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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장토크①] 박정민 "'안투라지' 첫 주연, 덥석 물었나 후회하기도…"

조지영 기자

기사입력 2016-12-09 09:33 | 최종수정 2016-12-09 11:31


※ 바쁜 별들을 위해 스포츠조선 기자들이 두 팔을 걷고 나섰습니다. 눈코 뜰 새 없는 스타를 위해 캠핑카를 몰고 직접 현장을 습격, 잠시나마 숨 돌릴 수 있는 안식처를 선사했습니다. 현장 분위기 속에서 진솔한 이야기를 나누는 스포츠조선의 '출장토크'. 이번 주인공은 '충무로의 블루칩'에 이어 '안방극장 블루칩'으로 떠오른 배우 박정민입니다. 무더위가 기승을 부린 지난여름, 촬영이 한창이던 '안투라지' 현장에서 구슬땀을 흘린 박정민과 솔직하고 담백한 만남을 스포츠조선이 전해드립니다.




[스포츠조선 배선영·조지영 기자] 배우 박정민(29)은 충무로에서 알만한 사람은 다 아는, 내로라한 감독들이 탐내는 '황금 레어템'이다. 한번 보면 잊히지 않는 강렬한 이미지는 물론 연기력 또한 중견 배우 못지않게 수준급이기 때문. 게다가 고려대학교를 박차고 나와 연기 명문으로 통하는 한국예술종합학교를 거친, 뇌까지 섹시한 뇌섹남이다. 그야말로 꼭꼭 숨겨 나만 꺼내보고 싶은 진정한 레어템이었다. 하지만 이제 더는 레어템으로만 남지 않게 됐다. 충무로를 접수한 그가 다음 타깃으로 안방극장을 겨냥, 팽팽한 활시위를 당겼다.

지난달 4일 첫 방송 된 tvN 금토드라마 '안투라지'(서재원·권소라 극본, 장영우 연출)로 과감한 도전에 나선 박정민. 그간 주인공의 친구, 혹은 주인공의 철없는 동생으로 간간이 브라운관에 모습을 드러냈던 그가 어느덧 주인공이 돼 극을 이끌고 있다. 데뷔 9년 차, 드라마 첫 주연이다.

"푸하하. 지금 이렇게 촬영을 하고 있지만 아직 믿기지 않아요. 그냥 '마음 맞는 또래들이 모여 신명 나게 연기해보자'라는 마음으로 임하고 있어요. 대(大) 자본이 들어간 드라마는 사실상 처음이라 걱정이 앞서기도 해요. 그동안 영화도 저예산 영화만 해봤거든요(웃음). 이런 큰 규모의 블록버스터, 게다가 기대작인 드라마에서 처음으로 주연 타이틀을 맡았다는 게 굉장히 기쁘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부담도 되죠. 제 연기 인생에서 남다른 의미로 남게 된 작품이지만 내가 기회만 바라보고 너무 덥썩 문건 아닌가 싶기도 해요. 분에 넘치는 행운에 빠져 허우적대는 건 아닐까 걱정되고요."


박정민은 연신 "얼떨떨하다"며 머리만 긁적였고 촬영을 하고 있던 당시에도 믿기지 않아 했다. 물론 미국의 인기 원작을 리메이크한, 매력적인 '안투라지'를 잡고 싶은 욕심이 컸지만 "진짜 내가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해왔다는 것. 캐스팅도 그러했다.

"일찍부터 '안투라지'가 한국에서 리메이크된다는 소식을 들었고 어떻게 만들어질지 궁금했어요. 그때까지만 해도 저와는 상관없는 일이라고 생각했는데 '동주'(16, 이준익 감독)가 개봉하고 나서 갑자기 회사에서 전화가 왔어요. '안투라지' 제작진이 미팅하고 싶다고요. '이게 무슨 일인가' 싶은 상태로 장영우 PD와 서재원, 권소라 작가를 만났어요. 갑작스러운 만남이라 아무 준비도 못 하고 부랴부랴 갔는데 그곳에서 '안투라지'의 한 신을 연기하게 된 거죠. 당시 청담동에 위치한 카페에서 미팅을 가졌는데, 그래서 당연히 리딩은 안 할 줄 알았거든요(웃음). 방심했죠. 예상대로 리딩이 엉망진창, 망했어요. 하하."


지금에서야 "망했다"며 웃어넘겼지만 당시만 해도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다는 박정민이다. 온몸에서 빛이 날 정도로 훈훈한 외모는 아니지만 소위 말해 영화판에서는 꽤 먹히는 '개성파 얼굴'이었고 진정성 있는 연기로는 또래 배우들과 견주어도 꿀리지 않을 노력파였기에 첫 번째 리딩은 꽤 충격이었다고. 인간 박정민, 배우 박정민, 자존심 하나로 여기까지 버텨온 연기인생 포기하고 싶지 않았다. 특유의 악바리 근성으로 다시 한번 용기 내 문을 두드렸다.


"창피하기도 했고 '안투라지'로 찾아온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아서 미팅이 끝난 뒤 다시 연락드렸어요. '한 번만 더 리딩할 기회를 주세요'라고요. 그렇게 리딩할 기회가 한 번 더 찾아왔고 죽기 살기로 했죠. 하하. 노력이 가상했는지 장영우 PD가 제 영화를 다 봤다며 웃어주더라고요. 속으로 '살짝 기대해볼까?' 김칫국을 마셨는데 진짜 기회가 주어졌어요(웃음). 조진웅 선배를 비롯해, 서강준, 이광수, 이동휘에 이어 마지막으로 '안투라지'에 합류하게 됐죠."


<[출장토크②]로 이어집니다>

sypova@sportschosun.com·soulhn1220@sportschosun.com 사진=뉴미디어팀 이새 기자 06sejong@sportschosun.com, tvN '안투라지' 스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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