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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승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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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박영웅 기자] 발라드가 가요계에 모처럼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그간 아이돌, 힙합 음악에 밀려 다소 힘에 부친 성적을 보여줬던 발라드가 음원차트를 장악한 겨울 가요계다. 가을부터 시작된 발라드 열풍은 한동근, 임창정, 박효신, 그리고 'K팝스타' 출신 정승환, 백아연이 바통을 이어받으며 계절감을 풍기고 있다.
29일 0시 공개된 정승환의 첫 번째 미니앨범 '목소리' 타이틀곡 '이 바보야'는 공개 직후부터 30일 오전까지 이틀째 음원차트 정상을 수성하며 데뷔앨범부터 그 저력을 과시하고 있다. '이 바보야'뿐 아니라 '그 겨울'도 차트 상위권에 랭크됐다. '음원강자'인 백아연 역시 윈터송 '그냥 한번'을 공개하고 차트 뒤를 바짝 쫓고 있다.
계절을 겨냥한 노랫말과 멜로디가 주효했다는 평이다. 본격적으로 겨울을 노래한 정승환과 백아연은 듣기 편한 감성노래로 시즌 송의 매력을 더욱 살려주고 있다. 계절의 색이 바뀔 때 느끼는 감정의 변화를 포착한 노랫말도 인상적이다. 노래와 계절의 기억이 맞물렸을 때 상승하는, 잃어버린 감성을 찾아줄 제철음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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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아연과 갓세븐 J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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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승환의 첫 음반 '목소리'는 그의 아이덴티티이자 가장 큰 강점인 '목소리'를 통한 한 겨울 외로움을 테마로 삼았다. 하나의 호흡, 하나의 색감으로 담아낸 앨범이다. 음반 전체에 전자음을 배제하고 어쿠스틱 피아노, 기타, 드럼, 베이스, 스트링의 기본편성만으로 풍부한 사운드를 빚어낸 것도 특징이다.
가슴 먹먹하게 하는 감성의 노랫말과 안정적인 고음이 이 곡의 히트요인이다. 여기에 유희열이란 브랜드와 겨울이란 계절은 많은 가요 팬들이 이 노래를 찾아듣게 했다. 익숙한 전개와 멜로디가 친숙함을 주고, 기승전결이 확실한 정통 발라드의 공식을 따랐다. 자극적인 편곡으로 계산적인 작법을 추구하는 요즘, 오히려 정공법을 택한 셈이다.
사실 몇 년간 발라드는 가을 음원차트와 거리가 멀었다. 장르 서바이벌 프로그램이 차례로 히트하면서 힙합, EDM 등의 음악이 주류 음악으로 떠올랐고 아이돌 가수들의 댄스음악이 여전히 강세를 보여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자극적인 음악에 지친 대중의 갈증, 30-40대의 음원 주소비층 부각 등을 이유로 발라드가 다시금 활기를 찾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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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창정과 한동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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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단 정승환, 백아연 뿐만 아니라 김희철x민경훈의 '나비잠', 구구단 세정의 '꽃길'. 한동근의 '이 소설의 끝을 다시 써보려 해', 임창정의 '내가 저지른 사랑', 박효신의 '숨', 어반자카파의 '널 사랑하지 않아', 신용재의 '빌려줄게', 규현의 '블라블라', 제아의 '겨울 너야' 등 발라드는 꾸준한 사랑을 받으며 차트 장기집중 중이다. 여기에 스타쉽 엔터테인먼트의 윈터 프로젝트송과 겨울의 계절감에 어울리는 애시드 발라드(Acid ballad) 장르로 돌아오는 윤상도 가세하며 발라드 열풍에 정점을 찍을 전망이다.
발라드 열풍은 우연이 아니다. 담백하게 감성을 자극한 계절노래들이 가요계에 퍼지고 있다.
hero16@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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