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출장토크①] 이동휘 "대중들, 실제도 '응팔' 동룡인 줄 알아 난감"

조지영 기자

기사입력 2016-12-12 09:56 | 최종수정 2016-12-12 14:40


※ 바쁜 별들을 위해 스포츠조선 기자들이 두 팔을 걷고 나섰습니다. 눈코 뜰 새 없는 스타를 위해 캠핑카를 몰고 직접 현장을 습격, 잠시나마 숨 돌릴 수 있는 안식처를 선사했습니다. 현장 분위기 속에서 진솔한 이야기를 나누는 스포츠조선의 '출장토크'. 이번 주인공은 차진 입담과 애드리브로 보는 이를 배꼽 잡게 만드는 '천의 얼굴' 이동휘입니다.


[스포츠조선 배선영·조지영 기자] 난생 처음 보는, 센세이션한 등장이었다. 생각 없이 가볍게 툭툭 내뱉은 대사 한마디가 자기 전 불현듯 떠올라 실없는 웃음을 터트리게 만드는, 요즘 말로 '신박한' 캐릭터다. 굳이 신을 스틸 할 생각이 없다던 '신스틸러' 배우 이동휘(31)의 이야기다.

이동휘는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1월까지 방송, 매회 폭발적인 반응을 일으키며 최고의 화제작으로 등극한 tvN '응답하라 1988'(이우정 극본, 신원호 연출)에 출연, 극 중 춤으로 학교를 평정한 '쌍문동 박남정' 동룡 역을 맡아 인생 최고의 전성기를 열었다. 형만 4명인 아들 부잣집에서 막내로 태어난 인물로 이름 덕분에 쌍문동 친구들에겐 '도롱뇽'으로 불리며 친구들의 인생상담을 해주는 귀여운 '오지라퍼'를 완벽히, 맛깔나게 소화한 이동휘다.

특히 "덕선(혜리)이 어디 있니? 내 목소리 들리니?" 대사 하나로 '응답하라 1988'에서 존재감을 드러내던 그는 공갈티, 뿔테안경 등 남다른 패션 감각을 발휘, 패션계까지 사로잡았다. 그야말로 2016년 최고의 발견, '핫스타'로 떠올랐다.

"정말 분에 넘친 사랑이었죠. 연기하면서 이렇게 빠른 시간에, 많은 사랑을 받을 줄 상상도 못 했는데 너무 큰 행운이 찾아온 것 같아 얼떨떨해요. 1년간 주변에서 '잘했다'라는 칭찬을 많이 들었지만 사실 들을 때마다 민망해요. 전적으로 제가 잘해서가 아닌 작품이 좋았고 함께한 동료들이 너무 열심히 해준 덕분에 저도 살짝 발을 담글 수 있었던 거죠(웃음). 또 한편으로는 지금의 사랑에 취하면 안 되겠다는 다짐을 끊임없이 하고 있어요. '금방 꺼질 거품이다'며 스스로를 누르고 있어요. 혹여나 자만해질까 봐 늘 조심하려고 노력하는 중이에요. 하하."


'응답하라 1988' 이후 드라마는 물론 광고, 영화, 예능 등 장르 불문 많은 분야에서 러브콜을 받게 된 이동휘는 올해 영화 '아가씨'(박찬욱 감독) '럭키'(이계벽 감독)로 활동분야를 확장했고 하반기 tvN 금토드라마 '안투라지'(서재원·권소라 극본, 장영우 연출)를 선택했다. 그리고 내년 '공조'(김성훈 감독) '원라인'(양경모 감독) '재심'(김태윤 감독)이 관객을 기다리고 있다.

"공교롭게 '응답하라 1988' 보다 먼저 촬영한 작품들이 조금씩 개봉하게 됐어요. '응답하라 1988' 전에 촬영한 작품이 '원라인'이었고 그 작품에선 굉장히 '나쁜 놈' 역할을 소화해야 했죠. 악역을 연기하는 것이 편치 않았지만 최대한 악랄하게 보이기 위해 노력했어요(웃음). 이후 촬영한 작품이 '럭키'였어요. 안하무인 톱스타 민석을 연기했는데 재미있었죠. '원라인'에 비교하면 '럭키'의 민석은 귀여운 악역인 셈이죠. 이후 '재심'을 촬영했고 '공조'까지 이어졌어요. 어쩐지 영화 속에서는 자꾸 동룡이와 반대되는, 배반하는 이미지를 선택하게 됐네요. 의도한 건 아닌데 말이죠. 하하. 운명처럼 '응답하라 1988' 이전에 찍었던 작품들이 모두 '응답하라 1988' 이후 개봉하고 있어요. 이런 와중에 만난 '안투라지' 거북까지 다양하죠? 배우 이동휘의 재미있는 변주로 봐주셨으면 좋겠어요. 흐흐."


