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고재완 기자] 영화 '마스터'가 600만 관객 돌파를 눈 앞에 두고 있다. 영화 진흥위원회 영화관 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마스터'는 지난 5일까지 595만3357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조의석 감독의 속도감 있는 연출과 배우들의 호연이 어우러져 이뤄낸 성과다. 흥행에 대성공을 거둬서 말이지만 '마스터'는 영화 못지 않게 여러가지 재미있는 뒷이야기들이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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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철은 '터널'에도 출연했다. 구조대장 오달수와 함께 차를 끌고 터널에 들어갔다 무너지자 급하게 후진을 하며 같이 나온 구조대원이 그였다.
'패티김' 애드리브의 주인은?
하지만 '마스터'의 무대인사에서 이병헌을 만난 조의석 감독은 이런 말을 남겼다. "선배님. 인터뷰에서 직접 다 만들었다고 하셨던데요. 기사 다 캡처해놨어요.(웃음)" 이에 이병헌은 멋쩍게 웃으며 "그게 아니고..."라고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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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터' 후반작업을 급하게 하고 있는데 이번 국정 농단 사태가 터져나왔다. 스태프들 사이에서 엔딩을 바꿔보자는 얘기도 나왔다. "진현필을 독일로 도망치게 하자는 말도 나왔어요. 촬영은 안해놨지만 이미 촬영해놓은 것에 CG를 독일 느낌나게 덧씌울수도 있으니까요. 대사도 후시녹음을 해 독일로 바꾸고요." 하지만 조 감독은 좌고우면 하지 않고 처음 기획했던 대로 가기로 했다. "시국을 이용하는 건 좀 아닌 것 같더라고요."
다크버전 쿠키영상도 있다고?
원래 대본상 쿠키 영상은 지금 버전이 아니었다. "박장군은 그대로였는데 진회장의 원래 영상은 특유의 '말빨'로 제소자들 앞에서 일장 연설을 하다 두들겨 맞는 내용이었죠. 그러다 (이)병헌 선배와 얘기하면서 '이건 좀 약하다'는 말이 나왔어요." 가장 유력했던 것은 종교버전이었다. "원래 사기의 끝은 사이비 종교잖아요. 진현필이 누워있다 성경을 보곤 '이거다'하는 거예요. 그러고 일어나면 진현필의 머리 뒤에 '오라'가 생기면서 구세주처럼 보이는 신이죠. 그런데 종교인들의 반발을 예상해서 접었어요." 다크 버전도 있었다. "진현필이 사면 받아 나오는 거죠. 그러면서 '너희들이 말한 세상이 어떻게 변하는지 보여줄게'라고 읊조리는 신이에요." 하지만 경쾌하고 시원하게 영화를 본 관객에게 찝찝한 느낌을 주긴 싫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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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터'는 초반 로케이션 촬영지를 정하기 전 태국을 생각하기도 했었다. 사실 태국이 영화 촬영하기에는 더 여건이 좋았다. 하지만 조의석 감독은 과감하게 필리핀으로 촬영지를 결정했다. 태국의 그림은 마치 6~70년대 새마을운동 시절 시골의 모습 같았다. "필리핀에 도착했을 때는 먼저 가장 빈민가를 보여달라고 했어요. 그런데 정말 그림이 좋더라고요. 그래서 결정을 했죠." 물론 촬영이 결정되고 환율이 오르는 바람에 제작비에서 손해를 보기도 했다.
"나만 잘하면되요' 형제
조의석 감독과 김우빈은 처음 만난 날부터 '나만 잘하면 되요' 형제가 됐다. 이병헌 강동원 김우빈에 오달수 엄지원 진경까지 모아놓으니 조의석 감독의 부담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저도 스트레스를 받아 죽겠는데 김우빈이 와서 계속 '감독님 저만 잘하면 되요' 그러더라고요.'(웃음) 그러면서 불편하다고 계속 말을 놓으라고 하더란다. "저는 원래 말을 잘 놓지 못하는 스타일이거든요. 그런데 계속 놓으라고 강요(?)를 하더라고요. 그래서 억지로 놓으면서 한 말이 '우린 동지야' 였죠. '나만 잘하면 되는' 동지 말이죠."
조의석 감독 "햄버거가 주식"
조의석 감독은 필리핀 촬영 때 한달 반 내내 맥도날드 햄버거만 먹었다. 초반에는 한식집에서 시켜다 먹기도 했지만 입에 너무 안맞았단다. "원래 미국이나 유럽, 중국가서도 음식은 잘 먹는 편이거든요. 그런데 필리핀 음식은 유독 입에 안맞더라고요. 정말 죽을 것 같았어요. 햄버거만 물리도록 먹었죠."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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