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현택 기자] '거기서 거기'인 예능 프로그램들 사이에서 '소사이어티 게임'이 이제껏 없던 발걸음을 내딛는다.
tvN 10주년 특별기획이자 '야심작'으로 손꼽히는 '소사이어티 게임'은 토크·음악·요리·여행·오디션 예능과는 판이하게 다르다. 통제된 원형 마을에서 22명의 참가자가 펼치는 14일 간의 모의사회 게임 쇼. 참가자들은 매일 투표로 새로운 리더가 선출되는 사회, 그리고 소수 권력에 의해서만 리더가 바뀌는 사회, 이렇게 전혀 다른 두 개의 사회로 나뉘어 생활하게 되며, 이를 통해 '어떤 리더가 좋은 리더인가, 그들은 사회를 어떻게 변화시키는가'에 대한 실험을 선보일 계획이다. 초대형 전용 세트에서 최악의 폭염을 기록한 올 여름, 14일간의 촬영을 마친 상황. 현재 공개된 참가자들은 방송인, 영어학원 대표, 명문대 출신 모델, 래퍼, 운동선수, 사업가, 파티플래너, 의사, 대학생 등 다양한 배경을 갖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대중에게 익숙한 인물로는 개그맨 양상국, '프로듀스101' 출신 황인선, 아나운서 윤태진, '로드FC' 챔피언 권아솔도 도전장을 내밀었다.
12일 서울 영등포 CGV에서는 '소사이어티 게임'의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 참석한 정종연 PD는 먼저 기획의도에 대해 "인간의 속내와 본성을 담아내고 싶었다. 우리는 늘 공동체 속에서 살아가지 않나. 그 안에는 '팔로워'도 있지만 항상 이끌어가는 '리더'가 있기 마련이다. 리더의 선출 방식과 그 성향에 따라 변화되는 '관계'를 들여다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러한 그의 의도가 프로그램에 선명하기 드러나기 위해서는 알려진 얼굴보다는 선입견을 가지지 않은 '일반인'들이 필요했고, 다양한 분야의 출연자들이 필수 였다. 또한 합숙은 물론 직접 지은 '전용 세트'도 필요했다. PD는 "과거 '지니어스'를 촬영할 때 지켜보니, 출연자들이 촬영 날이 아닌 사석에서도 서로 토의를 하고 대화를 하더라. 그 모습이 매우 흥미로웠다. '나중에는 그러한 모습까지 프로그램 안에 끌어들이자'는 생각을 했고, 그러려면 무조건 합숙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가꾸지 않은 솔직한 생활상을 보기 위해 제작진 개입을 최소화했다"며 "심지어 출연자들이 '방송 촬영 중'이라는 인식조차 느끼지 못하게 하기 위해 인터뷰 외에는 접촉을 피했다"고 말했다.
유례를 찾기 어려울만큼 신선하지만, 그만큼 난해한 기획. 거액의 돈을 들이는 만큼 방송사로써는 모험이 될 수도 있다. 정종연 PD는 "걱정이 있었지만, 본부장님, 국장님 등 '위에 계신 분들'도 서도 '왠지 탈락시키기 어려울 만한' 기획안이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인지 '지니어스' 기획안을 보여드렸을 때 보다는 수월하게 통과됐다"며 "'머리 아프게 하는 프로그램은 아니지?'라고 하시더라"라며 웃었다.
위험요소는 있다. 과거 '지니어스'가 그러했듯, 인간적 민낯을 공개하는 프로그램은 자칫 출연자 논란이 불거지기도 하기 때문. 전략이나 두뇌싸움, 신경전등의 활약상이 '인성 논란'으로 번지기도 한다. 생면부지의 22인이 14일간 합숙을 하며 때론 배신과 담합도 단행해야 하는 '소사이어티 게임' 역시 원하지 않았던 시선을 받을 수 있다. 이에 대해 정종연PD는 "물론 논란이 불거지는 것은 원하지 않지만, 반대로 시청자를 분노하게끔 하는 출연자가 없다면, 과연 이 프로그램이 성공할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이 든다"라고 솔직하게 말했다. 이어 "이미지 관리를 위해 '조심'하는 출연자보다는 최선을 다해 솔직하게 게임에 임하는 출연자가 박수를 받아야 할 것"이라며 "외국의 소셜 리얼리티에서도 출연자 논란이 있고,물의가 생긴다. 다만 그것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마인드가 조금 더 '쿨'하다는 점이 조금 다른 것 같다. 부디 출연자들이 '게임 중'임을 알고 너그럽게 봐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편 16일 오후 9시 첫 방송되는 1회는 인물 소개부터 첫 탈락자 발생까지 과정을 120분 특별 편성으로 담는다.
ssale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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