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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박현택 기자] 누군가를 속이는 것과, 속이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은 기본적으로 재밌다. 하지만 속는 사람이 속인다는 사실을 알아챈다면, 재미는 거기서 끝.
6.8%(닐슨코리아 기준)의 시청률로 선방했지만, 우려의 요소는 있다. 아쉽게도 2016년의 연예인들은 순진하지 않다. 어린 아이돌조차 산전수전을 겪으며 생겨난 '눈치'가 있다. 설사 절친, 또는 멤버까지 합세해 속이려 들어도, 미묘한 분위기의 차이만으로도 의심을 품을 수 있다. 하물며 이적이 과연 '링고스타'를 몰라봤을까. 특수 분장은 90년대의 그것과 변반 다르지 않았다. 실제로는 대학교수 '케빈'인 그가 레스토랑에 등장하고 존박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는 동안 이적이 속았을 지 의문. 꼭 '티 나는' 분장이 아니더라도이적이 그 기막힌 상황 설정에 고스란히 당했다고는 보기 어렵다. 결국 시청자들은 이적이 ''몰카'임을 알면서도 속아주는' 것임을 의심할 수 밖에 없었다. 스포츠에서 승부조작이 치명적이듯, 어설픈 속임수와 이를 눈치챈 출연자의 '연기'는 프로그램 폐지의 길이다. 연예인들이 더 이상 순진하지 않은 만큼, 시청자들도 과거에 비해 훨씬 예리해졌기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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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대해 윤종신은 앞선 '은밀하게 위대하게'의 제작발표회에서 "그 점에 대해 회의를 많이 했다. 아무래도 프로그램이 잘 될수록 속이기 어려울 것이다"라며 "하지만 다행히 5MC보다는 주로 '의뢰인'이 속이는 방식이라서 오래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또한 이수근은 "코미디언으로 오래 살다보니, 순간순간 아이디어를 짜내는 대처 능력은 자신있다"며 "속는 분이 중간에 알아차리는 위험이 있겠지만, 즉석으로 상황을 만들어서 이겨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두 사람의 자신감이 현실이 되어 이국주는 슬리피를, 이수근은 강호동을, 윤종신은 김영철을 속일 수 있을 정도가 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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