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SFW리뷰] 87MM이 꺼내 놓은 서울 남자의 감성

전혜진 기자

기사입력 2016-10-22 10:59


[스포츠조선 전혜진 기자] 역사가 흘러도 결코 멋을 잃지 않는 아우터들의 향연.

모델로 방점을 찍은 후 디자이너로의 전환에 성공한 동갑내기 김원중과 박지운, 그들이 전개하는 87MM SEOUL의 17 SS 시즌이 21일 오후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펼쳐졌다. 2011년 멋 좀 아는 모델들이 꾸린 빈티지 의류 쇼핑몰로 시작한 87MM은 남성복 브랜드로 전환한지 5년차, 세번째 서울컬렉션을 맞이하게 됐다. 김원중, 박지운은 모델로 수천 벌의 옷을 입은 후 쌓인 감각 그리고 멋을 담았다.

올 시즌 테마는 밈(MEMES), '내가 지금 무얼 하는지 모른다(I DON'T KNOW WHAT I'M DOING)'이다. 런웨이를 하나의 스트리트로 만들어 그 위에 스토리를 지닌 가상의 인물들을 올렸다. 서울의 거리 속 각각 다른 성향과 직업을 지닌 허구의 캐릭터들을 조합해 87MM만의 방식으로 풀어냈다. 가장 šœ고 트렌디한 디자이너들인 만큼, 전면 스탠딩이라는 과감한 시도 또한 돋보였다.


거리 위의 아우터 기본에 충실한 남자들의 아우터들이 런웨이를 수놓았다. 옅은 컬러감의 트렌치코트와 잔 체크 패턴의 코트 등 시간의 흐름과는 상관없는 아이템들은 패브릭과 색감을 통해 클래식한 멋이 제대로 표현되었고 87MM만의 느낌은 느슨한 핏과 믹스매치를 통해 구현되었다. 이전까지 87MM은 더욱 날 것의 스트리트 룩을 보여줬다면 이번엔 더욱 짙고 고급스럽게 표현됐다. 그런가 하면서도 또한 클래식한 복식 문화를 키치하게 내려놓은 듯 이중적이다. 트렌치코트와 난닝구, 스카프와 선글라스, 흩날리는 코트 자락과 매치한 에코백이 그러하다.


거리 위의 사람들 두 동갑내기 디자이너의 탄생 해인 1987년을 상징하는 동물인 토끼를 이용한 카무플라주 패턴을 두른 조련사의 모습이나 화이트 컬러 수트에 눈과 입을 뚫은 블랙 컬러의 두건을 쓴 남자, 점퍼와 베스트에 장갑을 스포츠 선수같이 보이는 이와 광택 있는 수트와 부츠 차림에 이어 커프를 찬 요원 등을 활용해 강인한 남성성을 지닌 직업들을 표현하려 했다.


변형은 하의를 통해 개성은 하의를 통해 드러냈다. 코트, 트렌치코트, 점퍼 등 남자들이라면 누구나의 옷장에서 쉽게 볼 수 있을 듯한 아이템이지만 독특한 팬츠들과의 매치로 새로운 룩을 제시했다. 클래식한 셔츠와 함께한 무릎 길이의 밴딩 팬츠나 깃이 넓은 트렌치와 절묘하게 어울리는 과장된 하이웨이스트&비비드한 옐로 컬러의 팬츠 조합은 물론 숏 점퍼에 숏 팬츠를 더한 매력적인 플레이들이 눈에 띈다.

셀럽 빈지노, 임슬옹은 물론 꼿꼿하게 선 채 런웨이를 감상하던 서울 남자들만의 고독한 스트리트 감성을 건드리면서도 호기심을 새롭게 자극한 87MM의 매력에 흠뻑 빠진듯 했다.



gina1004@sportschosun.com, 사진제공=서울패션위크

스포츠조선 바로가기페이스북트위터]

- Copyrightsⓒ 스포츠조선,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