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전혜진 기자] 역사가 흘러도 결코 멋을 잃지 않는 아우터들의 향연.
모델로 방점을 찍은 후 디자이너로의 전환에 성공한 동갑내기 김원중과 박지운, 그들이 전개하는 87MM SEOUL의 17 SS 시즌이 21일 오후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펼쳐졌다. 2011년 멋 좀 아는 모델들이 꾸린 빈티지 의류 쇼핑몰로 시작한 87MM은 남성복 브랜드로 전환한지 5년차, 세번째 서울컬렉션을 맞이하게 됐다. 김원중, 박지운은 모델로 수천 벌의 옷을 입은 후 쌓인 감각 그리고 멋을 담았다.
올 시즌 테마는 밈(MEMES), '내가 지금 무얼 하는지 모른다(I DON'T KNOW WHAT I'M DOING)'이다. 런웨이를 하나의 스트리트로 만들어 그 위에 스토리를 지닌 가상의 인물들을 올렸다. 서울의 거리 속 각각 다른 성향과 직업을 지닌 허구의 캐릭터들을 조합해 87MM만의 방식으로 풀어냈다. 가장 고 트렌디한 디자이너들인 만큼, 전면 스탠딩이라는 과감한 시도 또한 돋보였다.
거리 위의 아우터 기본에 충실한 남자들의 아우터들이 런웨이를 수놓았다. 옅은 컬러감의 트렌치코트와 잔 체크 패턴의 코트 등 시간의 흐름과는 상관없는 아이템들은 패브릭과 색감을 통해 클래식한 멋이 제대로 표현되었고 87MM만의 느낌은 느슨한 핏과 믹스매치를 통해 구현되었다. 이전까지 87MM은 더욱 날 것의 스트리트 룩을 보여줬다면 이번엔 더욱 짙고 고급스럽게 표현됐다. 그런가 하면서도 또한 클래식한 복식 문화를 키치하게 내려놓은 듯 이중적이다. 트렌치코트와 난닝구, 스카프와 선글라스, 흩날리는 코트 자락과 매치한 에코백이 그러하다.
거리 위의 사람들 두 동갑내기 디자이너의 탄생 해인 1987년을 상징하는 동물인 토끼를 이용한 카무플라주 패턴을 두른 조련사의 모습이나 화이트 컬러 수트에 눈과 입을 뚫은 블랙 컬러의 두건을 쓴 남자, 점퍼와 베스트에 장갑을 스포츠 선수같이 보이는 이와 광택 있는 수트와 부츠 차림에 이어 커프를 찬 요원 등을 활용해 강인한 남성성을 지닌 직업들을 표현하려 했다.
변형은 하의를 통해 개성은 하의를 통해 드러냈다. 코트, 트렌치코트, 점퍼 등 남자들이라면 누구나의 옷장에서 쉽게 볼 수 있을 듯한 아이템이지만 독특한 팬츠들과의 매치로 새로운 룩을 제시했다. 클래식한 셔츠와 함께한 무릎 길이의 밴딩 팬츠나 깃이 넓은 트렌치와 절묘하게 어울리는 과장된 하이웨이스트&비비드한 옐로 컬러의 팬츠 조합은 물론 숏 점퍼에 숏 팬츠를 더한 매력적인 플레이들이 눈에 띈다.
셀럽 빈지노, 임슬옹은 물론 꼿꼿하게 선 채 런웨이를 감상하던 서울 남자들만의 고독한 스트리트 감성을 건드리면서도 호기심을 새롭게 자극한 87MM의 매력에 흠뻑 빠진듯 했다.
gina1004@sportschosun.com, 사진제공=서울패션위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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