이동휘는 '응답하라 1988' 이후 '안투라지' 거북 역을 선택했다. '안투라지' 속 거북은 걱정 고민 없이 사는 긍정의 아이콘으로 아직 뭘 좋아하는지, 뭘 하고 싶은지 모르는 '아프니까 청춘'이다. 머리 아픈 건 딱 질색, 미래에 대해 생각하기 싫어 친구이자 톱스타인 차영빈(서강준)의 집에 일단 얹혀살고 있다. 자칫 민폐로 보이지만 나름 특유의 친화력과 긍정적 에너지를 발산하며 친구들에게 즐거움을 안기는 캐릭터다.


이러한 거북을 꿰차기까지 이동휘는 알게 모르게 웃픈 속앓이를 했다는 후문이다. 제작진이 '안투라지'를 제안하기 전부터 '안투라지'에 관심이 있었지만 어찌 된 영문인지 오디션 제의조차 없었다고. 내색은 안 했지만, 속으로 아주 많이 거북 역을 욕심을 냈던 이동휘다.

"주위 사람들이 '안투라지' 거북 역으로 오디션을 많이 봤더라고요. 배우 친구들을 만나도 온통 '안투라지' 거북 이야기만 하더라고요. 연예인 친구를 둔 인물인데 놀고먹는 백수라니, 호기심이 생기더라고요. 그렇게 관심을 가지게 됐는데, 시간이 지나도 제작진이 불러주지 않는 거죠. 하하. 여기도 거북, 저기도 거북. 거북, 거북 소문이 자자한데 정작 전 아무것도 못 해보니까 불안하더라고요(웃음). 계속 '안투라지'에 집중하고 있었고 제가 눈독 들일 땐 이미 3~4차 오디션이 진행됐다는 소식을 들었죠. 절망적이었어요. 하하. 거의 포기 직전이었는데 어느 날 갑자기 '안투라지' 제작진에게 전화가 왔다는 거예요. 장영우 감독을 만나 거북에 대한 설명을 들었고 꼭 한번 연기해보고 싶었어요. 무엇보다 함께한 배우들 라인업이 대단해서 더욱 욕심났죠. '응답하라 1988'과 또 다른 앙상블을 보여줄 수 있을 거란 기대가 들었죠. 하하."


어렵게 꿰찬 '안투라지' 거북이었다. 하지만 어려움도 상당했다. 전작에서 보여준 동룡의 존재감이 너무 커 이미지 변신이 쉽지 않았다는 것. 워낙 사랑받았던 동룡이었고, 그래서 쉽사리 놓을 수 없는 캐릭터였기도 하다. 동룡과 거북, 두 캐릭터 사이에서 중심을 잡기까지 많이 고민됐다는 이동휘다.

"실제 절 동룡으로 보시는 분들이 생갭다 많더라고요(웃음). 늘 웃기고 밝은 모습이라 생각하시는데 사실 저도 사람인지라 늘 그럴 수만은 없잖아요. 난감할 때가 많아요. 하하. 실제로 낯가림이 심하고 소심하기까지 한데, 대중은 늘 동룡의 모습을 기대하시죠. 때론 '나는 늘 동룡처럼 행동해야 하나?' 싶기도 하고 작품을 선택할 때도 '동룡 같은 캐릭터를 선택해야 하나?' 고민이 들 때도 많아요. 물론 거북 같지도 않아요. 생갭다 허세도 없고 파티를 즐겨 다니는 사람도 아니죠. 알고 보면 집돌이죠. 집에서 게임을 하면서 과일 깎아 먹는 게 제일 큰 낙인 평범한 사람이죠(웃음). 어떻게 보면 동룡, 거북을 벗어나는 게 제 다음 과제인 것 같기도 해요. 배우는 늘 새로운 모습을 보여줘야 하잖아요. 어려운 숙제이지만 잘 풀어보려고요. 동룡을 넘을 인생 캐릭터, 행운은 또다시 찾아오겠죠? 하하."

<[출장토크②]로 이어집니다>

sypova@sportschosun.com·soulhn1220@sportschosun.com 사진=뉴미디어팀 이새 기자 06sejong@sportschosun.com, tvN '응답하라 1988' '안투라지' 스틸

'핵꿀잼' 펀펌+'핵미녀' 디바 스포츠조선 바로가기[스포츠조선 페이스북]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