기변신에 성공했다.
이들뿐만 아니라 정해인(탁 역), 이호정(손마리 역), 그리고 극중 이경과 치열한 권력다툼을 벌였던 정동환(장태준 역), 전국환(손의성 역), 이재용(박무삼 역) 등 어느 하나 빼놓을 수 없는 확실한 존재감의 캐릭터들과 각자의 위치에서 더할 나위 없는 열연을 펼친 배우들의 명품 연기가 '불야성'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었다.
또한 방송 초반 이경과 세진의 아슬한 워맨스는 지금까지 다른 방송에서는 쉽게 볼 수 없었던 女女케미를 뽐내며 시청자들의 시선을 제대로 사로잡았다. 세진의 욕망을 한눈에 간파하고 그녀를 자신의 페르소나로 키우기 위해 위험천만한 조련을 감행하는 이경과 그를 수행해나가면 조금씩 변해가는 세진의 모습이 색다른 재미를 선사했다.
그리고 과거 애틋한 감정을 나눴던 첫사랑인 이경과 건우가 12년 만에 서로에게 칼을 겨누는 적으로 재회한 뒤 누구 하나가 먼저 쓰러질 때가지 싸우려고 하는 이들의 모습이 살벌하면서도 어딘가 모르게 안타까움을 자아내며 시청자들에게 '불야성'을 보는 또 다른 재미를 선사했다. 방송 내내 긴장의 연속이었던 '불야성'. 하지만 마지막만큼은 욕망 따위 던져버리고 각자의 삶으로 돌아가 잔뜩 날이 서 있는 모습 대신 한결 편안해진 그들의 모습을 담으며 훈훈한 마무리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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