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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닷컴 김영록 기자]'피고인' 지성이 친구 오창석 앞에 무릎을 꿇었다. 지성은 "(범인은)내가 아니라고 말해!"라며 절규했다.
일란성 쌍둥이도 부모만은 속이지 못했다. 아버지 차영운 회장과 치매를 앓고 있는 어머니는 모두 최민호의 정체를 눈치챘다. 하지만 차 회장은 "민호야"라고 부른 뒤 "차라리 잘 됐다. 아들 하나 없는 셈 치겠다. 너희 둘은 형제지만 다른 사람이나 마찬가지였다"고 말했다. 그는 차민호가 나간 뒤 "아들 하나를 잃었다. 남은 아들 하나까지 잃을 수는 없다"고 혼잣말을 되뇌었다.
어머니 역시 차민호를 알아봤지만, 차민호는 어머니가 치매 환자임을 내세워 차선호로 행세할 수 있었다.
최민호의 아버지 형의 시체를 화장하고, 그의 안경 자국을 의심한 부검의를 청부 살해함으로써 마지막 증거를 없앴다.
이날 박은혜(권유리)는 열정적인 국선 변호사로 첫 등장했다. 박은혜는 "쓸데없이 재판을 길게 늘린다"는 이유로 판사와 충돌했고, 판사는 박은혜의 서류를 찢어버렸다.
박은혜는 서류를 재신청하기 위해 갔던 길에 다른 국선변호사가 사건을 포기하는 모습을 목격했다. 그녀는 여유있는 웃음을 지으며 "이 사건 내가 맡겠다"며 서류를 받아들었지만, 박정수 사건임을 알고 경악했다.
사실 박은혜는 '연전연패' 변호사였다. 박은혜는 박정수와 재판에서 정면으로 충돌한 과거도 있었다. 당시 박은혜는 피고가 정당방위라고 주장했으나, 논리의 헛점을 찔려 재판에서 패했다. 재판 직후 박은혜는 박정수에게 "더 관대한 판결 이끌어낼 수도 있지 않았냐, 애엄마가 5년이나 감옥에서 썩게 만드냐"고 항의했지만, 박정수는 "이기고 싶었으면 의뢰인을 믿지 말았어야지, 당신은 질 사건만 맡으니까 맨날 지는 것"이라는 일침을 날려 박은혜를 화나게 했다.
이윽고 박정수는 담당 검사이자 절친인 강준혁(오창석) 검사를 만났다. 그는 상부의 압력에 따라 박정수 사건을 맡았고, 박정수의 범행으로 사건을 종결지은 상태였다.
박정수는 자신에게 찾아온 강준혁에게 "얼른 나가자. 차 가져왔지? 장난이잖아"라고 웃었다. 하지만 강준혁의 표정은 완고했다. 박정수는 강준혁의 앞에 무릎을 꿇으며 "내가 아니라고 말해"라며 절규했다.
이윽고 강준혁은 박정수의 아내 윤지수(손여은)가 불륜이었으며, 이 때문에 박정수가 아내를 죽이고 딸을 숨겼다고 말했다. 딸 하연이가 어디 있는지는 박정수 본인이 밝히지 않았을 뿐이며, 지난 4달 동안 계속 범행을 인정하기로 했다가 다시 기억을 잃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박정수는 "지수가 불륜이라는 게 말이 안되잖아 준혁아. 아무것도 기억이 안나. 정말 나야?"라며 항변했지만, 친구의 꼼꼼함을 알기에 현실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강준혁은 "마지막 그날의 기억도 왜곡됐을 가능성이 있다. 의사도 그렇게 말했다"며 설득했다. 강준혁은 모든 사건을 처음부터 재검토했다. 하지만 범인이 박정수라는 사실을 뒤집지 못했다. 강준혁은 "정수야 왜 그랬어"라며 탄식했다.
한편 최민호는 마치 형의 역할을 대신해 연기를 이어갔다. 최민호의 정체는 아내 나연희(엄현경)도 눈치채고 있었다. 하지만 나연희는 딸 앞에서 자신이 아빠인체 하는 최민호 앞에서 입을 다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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