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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최보란 기자] 대상 같은 최우수상이었다.
정준하는 멤버들의 장난에 부담스러워하면서도 기쁨과 고마움을 숨기지 않으며 첫 대상 후보에 오른 시상식을 제대로 즐겼다. 비록 같은 '무한도전' 멤버이자 절친한 동료인 유재석에 대상을 양보했지만, 정준하 또한 최우수상의 기쁨을 누리며 올 한해 눈부셨던 활약을 재조명 받았다.
-최우수상 수상을 축하한다. 2014년에도 한차례 받았지만, 올해는 대상 못잖은 관심이 모아졌던만큼 소감이 남다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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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회식하고 늦게 일어나니 문자가 10,000통이 넘게 와 있더라. (김)종민이도 축하한다면서 문자를 보냈더라. 저도 종민이 상 받는거 보고 울컥했었는데 이렇게 축하해줘서 고맙더라. 저랑 김종민, 이광수 이렇게 방송 3사를 대표하는 바보 캐릭터 아닌가. 광수한테도 제가 축하 문자 보냈고, 서로 고마워하고 응원하고 있다. '1박2일'팀도 연락 주셨다. 김준호한테도 연락 오고. 다양한 분야의 너무 많은 분들이 연락 주셔서 깜짝 놀랐다. 정말 다들 너무 감사할 따름이다.
-수상 소감 시간이 짧아서 아쉬웠다. 혹시 못 다한 인사나 소감이 있다면?
시간이 촉박해서 좀 아쉬웠다. 다른 건 몰라도 감사하다는 말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해서 아쉬웠다. 재석이도 말했지만 김태호 PD, 제영대 PD 비롯해 제작진들의 고충이 크다. 매회가 한 프로그램을 론칭하는 것과 맞먹는다. 며칠씩 고생하는 것 보면 안쓰럽고 미안하고, 어떻게 말로 표현이 안 되는 고마움이다. 편집실에서 밤 새는 조연출 분들도 계시고. 시청자의 사랑을 받는 예능의 뒷모습에 이런 고생들이 있다는 것을 알려드리고 싶다. 조금만 제작 여건이 좋아지면 좋겠다는 말을 하고 싶었다. 매번 '시간이 조금만 더 있었으면 퀄리티가 더 좋을텐데'라는 아쉬움이 있다.
또 '무한도전' 멤버들에게도 고맙다. 늘 위기라는 말을 달고 살지만, 요즘 어떤 때보다 호흡도 좋고 똘똘 뭉쳐서 열심히 하고 있다. 재석이 말처럼 나이가 이젠 적지 않지만, 열정 만큼은 젊다. 영원한 동반자 박명수 씨 고맙고, 저한테 농담처럼 '은퇴하고나면 미국에서 중고차 장사하자'고.(웃음) 늘 저를 생각해 주는 사람이다. 하하는 재미를 위해 짓궂은 역할 자처하고, 광희는 처음 왔을 때 '이런 복덩이가 들어왔냐'고 했을 정도로 착하고 열심히하는데 요즘 빛을 보고 있는 것 같다. 세형이는 천재같고 빈틈이 없고 야무지다. 10년 같이 한 것처럼 호흡이 맞아서 행복하다. 재석이는 한 살 동생이지만 형같고 우리의 버팀목이다. 제일 힘들고 어려울 때 의논을 가장 많이 하는 친구다.
그리고 '그 녀석'과 '그 전 녀석', '아픈녀석' 너무 그립고 함께 하고 싶다. '너희 덕에 내가 여기까지 왔다'고 얘기하고 함께 기쁨을 나눌 수 있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함께 하지 못해서 아쉽고, 그런 아쉬움을 전하지 못해 또한 아쉽다.
무엇보다 아내에 대한 고마움이 너무 크다. 정말 존경스러운 사람이고, 제 인생의 조언자이기도 하다. 아들 로하도 엄마의 교육덕에 정말 밝게 잘 자라주고. 아내 덕에 저 또한 많이 변해가고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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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91년도에 부모님 몰래 의상과 소품 나르는 아르바이트를 했던 것부터 치면 MBC와 인연을 맺은지 햇수로 25년이다. 그러다 FD를 하게 되고, 매니저도 하고, 방송도 하게 됐다. 제가 방송일을 하게 될 줄 정말 몰랐다. 그랬는데 '노브레인'으로 2003년 최우수상도 받고, 2005년 재석이 설득으로 '무한도전'도 하게 됐다. 2014년에도 최우수상 받고, '무한도전'팀으로도 대상도 받았고, '거침없는 하이킥'으로 많은 사랑도 받았고, 이번에 대상후보까지. 돌이켜보면 정말 운이 좋았다. 곁에 좋은 사람들도 많았고. 그 중에서도 가장 행운이었던 두 가지가 바로 '무도'와 아내를 만난 것이다.
-내년 각오 한마디
올해도 나름 고생했지만, 내년에는 더 고생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하하하. 요즘 '무한도전' 분위기도 좋고 단합도 잘 돼고 있어서 이대로만 계속 열심히 했으면 싶다. 내년에 또 극복해야할 일들이 분명 있겠지만, 무엇보다 저나 박명수 씨 우리 형들이 체력을 키워서 시청자들이 저희 나이를 의식 못하게 하고 싶다. 어떤 미션이건 '얘네는 나이를 안 먹네' 싶을 정도로 열심히 하겠다. 또 더 성숙한 사람이 돼서, 큰 사랑에 보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ran613@sportschosun.com, 사진=MB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