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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책 속의 방랑자 '북온더파크' 박부건 디자이너

최정윤 기자

기사입력 2017-01-10 13:12


북온더파크 디자이너 박부건

[스포츠조선 엔터스타일팀 최정윤 기자] '북온더파크' 디자이너 박부건을 만났다.

소설책 속 텍스트가 그려내는 머릿속의 그림 한 폭을 옷으로 탄생시켜내는 디자이너가 있다. 바로 북온더파크(BOOK ON THE PARK)의 박부건이다. 디자이너 박부건은 17 S/S 컬렉션에 파울로 코엘로의 소설 '연금술사'를 녹여냈다. 꿈에서 본 보물을 찾아 이집트 피라미드로 떠나는 양치기 산티아고의 동화 같은 이야기는 북온더파크와 만나 새롭게 재해석된다. 소설 속을 방랑하는 디자이너는 환상적인 그래픽과 실용적이고도 건축적인 디자인을 통해 또 하나의 새로운 작품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대구 한국패션산업연구원의 신진 디자이너 양성을 위해 설립된 크리에이티브 디자인 스튜디오 입주 디자이너로 출발한 박부건은 3년간의 인큐베이팅 과정을 마치고 얼마 전 새로운 사무실을 꾸렸다. 작지만 온전히 북온더파크만의 공간을 가져 설렌다는 그는 2017년 새로운 도약을 위해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는 중이라고 전했다. 새로운 사무실 역시 대구에 위치하고 있다. 여타 수많은 신진 디자이너가 서울에서 기반을 잡고 시작하는 반면 지방에서 브랜드를 운영하는 박부건의 도전은 특별하게 느껴진다.


북온더파크 17 S/S 연금술사(Alquimista)
박부건은 이러한 선택에 대해 "처음은 경제적인 이유였지만 서울에 비해 저렴한 물가와 대구 기반의 지원 혜택들에 오히려 득을 많이 보고 있다"고 운을 뗐다. 장점도 있지만 단점도 피할 수는 없었다. 이어 "물리적 거리 탓에 관련 업체들이나 도움을 주고받을 타 디자이너와의 커뮤니케이션에 힘이 드는 것은 무시 못한다. 북온더파크의 제품들이 서울 편집매장에 주로 입점 되어 있고, 협찬 관련하여 주고받는 부분에서 비용과 특히 시간이 하루 또는 이상 소요된다는 부분이 현재로선 어렵다. 하지만 그동안의 경험과 또 다른 경로들을 통해 이런 부분들을 해소해 가려고 노력하고 있다"라며 고민을 털어 놓았다.

그러면서도 북온더파크의 제품을 김준수가 입은 덕에 품절됐다며 기분 좋은 웃음을 지었다. "본인이 직접 사서 입지는 않았겠지만 콘서트에서 입어주어 판매에 많은 도움이 되었다. 감사드리고 싶다. 전년도 K패션 관련 사업에서 브랜드를 콜라보레이션 형태로 런칭하셨던데 응원하고 있다. 협찬이든 콜라보든 어떤 형태든 북온더파크와 또 인연을 맺기를 기대하고 있다."


북온더파크 인스타그램(@bookonthepark)
북온더파크가 특별한 이유 또 하나. 브랜드 고유의 콘셉트다. 매 시즌 한 권의 소설책을 선정해 영감을 받고 디자이너의 상상력을 더해 컬렉션으로 풀어낸다.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소설책에 결합시키게 된 계기에 대해 물어보니 "소설은 어떤 목적을 가지고 읽는다기 보다 그저 이야기의 흐름을 따라가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따라가다 보면 몰입되고 머릿속에 인상적인 장면이 그려지지 않나. 그러다 문득 책에서 눈을 떼고 현실로 돌아오면 낯선 느낌을 받게 된다. 그 느낌을 바로 옷으로 표현하고 싶었다"고 전했다. 콘셉트가 책에서 열리는 만큼 작업과정도 독특할 터. "디자인을 풀어내는 과정이 크게 다르진 않겠지만 가장 다른 점이라고 한다면 모티브를 잡아낼 때겠다. 북온더파크는 책을 읽는데서 모든 작업이 시작되는데 풀어내고 싶은 느낌을 발견할 때까지 계속해서 이 책 저 책을 읽어보게 된다. 발견하면 그 책을 읽고 표시해서 읽고 표시된 부분과 관련된 자료들을 찾고, 그 뒤로는 다른 디자이너들과 비슷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북온더파크 디자이너 박부건

디자이너 박부건이 작업한 그래픽&아트워크
2015 S/S 시즌을 시작으로 북온더파크는 거대한 복숭아를 타고 여행하는 한 소년의 이야기인 로알드 달의 '제임스와 거대한 복숭아'나 미지의 영역인 사후세계에 대한 기록물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타나토노트'와 같은 판타지 세계에 접근하거나. 또는 이란을 배경으로 한 사데크 헤다야트의 '눈먼 올빼미'와 콩고에서 펼쳐지는 모험담과 음모를 그린 알베르트 산체스의 '콩고의 판도라'에서 느낄 수 있는 이국적인 색채를 디자이너의 시선에서 새롭게 정의했다. 그리고 최근 선보인 그의 다섯 번째 컬렉션 '연금술사'까지. 그동안의 컬렉션 속에서 특히나 돋보이는 것은 북온더파크만의 소설 같은 그래픽 디자인이다.

디자이너 박부건은 그래픽 디자인 작업에 대해 "크게 2가지 방법을 사용한다. 창작과 편집이다. 소설에서 얻은 영감을 2차원으로 표현해내는 '창작' 단계와 그와 관련된 소스를 다양한 매체를 통해 추출, 리터칭 하여 앞서 언급한 창작물과 결합하는 '편집' 단계를 거쳐 재창조하고 있다"라 밝혔다. 특히 이번 시즌에는 그래픽 디자인 외에도 새로운 점이 있다고 하는데. "17S/S 컬렉션부터 유틸리티 컨셉을 추가하게 되었다. 실용적이고 기능적이면서도 그 자체로 장식적인 기능이 있는 디테일을 더했다. 각 아이템들의 파트를 분리 시키고 다시 재결합하는 조립식 개념을 처음으로 도입시켜 보았는데,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활용해 볼 예정이다."


브랜드 고유의 색깔을 내기 위해 컬렉션을 차곡차곡 모아 나가고 있는 북온더파크. 앞으로 디자이너 박부건이 펼치는 컬렉션에 어떤 기대를 걸면 좋을까. "얼마 전에 도서 관련 기업의 부도 소식을 접했다. 책과 조금이나마 관련 있는 패션브랜드로서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 북온더 파크의 옷이 책에 대한 호기심을 자극해서 사람들이 책을 읽게 만드는, 즉 옷을 넘어서 독서 문화에도 기여를 할 수 있는 브랜드가 되는 것이 최종 목표다. 그와 관련하여 좀 더 좋은 행보를 기대해주면 좋을 것 같다. "

북온더파크는 현재 가로수길에 위치한 디스토어와 군스타일 그리고 코엑스의 레벨5에서 만나볼 수 있으며, 온라인으로는 북온더파크 자사몰과 프라브 레이틀리 신세계몰 그리고 무신사에 입점을 앞두고 있다.

dondante14@sportschosun.com 사진제공=북온더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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