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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②] 조인성 "웃자고 만든 '더 킹', 시국 때문에 김샜다"

조지영 기자

기사입력 2017-01-13 15:04



[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배우 조인성(36)이 "웃자고 만든 영화가 현실이 돼 당황스럽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범죄 액션 영화 '더 킹'(한재림 감독, 우주필름 제작)에서 무소불위 권력 쟁취를 꿈꾸는 검사 박태수 역을 연기한 조인성. 그는 1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가진 스포츠조선과 인터뷰에서 영화 속 비하인드 에피소드와 근황을 전했다.

훤칠한 키와 뚜렷한 이목구비, 감미로운 보이스 등 삼박자 고루 갖춘 '꽃미남'이었던 조인성. 그는 1998년 의류 브랜드 지오지아의 광고 모델로 연예계에 입성, 지난 2000년 방송된 KBS1 드라마 '학교3'를 통해 배우로 데뷔했다. '학교3' 당시 과묵하고 차가운 '차도남' 김석주 역으로 완벽히 변신한 조인성은 많은 여성팬의 사랑을 받게 됐고 이후 2001년 MBC '뉴 논스톱' SBS '피아노' 2002년 SBS '대망' '별을 쏘다', 2004년 '발리에서 생긴 일', 2005년 '봄날', 2013년 '그 겨울, 바람이 분다', 2014년 '괜찮아, 사랑이야'까지 메소드 연기력을 과시, 출연하는 드라마마다 메가 히트를 기록하며 진정한 '드라마킹'으로 거듭났다. 지난해 방송된 tvN '디어 마이 프렌즈'에서는 교통사고로 다리가 마비된 박완(고현정)의 연하 남자친구 서연하로 인생 연기를 펼쳐 시청자에게 호평을 받았다.

출연했다 하면 시청률 대박을 터트렸던 드라마와 달리 충무로에서의 조인성은 만나기 쉽지 않은 배우인 게 사실. 조인성은 2002년 개봉한 한국·홍콩·일본 합작영화 '화장실 어디에요?'(프룻 챈 감독)로 시작해 '마들렌'(03, 박광춘 감독) '클래식'(03, 곽재용 감독) '남남북녀'(03, 정초신 감독) '비열한 거리'(06, 유하 감독) '쌍화점'(08, 유하 감독) 등 단 여섯 작품의 필모그래피가 전부였다. 영화에서 좀처럼 만나볼 수 없었던 조인성. 이런 그가 '쌍화점' 이후 9년 만에 '더 킹'으로 관객을 찾아 나서 관심을 모았다.

조인성은 '더 킹'에서 삼류 인생 아버지 밑에서 불량 고등학생으로 자란 박태수를 연기했다. 검사에게 꼼짝없이 당하는 아버지의 모습을 보고 진정한 권력에 대한 동경을 갖게 되는 박태수는 우여곡절 끝에 사시패스에 성공하나 일반 샐러리맨과 다를 바 없는 검사 생활에 실망하는 인물. 그러던 중 대한민국 최고의 권력자 한강식(정우성)을 만나게 되고 그의 라인을 타고 승승장구하는 드라마틱한 캐릭터를 연기하게 됐다.

1970년대 박태수의 고등학교 시절부터 2000년대 검사까지 대한민국 현대사를 아우르는 폭넓은 연기로 시선을 사로잡는 조인성. 불량 고등학생부터 대한민국 권력을 설계하고 기획하며 세상 위에 군림하는 인물이 되기까지 변화무쌍한 모습으로 그동안 관객이 쌓은 갈증을 시원하게 풀어줄 예정이다.

조인성은 "사실 '더 킹'을 촬영 할 때까지만 해도 시국이 이렇게 될 줄 몰랐다. 우리는 처음부터 '더 킹'을 풍자하려고 만든 건데 갑자기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가 터졌더라. 웃자고 만든 이야기가 실제로 펼쳐지니 웃을 수만은 없더라"고 한숨을 쉬었다.

그는 "우리는 촬영할 때 웃길려고 만든 장면인데 지금 보니 웃기지가 않더라. 화제가 됐던 굿 장면도 우리는 촬영 할 때 '이 장면이 너무 웃기다'며 촬영하면서도 박장대소하며 찍었다. 촬영할 때 관객 반응을 예상하며 '진짜 여기서 웃음이 빵 터질거야' '정우성과 조인성이 샤머니즘과 콜라보레이션을 한다는 게 진짜 웃기지 않아?'라며 기대를 많이 했다. 지금은 그렇게 기대했던 생각과 전혀 달라졌다. 영화를 리얼하게 본다기 보다는 우리만 생각하는 일이었고 이게 웃음을 터트려야 하는데 이미 사람도 알고 있어 웃음이 터지지 않으니까 당황스럽기도 하다. 김이 샌 기분이다"며 "특히 우리 영화를 보면서 우병우 사태와 많이 연관짓는데 어쩔 때는 익숙한게 좋지 않나? 블랙코미디가 리얼다큐가 됐다"고 털어놨다.


또한 얼마전 보도된 '더 킹'의 검찰 감시에 대해 "직접 감시를 당한 적은 없다. 만약 혹시 '더 킹' 개봉 후 내가 검찰의 감시를 받게 된다면 관객들이 지켜줬으면 좋겠다. 관객이 지켜줄 것 같다"고 웃었다.

한편, '더 킹'은 무소불위 권력을 쥐고 폼나게 살고 싶었던 한 남자가 대한민국을 입맛대로 좌지우지하는 권력의 설계자를 만나 세상의 왕으로 올라서기 위해 펼치는 이야기를 그린 범죄극이다. 조인성, 정우성, 배성우, 류준열, 김의성, 김아중이 가세했고 '관상' '우아한 세계' '연애의 목적'의 한재림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오는 18일 개봉한다.

soulhn1220@sportschosun.com 사진=아이오케이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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